자다가 생각나서 써 봄. 말 그대로 번역자를 위한 번역 팁이고 번역기 팁이 아님.
여기서 번역자는 일본어 독해, 청해가 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 일본어를 갓 시작한 사람을 뜻하는 건 아님.
일본어 공부 팁은 유튜브에 많이 있으니 그걸 참조하세요.
1. 어순에 구애받지 말 것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번역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데, 어순을 굉장히 많이 신경 씁니다.
내가 들리고 읽히는 대로 번역하고 싶은 게 당연지사고, 몇몇 케이스를 제외하면 그다지 틀린 방법은 아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いいに決まってる는 "좋은 게 당연하지"일까요? "당연히 좋지"일까요.
답을 말하기 전에 설명부터 하겠습니다.
"좋은 게 당연하지"는 의미상 도치문입니다. 문장성분상 "당연하다"는 형용사고 "당연히"는 부사입니다.
여기서 문장의 핵심 의미는 "좋다"이지 "당연하다"가 아닙니다. 이 때 국어는 핵심 의미를 술어로 받습니다.
하지만 "좋은 게 당연하지"는 술어로 당연하다를 받습니다. 따라서 이 문장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좋다가 아니라 당연하다입니다.
예시를 들자면,
"야, 갤럭시 S2랑 S21이랑 비교하니까 S21이 무조건 좋더라고."
"S21이 좋은 게 당연하지 병신아"
에서 좋은 게 당연하지입니다.
반면 여러분이 생각한 상황.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줄래?"
"당연히 좋지!"
에서는 상대방의 의문문에 대한 해답으로서 좋다(긍정)을 표시하는 것이기에
"좋은 게 당연하지"란 답은 번역체인 동시에 선문답입니다.
이런 걸 조금씩 고민한다면 더 좋은 번역이 나올 겁니다.
2. 무지성 일대일 대응을 지양할 것
"バカ"는 "바보"일까? "ーのくせに"는 "~주제에"일까?
그럼 馬鹿にしてる는 바보 취급하다인가?
맥락만 놓고 보면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팁이 아니겠죠.
하지만 馬鹿にする라는 단어의 말뜻을 자세히 까 보면 "상대를 바보 취급하다=상대를 나보다 하찮게 여기다=무시하다"입니다.
즉, 「ばかにしてる」를 보이는 족족 바보 취급하다로 바꾸는 게 아니라
"무시하다, 깔보다, 낮춰보다, 내려다보다, 물로 본다, 봉으로 알다, 만만하다"
로 바꿔야지 더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3. 네이버 사전과 파파고를 적극 활용할 것
??? 이게시발 뭔 쌉소리죠
물론 번역기 돌리란 소린 아니고, 번역을 하다가 통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이나 구절이 있으면 이미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의 힘을 믿어 보는 것도 좋단 이야깁니다.
일본어 번역 커뮤니티가 있고 거기서 의문점을 교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체로 그러기는 힘든 실정임. 특히 한국 커뮤니티 특성상 아무리 전문 지식 공유가 목적이더라도 개방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분탕으로 쇠락하기가 쉬워요.
그러니까 돈 많은 네이버님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적극 이용하도록 합시다.
고급편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