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편 https://arca.live/b/yuzusoft/27066536

번외편 https://arca.live/b/yuzusoft/27070711



1. 네이버 사전과 파파고를 버려라


초보편 마지막에 "네이버 사전과 파파고를 적극 이용하라"라 했는데, 이제 반대입니다.

네이버 사전 믿고 거르십쇼. 단언컨대 병신입니다.


다음은 네이버 사전에 표기된 分かる의 검색 결과입니다.




여기서 か에 괄호 쳐진 게 보이실 텐데 이거 생략하면 안 됩니다. 分かる는 分かる입니다.

分る라 쓰면 일본인은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 이유는 상용한자상 分는 わ・かる로 읽는 것을 권장하고, わか・る는 비전형적 용례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로 따지면 맞춤법 이상하게 꼬아 쓰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

초보편에서 지양하라 했던 일대일 대응을 매우 잘 해 줍니다. 이해하기는 쉽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weblio, goo辞書, wiktionary 등 일본어 문헌을 읽는 방법입니다.

위는 제가 애용하는 weblio입니다. (goo보다 깔끔하더라고요) 

매우 자세하고 상황 설명도 잘 해 줍니다. 당연하죠. 

자국어를 자국어로 설명하는데 "부끄럽다" - "부끄러운 것" 이따위로 설명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2. 이중피동 사역동사 지양하자

ーしないわけがない나 せざるを得ない, し兼ねない 같은 표현은 일본어 특유의 두 번 꼬아 말하는 버릇입니다.

일본어 작문을 하시는 게 아니라면 한국어로는 똑바로 펴 주시는 게 좋습니다.


ルキウスに理屈を突きつけられれば、納得せざるを得ない。

루키우스가 그렇게 논리정연하게 말하면, 난 납득할 수밖에 없다.


-ざるを得ない는 문형 학습에서 기본적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부정+부정) 배울 텐데,

언어적으로 엄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전문서적 등에서는 다소 복잡한 이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어적 엄밀성보다는 한국어의 명료함을 추구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위의 예시와 같이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언어사용을 구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なにそれ는 나니소레가 아니다.


일대일 무지성 대응을 지양하란 말의 확장판입니다. 단어가 아니라 문장 단위로 일대일 대응을 그만둬야 합니다.

나니소레가 실제 "뭐야 그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なに" 라는 말에는 "뭐" 라는 뜻 외에 이것저것 뜻이 붙어 있습니다.



감탄사의 1, 2번 항목을 보시면 "뜻밖"이거나 "안 믿기는" 상황에서 강한 의문을 표하거나 

성에 안 차는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なにそれ는 "그게 뭔 소리야?" "어이가 없네" "말도 안 돼" 정도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조금씩 고려해주셔야 의미가 예뻐집니다.



4. 수여동사의 번역


~てくる의 예시로 보겠습니다.

e.g.) 

まるで俺を追いたてるように、七海が三度キスをしてきた。

幸せそうな笑顔を浮かべながら、七海が俺の体に抱き着いてくる。


일본어의 くる는 주어가 1인칭(화자, 나)일 경우 수여동사로서 작용함(やりもらい表現). 

ex) 昨日友達が私に電話してきた。→ 이 경우 くる는 電話를 '나'의 입장에서 '친구'가 수여한 것으로 인식한 구조임. 

(전화해 왔다 X / 전화가 왔다, 전화가 걸려 왔다, (*그가) 전화했다, (*그가) 전화를 걸었다 O) 

*참고할 만한 포스트(일본어) https://word-dictionary.jp/posts/4949 

5. 一方的な動作:ある動作が一方的に行われること…「文句を言ってくる」「送信してくる」 


※ 왜 "전화가 오다"는 맞는가? 

'오다'의 의미 II-4. 소식이나 연락 따위가 말하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전하여지다.의 의미를 준용하여, "편지가 오다" "통지가 오다" "전화가 오다" 등 '명사'인 "전화"에 대한 '용언'으로 작용한 것. "전화하다"라는 '동사'의 '보조동사'로 붙은 게 아님!


※ 왜 "전화가 걸려 왔다"는 맞는가? '오다' 가 위의 II-4의 의미이며, '걸다'와 '오다'는 같은 지위를 점함(전화가 걸리다 + 전화가 오다). (참고: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76189&pageIndex=1&searchCondition=&searchKeyword=)


한국어의 "-오다"는 기준점이 있고 그것에 대해 관념적, 물리적으로 접근함. 

e.g.)친구가 어제부터 전화해 왔다. (어제라는 시간적 기준으로부터 발화하는 시점(현재)까지 여러 차례 자신에게 전화를 시도했다는 의미) / 그는 이번 명절에 부침개를 해 왔다. (물리적으로 부침개를 만들어서 나에게로 옴)


기본적으로는 상대방을 주어로 전환하여 평서문을 사용하면 되나, 일본어의 やりもらい를 강조하고자 할 경우 적절한 번역어는 "-주었다"임.


요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미묘한 뉘앙스와 쓰임 차이를 캐치하여 적절히 "-오다"를 써야 한다는 것.


위의 예시1을 다시 볼 때, くる가 실제적인 '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하지만 여기서 주어는 俺에게 있으니 나나미는 시점(주어=俺)이 관찰하는 대상이 되고, キス를 하기 위한(ーしに) 물리/관념적 행위가(来る) 동반되지 아니하였다. (나나미가 몸을 움직였을 수 있잖아? <- する에 ーて로 접속된 くる라 그런 의미 없음)

따라서 してくる는 キス를 俺에게 수여한 의미로 이해되며, くる는 수여동사로 판단할 수 있겠다.


예시 ☞ 

まるで俺を追いたてるように、七海が三度キスをしてきた。 

마치 나를 몰아세우듯 나나미가 세 번이나 키스를 했다.


幸せそうな笑顔を浮かべながら、七海が俺の体に抱き着いてくる。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나미가 나를 꼭 안았다.



5. 모달리티(양태)

양태란, 어느 사건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뜻함


대표적 예시 - 思う

한국어와 일본어의 思う・생각하다의 용법은 전혀 다름.

특히 modality(양태)에서의 思う/생각하다의 오용이 굉장히 심함

▶참고

친구의 냉장고가 오늘내일 하는 상황.

そろそろ、新しい冷蔵庫にした方がいいと思うよ。

이제 슬슬 새 냉장고로 바꾸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이제 슬슬 새 냉장고로 바꾸는 게 좋아.

☞이제 슬슬 새 냉장고로 바꾸는 게 나을걸./이제 슬슬 새 냉장고로 바꾸지 그래. (윤문)

일본어의 경우 보다 넓은 범위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표현인 思う를 사용한다.

한국어에서는 많은 경우 '-생각하다'를 붙이지 않는다! 


반례: 청자와의 거리가 멀고, 책임에 대한 부담이 높으면 사용

e.g. 이 사안에 대하여 ~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6. ~になる

교정 혹은 무시

일본어 なる 용법은 'する'의 위치에 'なる'를 배치함으로서 주체의 의지를 배제하고 겸손함/자연스러운 인상을 주려는 것.

따라서 한국어에서는 なる를 완전히 배제해도 무방할 경우가 자주 생김.



7. 일본어와 한국어는 단순 시제가 아닌 완료/미완료로 동사의 격을 결정하기도 함.

일본어의 -する = 소위 '현재형'이 동작을 미완료 상태로 인지함에 반해, 한국어에서는 인식체계상 완료로 보거나 형식적으로 품사상 과거형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음. 반드시 한국어 미완료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완료로 하는 것이 적절한 경우가 많음.


★ 한국어 화자에 의해 한국어로 쓰인 좋은 글들(문학상 수상작, 에세이 등)을 보면 설명문은 대부분 묘사를 과거형 어미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화자는 일본어 화자에 비해 상황 묘사를 완료된 풍경의 인식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본어 미완료 지문을 한국어 완료로 번역을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죠.

따라서 이 부분은 시제 개념이 아닌 (묘사와 동작의) 완료, 미완료를 해당 언어가 어떻게 인식하는지로 접근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반면 묘사를 한국어 진행형 어미로 맺을 경우 강인하거나 역동적인 인상, 현장감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인훈 <광장> 이 대표적)


* 대조해 봅시다.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이 들어찬 동지나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려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李明俊)은, 오른편의 곧장 갑판으로 통한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배 뒤쪽 난간에 가서, 거기에 기대어 선다.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댔으나 바람에 이내 꺼지고 하여, 몇 번이나 그르친 끝에,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른팔로 얼굴을 가리고 간신히 댕긴다. 

- 최인훈 <광장> 中


“여기서 그냥 사는 거야. 여긴 우리 집이다.”

영호는 성큼성큼 돌계단을 올라가 아버지의 부대를 마루 밑에 놓았다.

한 달 전만 해도 그런 이야길 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어머니가 내준 철거 계고장을 막 읽고 난 참이었다. 

“시에서 아파트를 지어놨다니까 얘긴 그걸로 끝난 거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中


최인훈의 예시처럼 거친 선의 문장을 의도적으로 번역 전체에 걸쳐 따라하는 게 아니라면 아래의 깔끔한 문장이 권장됩니다. 



외국어쪽은 더 잘 설명해 놓은 게 있으니 참고

https://arca.live/b/yuzusoft/27072377

IPA 음성기호를 어떻게 읽는지만 알아도 되게 도움이 되긴 해요.



+2023.11.15

오래 전에 쓴 글이지만 이후 열람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서 조금 수정해 둡니다.

언어학 쪽에서 다루는 대조연구기법, 모달리티와 시제 관련이 조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