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레인보우 식스에서 문따는 장면

오리지널을 내가 한 99년인가 접한 것 같은데
이때 문을 딴다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된 듯


한 4~5년 전에 Locksports라는 취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됨.

알리에서 몇 가지 사서 장난질하다 말았다가, 작년 초에 제대로 시작했었음.




존나 쩌는 쾌감의 순간

지금은 저기에서 더 안 나아가고, 짬나면 저런 거 한 다스 돌리는 수준으로만 즐기고 있음

잠금장치의 이해, 기술, 집중력을 요구하는 취미임.



제일 중요한 주의사항 딱 두 가지만.

1. 남의 것은 따지 않는다.

도구를 쓴 시점에서 단순절도는 이미 물건너 갔다.



2. 실생활에 쓰이는 개체는 따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내 것이라고 하더라도 따려다가 모종의 이유로 자물쇠가 작동불능이 될 수 있기 때문.


원래는 더 쓰려고 했는데, 이 두 가지면 대충 다 커버되는 것 같음. 뭐야 존나 쉽잖아?








핀텀블러 따기 개요


기본적인 핀텀블러 방식은 실린더 내에 플러그가 있고, 플러그가 돌아가는 것을 드라이버핀이 방해하고 있음.

여기서 올바른 키를 플러그에 삽입♥하면, 키핀드라이버핀을 올바른 높이까지 올려주고, 플러그가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줌.

여기에서 플러그실린더 사이의 선을 Shear line이라 부름.


올바른 키가 아닐 경우 키핀이나 드라이버핀이 이 shear line에 걸치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게 됨.


따라서 이 방식을 따기 위해서는 픽(Pick, 플러그 하단의 은색 ┘자 물체)을 사용해서 키핀을 직접 올려서, 드라이버핀을 shear line까지 올려줘야 됨.





Q: 근데 스프링압에 있는 드라이버핀이 왜 안 떨어짐?

A: 자물쇠도 인간이 만든 거라서.



모든 공산품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공차가 존재함.


(출처)

과장되게 그린 그림이지만, 핀 구멍이 실린더에서건 플러그에서건 완벽히 일직선일 수는 없음. 

심지어 핀 자체도 굵기가 미세하게 차이가 날 수 있음.




그래서 위 그림에서 플러그 위쪽에 ㄴ자의 텐션렌치를 사용해서 플러그에 돌리는 힘을 주면, 

핀 다섯 개 중 특정 핀에 힘이 더 가해질 수밖에 없음.


물린 핀 (binding pin)을 올려주면 shear line에 드라이버핀이 도달한 즉시 다른 핀에 그 힘이 옮겨가게 되고, 도달한 드라이버핀은 그대로 shear line에 남게 됨("set"). 


그림에서 1번, 3번 핀 (순서는 열쇠구멍에서부터)이 그 경우에 속해. 

4번 핀은 "overset" 이라고 해서 키핀이 shear line 에 걸친 경우인데, 당연히 저 상태에서 플러그가 더 돌아갈 수는 없음. 

중급 자물쇠로 넘어가게 되면 이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과 여기서 회복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함.


실제로 따게 될 땐 텐션렌치와 픽 두 가지에서 전달되는 감각과 소리를 느끼는 것이 중요함. 


개인적으로는 배우는 초반엔 텐션렌치에 힘을 덜 주는 것이 좋고, 나중엔 그 힘을 때로는 조절해주는 것도 터득하게 됨.

툴만 열쇠구멍에 잘 들어가고 핀을 하나씩 올릴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닥치고 헤딩하는 게 초반에 배우는 길임. 정말 감각으로 하는 거라.









개인적인 입문 루트

알리에서 이렇게 생긴 세트로 시작함
여기에서 재미를 느끼면 일단 좆된 거임.




마스터락 141
이쪽을 시작해보면 락스포츠(Locksports)계에서 마스터락은 거의 자동문 취급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됨

동시에 비교적 싸고 접근성도 좋아서 역으로 애용됨. 141은 그냥 알리 졸업용.






아부스 55



아부스 41

아부스에서 저가 라인업은 마스터락보다는 괜찮은 편이라 (=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기 전에 한 두개만 풀어보는 것도 좋음.

문제는 국내에선 구하기 힘들다는 거?






여기서 더 나아가겠다면 장비에 투자하게 됨


최종적으로 정착한 Multipick제 픽과 텐션렌치임

픽은 0.6, 0.4mm 두 가지 두께면 어지간한 핀텀블러 자물쇠는 딸 수 있음. 0.5는 너무 애매함.
사진에서 왼쪽부터 PN04/PN07/PN31/PN06, V31/V07/V06. V04도 있는데 지금 어데갔는지 모르겠음
중간에 텐션렌치는 Multipick의 ELITE TOK랑 알리/Peterson발 물건들 중에 자주 쓰게 되는 거 섞어놓음

본사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면 독일에서 DHL로 쏴줌
Peterson은 미국에 있고 그쪽 픽도 좋긴 하지만, 국내에선 Multipick이 구매하기 편함.
개인적으로는 손에 더 잘 맞음. 대신 핸들이 얇아서 장시간 사용시 좀 불편할 수는 있음


텐션렌치는 TOK(Top of the Keyway, 열쇠구멍 위에 거는 방식)가 끝판왕임. 픽이 돌아다닐 아랫 공간을 확보하기가 용이하거든.

하지만 간혹 픽으로 핀을 올리기 위해서 BOK(Bottom of the Keyway, 열쇠구멍 아래에 거는)로 텐션렌치를 걸치고 그걸 발판삼아서 픽을 움직이는 게 더 용이할 때가 있어서 두 가지 모두 쓰게 됨.






American Lock 1100/1200/1300 <존나 국밥>
사이즈만 다르지 실린더는 모두 같음. 내장된 핀 수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 보통 사이즈가 작고 핀 수가 5개짜리인 1105를 삼.

락아웃 태그아웃 (LOTO, 산업현장에서 작업시 안전확보를 위한 프로세스. 쉽게 말해 고압선에 올라가서 작업할 때 수전설비에 자물쇠 채워두는 행동이 이에 해당함) 용으로 주로 쓰여진다고 알고 있음.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큐리티 핀이 대거 등장하는데, 얘도 마스터락 산하의 회사 출신이라 보안성에 있어서는 자동문 취급임.
그렇다고 해서 정석적으로 뚫기 결코 쉬운 녀석은 아니라서, 얘까지 뚫을 수 있게 되면 초심자 딱지는 뗀다고 보면 됨.
나쁜 습관이 있으면 (텐션을 너무 준다던가 등) 여기서 보통 고치게 됨.
한 번 뚫고 나서도 연습용으로 주구장창 쓰게 됨. 실린더 바꿈질도 가능함.

국내에서 싼 가격으로 구할 수 있던 곳이 환율크리로 가격이 치솟은 게 아쉬울 따름. 이베이나 직구가 답이 되어버림.







아부스 72

위에 놈과 비슷한데, 기본적으로 핀 수가 6개이고, 만듦새가 더 좋아서 1105보다는 따기가 어려운 편임.
그런데 이 새끼한테는 보안성에 있어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ABUS 글자 모양으로 열쇠구멍을 만든답시고 구멍 크기를 저따구로 늘려놓음

어찌되었건 정석적으로 뚫을 때 핀 자체의 느낌을 그대로 받기 편해서 몇 개 연습용으로 두기 좋음

실린더 바꿈질 가능.







마스터락 410 <존나 국밥2>

자동문 제조회사에서 나온 LOTO인데,
바디는 플라스틱 쪼가리면서, 실린더는 핀텀블러 방식에서 자사 최상급에 속하는 물건을 조합해둔 괴이한 물건임.

플라스틱으로 제조단가는 줄이면서, 한 열쇠로 복수의 자물쇠가 열리는 (→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걸 예방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는 추측이 있음.


열쇠구멍도 좁은 축에 속해서, 어찌되었건 싼 가격에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를 접할 수 있음.

실린더 바꿈질은 안됨.







PACLOCK 90A-PRO

얘도 LOTO용으로 나왔지만 마스터락 410보다 한 술 더 떠서 7핀으로, 더 어려운 축에 속함.

그런데 굳이 거쳐갈 필요는 없는 듯?







여기서부터 핀텀블러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딤플록 등) 넘어갈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스톱함.




자물쇠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존나 많아졌거든. 심지어 이건 책상 옆 꾸러미에서만 나온 거고 창고엔 더 있음

자물쇠를 딸 때 복수의 개체를 따야 하는 이유는, 한 개체를 땄다고 해서 그 제품군에 통달한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임.
그냥 그 개체가 따기 쉬운 거일 수도 있고, 한 개로만 연습하면 어차피 핀 올리는 순서까지 외워버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음
American A1105랑 Master 410은 핀텀블러 국밥임. 이베이 존버하다보면 산업체에서 중고로 처분하는 거 존나 싸게 들여올 수 있음.


초반에는 신품 두 세개로 시작하면서 존버하는 게 정답인 듯.
A1105는 국외세일하는 거 + 국내 쌀 때 산 거고, 사진상의 410은 이베이 처분품목.





위에 자물쇠 소개하면서 실린더 바꿈질이 가능한 애들을 명시해놨는데, 이게 가능하다는 놈들은 곧 핀 바꿈질도 가능하다는 말이 됨.

처음에 배울 때는 핀 수를 1~2개부터 시작해서 느낌을 익히면서 점점 핀 수를 늘릴 수도 있고,

숙련된 뒤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좆같은 배열을 넣는 것도 가능함. 

(위 사진에서 윗줄에 놓인 드라이버핀 배열만 조금 바꿨더니 진짜 좆같아짐.)
황동봉을 가공해서 아예 새로운 (더더욱 좆같은) 핀을 만들기도 가능함.





이 좆같은 핀 배열에 대응하는 열쇠도 직접 파봤음. (옆에 있는 열쇠는 이전의 공장출고시 배열. 핀 배열이 열쇠에 찍혀나옴.)

파보니 왜 공장에서 이 배열로 안 나오는지 알겠음. 작동성 확보하기가 존나 귀찮음.




락스포츠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 국외로 한정되어 있어서, 국내에서 수급이 용이한 놈들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아쉬움.

알리발 픽으로 마스터 141까지는 찍먹해볼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츄라이 해보는 것도?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은 LockPickingLawyer, Bosnian Bill, Lock Noob


https://www.youtube.com/watch?v=T_sy3dLwHkc


전부 다 하나같이 씹고인물들이니 

이 사람들이 몇 (십)초만에 따는데 난 이걸 30분째 못딴다고 해도 절대 주눅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