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글 적을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여기다 적어요,,







저희 할배는 치매를 앓고 계셨어요, 그래도 근 몇 년 동안은 할매의 지극한 돌봄으로 어느정도 집에서 모실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갑자기 할배의 치매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반나절 동안 쉬지않고 난동을 피우셨습니다.


평소 같으면 한두시간 난리 피우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자정이 다 되도록 소리를 지르시며 폭력과 폭언을 하시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할머니의 손등이 찢어지시고 행거나 리모콘등, 집안 살림살이들이 박살났습니다.


그러고선 이번엔 둔기로 할머니의 머리를 때리려고 계속 덤비시길래, 하는 수 없이 경찰과 소방관들을 불러서 상황을 정리하려 했습니다.


경찰과 소방관이 오는동안 삼촌이 저희 집으로 와 할아버지를 진정 시키셨습니다.

(사촌형과 저가 몇 시간 동안 말려도 멈추지 않더니 삼촌이 말리니까 진정하셨어요;;)

'


잠시후 경찰, 소방관이 와서 사정을 설명 후 처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얘기를 해 보니, 경찰 왈 이 정도면 당장 병원에 보내셔야 한다며 지금 입원이 되는 병원을 알아봐주겠다 라고 말한 뒤 할아버지를 설득 시키려고 방에 들어갔습니다. (병원에 가야하는 동의를 구하러)

일단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보면 또 폭력을 행사할수도 있기 때문에 할머니를 방에 숨기고 설득을 진행했습니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할아버지가 병원 안가겠다고 고집 피우면서 나가라 하시더군요..;;

그렇게 한시간 넘게 시간을 멀뚱멀뚱 서서 시간을 죽이다 보다못한 다른 경찰 한분이 "선생님 가족들 사랑하시죠? 가족들 생각하면 같이 갑시다." 라고 말하니까, 할아버지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시더니 "예 갑시다" 이러면서 순순히 나갈 채비를 하셨습니다 ㅋㅋ..

보통 난동부리는 노인들은 강제로 제압해서 차에 태우고 간다던데, 이분들은 그런거 없이 끝까지 기다려 주셨어요.

이유를 들어보니까 얼마전에 노인을 강제로 차에 태우다 사망하신 분이 계셔서 혹시 잘못되면 안되니까 계속 기다려 줬다고 하네요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고 할아버지를 병동에 보내드린 뒤 집에 가려고 하는데, 경찰분이 본인 조부모도 치매로 고생하신적 있어서 가족이 치매 걸리면 어떤 느낌인지 안다고 말하면서 저희 가족을 집까지 데려다 주셨어요. 엄청 감동먹음.....




일단 상황이 정리되고 할아버지가 병원 들어가신지 이틀이 지나서, 오늘 어머니께서 할아버지의 휴대폰을 가져다 주시러 병원에 가셨습니다. 

근데 할아버지 몸 상태를 보니 팔이랑 다리에 피멍이 들고 살이 벗겨져 있었다 하더라고요.


어머니가 그거 보고 꼭지가 돌아서 병원 cctv 확인해보니, 화면에 장정 6명이 할아버지를 폭행하고 학대하는 장면이 찍혀있었다고 합니다.


위에 저가 설명한걸 보면 할아버지가 병원 가서도 난동 피운거 아니냐 라는 분들이 계실까봐 그러는데, 병원 입원한 이후로는 딱히 난리 피운게 없었다고 하네요.



종사자들이 환자를 학대한게 확인 되었으니 일단 병원에서 할아버지를 꺼내오긴 했는데, 앞으로 어떻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병원에 보내던지, 아니면 다시 집에서 모시던지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집안 어른들이 해야 할 이야기지만.. 

이제 저가 문제인거 같네요

 




저는 어릴적부터 지금껏 할아버지.할머니와 살아와서 별로 떨어져 살고 싶지 않았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솔직히 근 몇년동안 조금 힘들었습니다.

맨날 옆에서 물건 박살 내고 쾅쾅 거리면서 난리 피우니 공부에 집중 못하고, 뭐 하나 열심히 하려면 방해하면서 내 물건 가져다 버리고....... 사람이 진짜 피폐해지는거 같아요


조부모끼리 싸움 나면 말리는것도 항상 저가 했는데, 이걸 몇년동안 하고 있다 보니까 제가 해야하는 일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면 뭘 하나 하기 힘들어서 대학교 휴학도 냈어요.



그래서 집을 나와 자취를 할까 생각중인데..



어느게 정답인지 모르겠네요.....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하자니 아직 준비가 덜 된거 같고..


그렇다고 집에 계속 있자하니 스트레스는 받는건 기본에, 물건도 없어지고 하고싶은 일에도 제약 받으니.........

여러모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일인거 같습니다........







너무 일상적인 얘기로 도배해서 적어서 죄송합니다.

대신에 이쁜 M16 보고 가세요!!

 


 








 

 



 



(사실 난동피우고 이런건 예전부터 있었는데 할매가 쉬쉬해서 그냥 묻혔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