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하지만 내 썰 아님. 

고등학교 동창중에 예비역 간부가 푼 썰임

거의 그대로 복붙함



선선한 날씨의 가을이었다. 내가 대위 달았을때 조금 지나서인데, 당시 내 소속이랑 보직이 조금 특이해서 전국 여러 부대로 파견 가서 점검하고 뭐 그런일 했었음.

 

후방 모 사단에 갔을때인데, 보안업무 관련 끝내고 수고 했다고 대대장이랑 차를 마시고 있을때 였어. 대대장이 나한테 물어보더라. 

 

"5대기 훈련을 좀 더 재밌게 할 방법이 없을까?"

 

내가 답했지

 

"5대기 훈련이 재밌는 사람은 그걸 지켜보는 저희와 상황병 뿐입니다. 아니면 5대기 비상싸이렌 울렸을때 대기하는 인원들이나 즐깁니다."

하고 서로 고민하다가 창문 밖에 느긋하게 걸어가는 말년병장이 보이더라고.

 

내가 아이디어를 냈어

 

"말년병장들 말입니다. 잘 숨지 않습니까? 쟤들 불러서 아이디어 모으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옳구나 하고 대대장이 바로 방송때려서 말년병장들 대대장실로 소집했지. 전역일 6주 이내로 남은 병장 중 한가한, 진정한 말년병장은 당시 4명 뿐이었어. 

 

대대장은 나한테 맡겼어.

 

나는 부대 내 숨을 만한 곳들을 물어봤어. 아이디어랑 그런것들도. 내가 대대장이랑 나만 알고 있겠다고, 절대 행보관이나 다른 간부들한테 안알려준다고 약속하고 말이야.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어. 대부분 군필들도 아는 방법들 뿐 만 아니라 기상천외한 방법들도.

 

이야기를 듣던 대대장이 병장들한테 명령을 내렸어.

 

곧 5대기 훈련 시작할건데, 저녁 6시까지 너네 4명 다 안잡히면 네명 전원 포상휴가, 작업 안부르기로 하고 한 명이라도 안잡혀도 어쨌든 휴가는 줄거라고. 작업은 시킬거지만. 너네가 제시한 아이디어 물품 다 지급할거고, 대대 일부 보안 구역 제외 전 구역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줄거고, 부대 바깥 나가지만 않는다면 자동차를 타던 뭘 하던 냅둘 거니 알아서 해봐라 했지

 

그때 기억에 내가 판초우의, 저격수용 위장복(길리슈트), 낙하산줄(파라코드) 등등 원하는 대로 지급하고, 대대장실 나가는 대로 잘 숨으라고 이야기함(혹시나 노가리까는걸로 보일 수 있으니 간부들한테는 따로 전파함)

 

 

그리고 5대기 비상벨 울렸고, 애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왔지.

 

애들 꽤 긴장한 표정이더라. ㅋㅋㅋㅋ  보통은 대위/중위급에서(당직사령급) 5대기 전파하는데 이번엔 대대장이 직접 전파했음

 

부대 내 말년병장 4명 짱박혀있으니 져녁 6시까지 찾아오라고. 그때가 오후 2시쯤이었지 싶은데.

 

명령 듣고 난 5대기들 처음엔 별거 아니네 하는 표정이었어.

 

여튼 5대기들 출동 시작하고 우리는 상황실에서 이것저것 들으면서 구경했는데

 

6시까지 단 한명의 말년병장도 안걸렸어. 6시 다 되어가니까 5대기들 병장 엉덩이에 공포탄 쏴도 되냐 소리도 나왔다던데 ㅋㅋㅋ

 

우리도 조금 당황했는데, 정말 안 걸릴 줄은 몰랐거든. 일단 얘네들을 불러야되는데, 가만 보니 넷 다 시계가 없었거든. 6시인지 아닌지 모르는 거였어.

 

방송 하려고 하니까 그때 방송 관련 장비도 문제 터져서 그냥 직접 애들 데리고 찾으러다녔어. 막 소리지르면서. 

 

최병장!! 이새끼 어딨어 ㅋㅋㅋ 하면서 처음엔 웃다가 30분 이상 더 찾으면서 점점 심각해졌지. 나랑 같이 찾고다니던 중사는 '설마 얘 탈영한건 아니겠죠 '하고

 

일단 내가 한 명은 찾았어. 부대 야산 중턱에 비트 파고 들어가서 우의 깔고 위에 길리슈트랑 낙옆 덮고 자고 있었어.

 

나머지 셋은 각각

 

1. 안쓰는 막사 안쪽 사각지대에 짱박혀있었고(행보관이 찾아냈는데 거기 근무 오래한 행보관도 처음 안 장소라더라)

 

2. 두돈반 훔쳐타고 적당히 작업하는 척 어디 주차해두고 뒤에 들어가서 자고있었고

 

3. 작전과 창고 열쇠 훔쳐서 들어가서 짱박혀있었음(이건 허가한적 없는데 그냥 봐줬음. 실제 상황이라면 가능한 이야기니)

 

 

한 명도 못잡았다고 소위들 아마 갈굼받았겠지? 

 

위 4명 병장들은 대대장 약속대로 포상 잘 받았다긴 하더라.

 

 

 

아 물론 '우리'는 다른 간부들한테 아이디어나 장소 이야기 안했지만 간부들이 찾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분석했기에 그 후엔 짱박히기 엄청 힘들어졌을거다^^ 



이상이 친구가 밴드에서 쓴 썰임

일부 특정가능한 말투라던가 보안상 용어 및 명칭들은 내가 두루뭉실하게 수정했음


이거 혹시 겪은 챈럼있냐ㅋㅋㅋㅋ 몇년 된 이야기인데.

아 그리고 친구는 기무사 관련이었음. 이름 바뀌었지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