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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날 이 사단 터진 이후로 맘 편할 날이 없었다.


군대에서도 특공여단 가고 싶어서 특공병 지원했더니 신교대 자대배치날 여단에 신병 들어갈 자리 없어서 빠꾸당했고

이번에도 경찰되고 싶어서 경찰학과로 갔더니 필수 이수과목 하나 못들었다고 특채 자격도 못받고 졸업한다는 생각에

'왜 내 인생은 씨바 항상 내가 계획했던 대로 안되는걸까' 하면서 거의 폐인처럼 우울해있었다.


자도 자는 것 같지도 않았고, 친구놈 만나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하소연해도 솔직히 변하는 건 없어서 더 현타오더라 시발...


그래서 공휴일 끝나자마자 바로 커피 하나 사들고 지도교수님한테 상담 요청했지


빈손으로 찾아뵙기가 뭐해가지고 커피 사들고 왔슴다 하니까 다음에는 빈손으로 오라고 하시면서 상담 시작함


나: (대충 꿋꿋하게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4년동안 뭐하러 악착같이 다녔었는지 회의감이 든다는 얘기)

교수님: (대충 경찰청이랑 주변에 전화 때려서 물어보심)


결론은 내가 괜한 걱정을 했던 거임


내가 보고 현타왔던 별표는 2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 4년제 대학 재학중이거나 재학했던 사람들 대상이었고

나는 졸업하고 학위받고 도전할거라서 학위 수여받으면 특채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셨었음..


그리고 내가 그 교수님 수업을 2년째 듣고 있었는데 그동안 교수님께서 특채에 관해서 얘기를 많이 안 하셨던 이유를 말씀해주시더라.

뽑는 사람수가 거의 바늘구멍수준이라 공채로 가는게 더 유리할 수도 있고, 요즘 경찰행정학과 특채가 폐지된다는 얘기도 나와서 많이 말을 안 꺼내셨대..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마음 편하게 졸업하기로 생각잡았다.

특채 자격을 가지고 있어도, 어쩌면 공채로 가는 게 더 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여담인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을 읽다가 이런 구절이 떠올랐음

'산티아고 순례길이 특별한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도 다녀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것이다.'


그래서 나도 내가 특채 자격이 있다고 해도 모든 사람들과 동등한 기회 속에서 내 갈 길을 찾아보려고 함. 


상담해도 노답이겠다 싶으면 오늘 하나 있는 강의 째고 그냥 버스타고 생각정리 겸 아무데나 다녀올라했는데 조용히 강의 들으러 감ㅋㅋ


위로해 준 게이들아

덧글들 하나씩 읽어보면서 정말 위로 많이 됐다

존나 고맙다


푹 쉬다가 다시 출근하랴 통학하랴 공부하랴 당 많이 떨어졌을텐데 이거 하나씩들 먹고 당 충전해라


선착순 9명 오카 남기면 하나씩 줄게 오카 링크 남겨줘 제발!

나 밥 사먹을 돈으로 산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