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구급법? 교육을 마친 날이었을거임. 생활관 복귀하고 보니 원래 상태가 메롱하던 무릎이 별로 안좋아진 상태였음



그래서 행정반에 보고하고 애들 몇명이서 의무대에 갔음



그렇게 해서 들어간 X진료실




본인: 충성



군의관: 어 그래 오데가 아파서 왔노



본인: 무릎이 시리고, 쫙 펴면 반대로 접힐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좀 아픕니다



군의관: 어.. 여기 오는 애들은 2가지 경우가 있어. 수술을 해야 되는 경우와 아닌 경우. 근데 니가 걸어서 들어온걸 보면 수술은 안해도 돼. 그냥 약 좀 받아가면 될 것 같은데?



본인: 아.. 근데 무릎 보호대를 받고 싶은데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군의관: 음.. 사실 니한테 무릎 보호대는 별로 도움이 안돼. 근데... 니 말하는거 보니 깁스 해야할 것 같다. 깁스하자(물론 반깁스)




무릎이 아파서 왔다는데, 증상 몇마디 들어보더니만 환부를 만져보지도 않고 처방 내리고. 환자가 보호대 달라고 했더니 대뜸 "깁스하자"



게다가 당시 분대장이었어서, 내가 빠지면 여려모로 곤란해지는 상황이었음. 군의관한테 겁나 어필했지




본인: 아니, 저희 분대는 안그래도 다른 분대들보다 인원도 적어서 한명이라도 빠지면 안됩니다. 최근에 부상때문에 손실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분대장인 저까지 그러면 골치아픕니다. 깁스는 안하겠습니다.




군의관의 대답은




군의관: (살짝 가벼운 말투) 쓰읍, 어디 의사 말을 안들어!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위해서 이런 처방을 내릴 의무가 있어. 깁스해.




그러고는 나와서 깁스함



웃긴건, 손목 인대 늘어난 것 같다고 같이 의무대 방문한 애는 다른 진료실에서 손목 보호대 처방받음 (군의관 랜덤박스인가)



생활관 복귀하니까 우리 중대 전부 "쟤 뭐냐"하는 표정을 짓고 있음



당연하지. 교육받을 때 까지만 해도 멀쩡히 걸어다니던 애가 의무대를 가더니만 갑자기 목발 짚고 나타났으니.



옆 소대 애들이 "어떻게 된거냐" 물어보길래 위에 내용대로 설명해줌



그러니까 "아, 가라 깁스한테 당했네"라고 말함



제대로 진찰하지도 않고 깁스 처방을 내린다고 "가라 깁스"라고 부르더라. 이미 옆 소대 쪽에는 피해자(?)가 여럿 발생한 듯 하더라고



그날 밤에는 그냥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이게 도대체 뭔가" 싶어서 바로 깁스 풀어버리고 아침점호 나감.



물론 무릎 상태가 좋진 않았는데, 무릎 보호대가 있던 분대원이 있어서 남은 훈련(완전군장 행군 등등) 마칠 때까지 착용하고 지냄



보호대 하나였으면 해결될 문제를, 깁스 처방을 내린 군의관 당신은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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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건 전부터 의무대에 대해 말이 많았음



의무대 방문한 인원들에게 꼽을 줬느니, 과도하게 불친절하게 대한다니 등등



나도 의무대 사람이 우리 분대원에게 불친절하게 대한 걸 직접 봤고



나중에는 좀 많이 심각했는지 우리들 상대로 의무대에서 불이익을 당한 경험을 전수조사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