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관련이 쪼금 있을수도 있음

난 밥을 거의 마시다시피 하는 사람인지라 맛없든 말든 배만 부르면 장땡이라 생각했는데

자대 배치를 받으니 시발 왠 산골짝으로 보냄

코딱지만한 막사(시골 가정집 정도 되는 듯)에 간부포함 10명도 채 안되는 인원이 살았던지라 놀랍게도 취사를 짬순으로 돌아가면서 한다는 거임
(식재료는 근처 오도기합짜세 해병대에 협조하여 받아옴)

요리하는거야 뭐 평소에도 뭘 만들어 먹어본 지라 큰 부담은 안했음 다만 식단표 나온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큰 부담이었지.....만 선임들이 하는 말이

메뉴가 좆같아? 튀기거나 대체해라 이 한마디로 내 고민을 없애줌
(예를 들어 닭찜 이런거 먹기 싫다고 간부가 그러면 바로 치킨 만듬 개꿀ㅋ)

그 흔히들 언급하는 악랄한 식단으로

1.군대 카레와 짜장이 있는데

카레는 마요네즈만 첨가하면 생각보다 맛있게 먹을 수 있음

다만 짜장은 기름에 볶아도 보고 별짓을 다했는데 살릴 수가 없어 포기함

근데 요즘 기사보니까 깡통 안주고 무슨 카레소스를 준대!

부럽네... ^^

2.미역국

소고기 미역국은 환장하고 먹으니까 상관없는데 유독 안팔리는 명태 들어간 미역국은 나도 싫어해서 참치넣고 끓여서 다 팔림

3.각종 생선구이

이 끔찍한 갸라도스 튀김은 집에서 후라이팬에 생선 굽고 간장소스도 따로 뿌려서 내놓으니까 생선은 상종도 안하고 내다버리는 간부, 선임들도 적어도 한마리씩은 먹게 만듬

4.빵식

군대리아 만드는건 생각보다 일 없다고 그러는데 격오지에선 먹는 재미 말곤 없어서 이거 못만들면 하루종일 조리돌림당하고 선임들도 만드는데 와서 자기들이 맛있게 먹으려고 도와줄 정도로 어째서인지 여기엔 다들 진심이었음

그외. 암묵의 룰

위에 언급했듯 맛없으면 튀기거나 별 희안한 방법으로 소비함

비오거나 뭐 야간에 롤드컵, 축구보면 전부치거나 야식 같은거 제법 만들어줌

햄소시지찌개(부대찌개라고는 안쓰더라)나 빵식(햄버거, 핫도그) 나오는 날에 이걸 망치면 간부부터 선임 동기 막내까지 천하의 개쌍놈 취급하고 욕먹음

빵식에는 삶은 계란 내주게 되있으나 이걸 실천하면 싸대기를 맞거나 선임일 경우에도 폐급 취급을 당하는 암묵의 룰이 있었음 무조건 계란 후라이를 내줘야 함
(이건 다른 격오지 가도 어째서인지 똑같은 룰이 있어 무서웠음)

내 동기도 다른 격오지 팔려갔는데 거기서 빵식때 삶은 계란 써있다고 실천했다가 거기 격오지 왕고가 눈물 흘리면서 웃고 얘는 그 뒤로 전역할때까지 선임 대접 못받고 병신 취급 받음

취사하다보니 이젠 아무거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지금은 안함 시발)

자신있던건 짬뽕, 치킨(이건 메뉴 나오면 간부 선임 동기 후임 다 쳐들어와서 한입씩 쳐 먹고 튐), 중화요리 정도?

하면서 단순히 시킨다고 하기보다는 내가 맛있게 먹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제일 컸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문점 두가지로 글 끝냄

1.절대미각

중대 짬킹 기지장님이 계신데 내가 만든 메뉴 한입만 먹고 뭐가 빠졌는지를 다 알아냄

2.골초

담배를 근무시간 빼고는 항상 입에 문 아버지 군번이었는데 요리도 잘하고(요리할땐 또 안핌) 맛도 잘봄 이 양반한테 짬뽕 배우고 지금도 짬뽕 해주면 다들 맛있다고 그럼...
흡연자인데... 미각을 잃지는 않은 듯

근데 중요한 점은 의문점에 나온 저 두 분다 심각한 골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