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로 군대 썰들이 줄줄이 나오는데

내 썰도 빼놓을수가 없지ㅋㅋㅋㅋ


신병 썰 두가지가 있는데


1. 바다 공포증이 있는데 해안부대를 온다? 뿌슝빠슝


- 원래는 지원받아서 인원을 충당하는게 맞는데, 언제부터인가 돌려돌려 돌림판마냥 뺑뺑이로 들어오는 애들이 있더라고.

한 9월? 10월 쯤에 신병들이 들어오고, 그 중 한 친구가 우리 소대래.

그런데 우리 분대가 아니라서 별 관심없이 넘어갔는데 애가 말수가 없다고 되게 조용하다 하는거임.

며칠뒤 소대장이랑 수색돌다가 담배타임 중에


'하 이번에 온 신병 바다공포증 있대'


??


나는 뭐 사람마다 트라우마라는게 있겠지 싶어서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이해함ㅇㅇ...

결국에는 내륙부대로 전출가면서 마무리됐는데

얘가 행보관이랑 같이 병원가서 약타러 가있는 사이에 우리가 걔 짐 대신 싸게 됐음. 전출확정이니까 대신 짐 싸놓으라고.

그 분대에 막내생겼다고 좋다고 이것저것 사줬던 걔 맞선임이 있었거든? 맞선임이 사줬던것들 포장도 안뜯고 그대로 관물대에 처박혀있더라ㅋㅋㅋ 그거 보면서 신박하게 돈 버리는 방법이라고 존나 놀렸음.

그런데 이새기 병원 갔다오면서 행보관이 사준 빽다방 커피인가? 그거 쓰레기 아무데나 짬때리고 가더라ㅋㅋㅋ

근데 더 막장인건 내 동기가 걔 짐 싸면서 컴뱃셔츠 파밍함ㅋㅋㅋㅋㅋ 어차피 셔츠 있었던것도 모를걸? 하면서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가져가더라...


2. '닥터! 내 약을 봐 주시오!'


또 신병들이 들어오고, 한 녀석은 TOD로 감.

근데 얘가 적응을 못한건지 그냥 이거 모르면 어떻하냐는 식으로 내 동기인 분대장한테 혼나는 정도로 털리는게 자주 보이더라고.

결국은 관리대상이 되었는지 모든 근무에서 제외되고 내가 볼 수 있는 그 신병의 모습은 행정반에서 책읽는 신병 녀석의 뒷모습 뿐이었음.


'새끼 꿀빨고 있네?' 라는 속마음이 1초 들었지만 '뭐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 하며 애초에 내 소대도 아니라 아무말도 안함.

그러던 어느날 그 신병이 계속 책읽기에는 지쳤는지 다른 분대는 어떤 일을 하는지 체험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해보고 싶다고 함.

뭐지 선택형 튜토리얼인가?

내가 속한 해기타나 감시, 상황병, 화기소대, 중대본부 이렇게 돌아가면서 해보고 싶다 하는거임.


그래서 우리 해기타는 

'이 새기 해기타 체험하러 오면 ㄹㅇ FM으로 수색돌아가지고 TOD가 편하다는걸 알게 해주자'

라는 착한 마인드로 신병이 우리에게 와주길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었음.


그리고 그 계획은 무산되고 다시 TOD로 복귀한 그 신병은 며칠이 지났을까.


-따르릉

A: 네 00연대 00대대 0중대장입니다.

B: 네 저 (그 신병) 어머니인데요.

A: 아이고 예 어머님

B: 아들이 며칠전에 잠이 안온다고 수면제를 보내달라 했는데... 우리 애 괜찮은가요?

A: (후다닥)


ㄹㅇ 어머니의 전화가 신의 한수인지, 그 신병은 수면제 7알인가? 나는 수면제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꽤 많은 약을 먹고 자고 있었던거라.

바로 싸대기 때려가며 깨우고 토하게 한 다음 병원으로 보냄...


결국 그 날 저녁점호시간에 우리의 군대는 뭘 할까?

각자 소지한 개인약품 다 꺼내라 이거임ㅋㅋㅋㅋ

크으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수면제를 먹었다고? 그렇다면 아예 약을 다 없애버리자!ㅋㅋㅋ


모든 간부 총출동해서 애들이 꺼낸 약을 봤는데, 독립중대라 군의관도 없고 의무병과 출신 소대장은 있었는데 모든 약을 알기가 어렵잖음


'소댐! 이 약은 괜찮습니까?'

'아 부소댐 이거 피로회복제인데 괜찮슴까?'

'반장님! 이 약은...'


생활관 곳곳에서 자신의 약은 억울하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간부들은 하나하나 검색하랴 바쁨


하지만 우리 소대에는.

무려 미국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당당하게 따고 30살에 나에게 삼촌소리를 들으며 군생활을 하고 있는 a.k.a '닥터' 가 있었음.


모두들 그 닥터한테 달려가서 내 약을 봐 달라고 하는 장면은 마치


소인은 억울하오 하면서 자신의 약이 괜찮다며 변호하는 중대원들에게 상황간부라는 호위무사를 대동하고 약통에 적힌 성분을 읽어보면서 '흐음 이 약은 해로운 약입니다', '이 약은 수면제 성분이 없어 괜찮습니다' 라고 판결을 내려주는 포청천같았음.






그리고 내 비염약은 상황실에서 관리할테니 비염 심해지면 와서 먹으라고 가져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