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

「미지의 서」는 일루미나의 초대 최고 과학 기술 장관이 일루미나에서 다년간 옛 문명의 과학 기술을 탐색한 결정체와 현재 전해지지 않는 수많은 실험 원고를 종합하여 저술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그 장관이 도망치면서 「미지의 서」도 함께 실종되었다. 현세에 전해지는 이른바 「미지의 서」 관련 자료라는 것도 원작의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에 진위를 가리기가 어렵다.


1. 발키리

코드네임「발키리」의 실험 파일. 북방 어느 깊숙한 산속의 옛 문명 유적에서 발견되었다. 동시에 발견된 대량의 실험 데이터와 문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훼손되어 읽을 수가 없다.


발키리 플랜, □□□□년 1월 15일 10시. 실험체 3호, 219차 의식 코딩 테스트, 시작. 「설비 준비 완료, 기록 준비 완료, 시작 가능합니다.」 「뇌 인터페이스에 연결하여 실험체의 신경 네트워크에 진입합니다. 에코 시스템 그래픽 정상. □□, 지금 느낌이 어때?」 「음... 괜찮아요. 여긴 그렇게 춥지는 않은데... 조금 어지럽네요...」 「지난번 실험 후 네 피드백에 따라 해마 구조를 조금 조정했는데 아직 적응되지 않은 것 같네.」 「정상적인 상황에선 24시간 이내에 회복될 거야」 「알겠어요... 그런데... 그녀는 오늘 왔나요?」 「그녀는... 항상 나타나요... 은발의 긴 머리와... 으윽!!」 「색이 탁해지기 시작합니다. 소령님!」 「진정해, □□!」 「진정해! 네가 말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 시설엔 줄곧 우리만 있었다. 네가 말하는 그녀는... 다른 본체의 기억일 수도 있어.」 「이해가 안 돼요...」 「그냥 꿈을 꿨다고 생각해. □□, 꿈을 꾼다라는 걸 이해할 수 있나?」 「하지만... 난 인조인간이잖아요. 인조인간도 꿈을 꾸나요?」 「... 당연하지, 네가 휴면 상태일 때 꿈을 꾸는 거야... 다만 어떤 꿈은 길고 어떤 꿈은 짧지. 하지만 즐겁든 슬프든 대부분의 꿈은 깨고 나서 몇 분 만에 잊어버리게 돼. 이건 인조인간이든 인간이든 모두 똑같아.」 「데이터는 충분합니다... 소령님.」 「□□, 이제 쉬어도 돼. 자, 눈을 감아.」 「네... 안녕히 주무세요. 하트만 소령님, 좋은 꿈 꾸세요」 「잘 자. □□, 너도 좋은 꿈 꿔라」 발키리 계획, □□□□년 1월 15일 11시. 실험체 3호, 마스터 제어 시스템 코드명: Noir, 219차 의식 코딩 테스트 종료.


2. 프로메테우스

한 과학자가 손으로 쓴 원고의 일부분. 그 가운데서 자신의 딸을 실험체로 삼은 미친 행동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원고는 바스 마을 폐허에서 발견되었다.


□□력 □□□년 7월 14일 리리의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내 귀여운 딸, 내 가여운 딸. 방법은 있다. 신을 완전히 거스르는 행위이기에 □□ 성에 발각되면 분명 엄벌에 처해지겠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 세라... 넌 지켜주지 못했지만, 리리만큼은 반드시 살리고 말겠어...! □□력 □□□년 9월 4일 실험은 순조롭다. 예상을 넘어설 정도로 순조롭다! 난 점점...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 내 생각대로 실험을 설계하고 있었는데... 최근엔 무언가 내 뇌에 들어와서... 날 조종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아무리 내가 뇌 과학자라고 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젠 삶에 여유가 사라졌다. 계속 리리의 일에 매달려 있다 보니 실험 비용도 이젠...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 약혼 예물을 팔아버렸으니까! 날 탓하진 않을 거지, 세라?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딸을... 구하기 위한 거니까 말이야. 그렇지? 그렇지? □□력 □□□년 12월 13일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 미친놈들이 벌써 여기까지 쳐들어 왔다! 바스 마을은 오늘 밤 안으로 사라지겠지. 조금! 아주 조금 남았는데... 침착하자. 침착해. 9개의 복제체든 하중과 감각 통로든 수도 없이 계산해 봤어. □□체의 구조는 테스트에서도 매번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지금 당장 깨워줄게. 리리! 이번엔 반드시 성공할 거야. 반드시 성공해서 아빠랑 도망칠 수 있을 거야, 반드시! 세라, 듣고 있어? 우리 부녀를 보호해줘. 모든 게 순조롭다면... 모든 게 순조롭다면 계속해서 편지를 쓸게! 반드시 다 잘 될 거라고!!!


3. 스키타이

레디젤 사막 주변의 부락과 유랑민에게서 전해지는 오래된 서적의 낱장이다. 전투 기록으로 사료되지만, 정확한 시간, 장소, 전투 부대에 대한 정보는 알아볼 수 없다. 고대 문명의 발달한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보고: □□일 전의 「스키타이 154 고지 조우전」 전투 보고서에 따르면, 적군은 이미 현대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최신 총기로 무장했다고 한다. □□일 전 아군이 매복으로 적의 운수대를 습격했을 때 확인된 바로는, 이 총기가 아직 대규모로 보급된 건 아니며 소규모로 테스트 중인 것으로 보인다. 「154 고지 조우전」의 전투 결과를 봤을 때, 적군은 이번 테스트 결과에 매우 만족하는 것 같다. 이전 세 달 정도의 경과로 봤을 때 아군이 대량으로 착용한 □□장갑은 큰 효과와 명확한 성과를 보였다. 병사들은 이 □□장갑으로 무장했을 때 소형 탱크처럼 중소 구경 총기의 총탄을 막아내고 중량 감당 한도도 증가하여 혼자 짊어질 수 있는 탄약과 식량의 양이 대폭 상승했다. 연락 장치와 정보 공유 시스템 덕분에 각 병사들이 전장의 거점이 될 수 있었다. 아군이 정보권을 장악했기에 한 개 부대가 장악할 수 있었던 지역을 이젠 한 명의 병사가 장악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적군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하지만 적군의 신형 총기가 아군의 모든 체계를 무너뜨리리란 사실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154 고지의 난해한 지형에 의해 공중 탐사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아군이 정보력에서 우위를 잃었다는 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적군은 지형에 익숙한 병사를 대량으로 파견해 몸을 숨긴 채 신형 총기로 아군을 저격했다. 신형 총기는 관통력이 강력하여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탱크로 앞을 막고 있어도 그 총알을 막을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더 두려운 건 발포할 때 화염도, 소리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수의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적군의 그림자 조차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본국의 특공 스파이가 보내온 정보에 따르면 적군은 어쩌면 신형 총기와 함께 광학 위장 은신 장비도 개발한 것 같다. 종합했을 때 스키타이 154 고지는 적군이 사전에 준비해놓은 도살장□□□□□□


4. 드라큘라

이 잔본은 옛 마을 주변의 폐허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소설의 어느 한 편장 같기도 하고, 어떤 기록 같기도 하다. 잔본에는 「드라큘라」에 관한 전설이 적혀 있었다.


□□□□「드라큘라! 고대에서 온 그 악마들은 우리에게 저주요. 아니! 종족 전체에 대한 저주!」 그는 손의 검을 내던지며 교수에게 말했다. 「이 저주로 탄생한 생물은 이번 영원한 밤을 위해 태어난 것 같았소. 햇빛은 이 악마의 천적이지만 어두운 밤은 그늘막과 같으니, 지금 놈들은 물 만난 물고기나 다름없소.」 「촌장님, 드라큘라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제 연구에 따르면......」 「뭔가 새로운 걸 발견했소? 놈들을 상대할 방법이 있는 겁니까?」 「유감스럽게도, 없습니다. 제 연구에 따르면, 햇빛만이 놈들을 죽일 수 있는......」 「연구! 연구! 대체 언제까지 연구만 할 셈이요! 악마들이 마을을 파괴하고 우릴 지하로 몰아넣었소! 놈들을 없앨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음뿐이오!」 「그러니까 제 연구에 따르면......」 「또 그놈의 연구!」 「차라리 놈들에게 가담하는 게 낫습니다.」 「가담을 해?!」 그는 놀라며 검을 들어 교수를 겨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시오.」 교수는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제 생각에 놈들은 대화가 불가능한 악마가 아닙니다. 놈들은 우리와 똑같은 유기 생명체입니다! 게다가 드라큘라는 지혜가 있어 교류가 가능합니다. 이성과 감정, 그리고 자신만의 사회적 문화, 심지어는 문명도 가지고 있죠. 물론, 놈들의 생리적 습관 때문에 우리가 받아들이긴 힘들 겁니다만.」 「생리적 습관이라고!」 그는 검으로 무고한 유리병을 부쉈다. 「그 생리적 습관은 우리의 피를 빨아들이는 거요!」 「생리적 습관이라기보단 약점이죠.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고, 햇빛을 무서워하니까요. 하지만 그걸 대가로 긴 수명과 민첩함, 그리고 뛰어난 용모를 얻었습니다.」 「창백하고도 뛰어난 용모지.」 「당신도 드라큘라의 용모를 인정하시는군요, 친애하는 촌장님.」 「지금 나랑 말장난하는 거요!」 「인정하셔야 합니다. 이 영원한 밤에서, 놈들은 우리보다 강한 종족입니다. 어쩌면 진화의 측면에선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르죠. 당신은 놈들을 증오할지 몰라도, 당신의 후손들은? 과거의 세계에서도 이렇게 서로 증오하는 종족들이 있었지만, 결국 융합해 새로운 종족의 역사를 써냈습니다.」 「난 받아들일 수 없소!」 「촌장님, 진정하시고 그 검을 내려 놓으시지요. 지금 여기서 절 죽이셔도 아무 의미 없습니다.」 「뭐라고?!」 「이미 늦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