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https://arca.live/b/alchemystars/29909826




폭풍이 지나간 후, 이브는 자신의 구출을 도와준


조종사의 콜로서스로 이사했다.


"잘 들어 조종사, 이브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간..."


"알겠어 사메야마. 걱정하지 마.


아이테르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게."


사메야마는 내심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얼굴로 스카이워커 호를 나섰다.




"우리 오빠가 날 참 많이 아끼지?"


이브는 본인의 이삿짐 정리를 도와주고 있는


조종사에게 말을 걸었다.


"맞지. 그건 나라도 그럴거 같아."


"무슨 의미야?"


"이렇게 귀여운 여동생이 타지 생활을 한다는데


걱정이 안 될리가 없잖아?"


"응! 나도 오빠가 제일 좋아!"




"정리는 얼추 된거 같으니 이만 가볼게?"


"응, 고마워 조종사."


이브는 예고 없이 조종사를 꼬옥 안아주었다.


"어... 이브?"


"있지, 난 오빠가 날 위해 뭘 해줄때마다


너무 고마워서 항상 두 팔로 안아줬어.


조종사도 날 위해서 사소한거 하나하나


준비하고 도와줬으니까 이런건 당연해!"




"으음... 그 마음 잘 받을게. 근데 이브, 나는..."


"헉, 설마 내가 이러는게 싫은거야?


미안해, 그런 줄도 모르고..."


"그런거 아니야. 난 그저 이런건 정말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하는거라 생각했어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


"응, 17년을 여기서 홀로 살아온 나에겐


아직 그런 사람이 없거든.


그래도 이런 포옹, 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거 같아."


"나는 조종사가 오빠 다음으로 좋으니까


다음에 또 안아줘도 될까나?"


조종사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브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그 뒤로 이브는 조종사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콜로서스 구석구석을 같이 산책하기도 했고,


점심 식사 후 카페에서 수다를 떨기도 했고,


천둥이 치는 날엔 조종사에게 연락해


그의 어깨에 기대어 무서움을 달래기도 하였다.




"조종사 봐봐! 신기록이야! 예이~"


"우와, 초심자 맞아? 되게 잘하는데?"


어느날 오후, 둘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헤헤, 너무 재밌다~ 이거 다 조종사 덕분이야!"


이브는 기쁜 마음에 조종사에게 점프하였으나,


미처 반응하지 못한 조종사는 중심을 잃고 넘어져


이브가 그의 위에 올라탄 꼴이 되어버렸다.




"드디어 찾았네. 조종사, 지금까지 뭘 하고..."


바이스는 곧 시작하는 콜로서스 정규 회의에


조종사가 도착하지 않아 그를 찾고 있었고,


절묘한 타이밍에 오락실 바닥에 누워있는 둘을 발견했다.


"조종사, 곧 회의 시간이야..."


"앗 미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난 이만 가볼게! 오늘 즐거웠어!"


쿵쾅거리는 심장 때문일까, 이브는 그저 멍하니


조종사와 바이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날 밤, 이브는 낮에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올라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튀어나올것만 같았다.


"똑똑."


그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와 문을 열어주니,


바이스가 그녀의 방 앞에 서있었다.


"잠깐 이야기할 수 있어? 이브."




둘이 콜로서스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자연스럽게 조종사에 관한 주제가 나오게 되었다.


"저기, 이브는 조종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건 왜 물어보는거야, 바이스?"


"으응, 그냥 요즘 둘이 붙어있는 모습을 자주 봐서."


"그렇구나... 조종사는 나한테 오빠만큼 소중해."




"이브는 조종사를 좋아하는거네?"


"응! 엄청 좋아!"


"그건 이성으로서 사랑하는거야?"


바이스는 이브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어?"


"이브랑 사메야마 오빠는 가족이니까 소중하고 좋아하는거잖아.


근데 조종사는 이브의 가족도 아닌데


왜 오빠랑 똑같이 생각하는지 궁금해."




"그, 그건..."


"있지 이브. 가족간의 사랑이랑 이성간의 사랑은 달라.


이브는 오빠한테 가슴이 두근거렸던 적이 있어?"


"아니 없어."


"그러면 조종사한테는?"


"... 있어."




"그게 다른거야. 남매는 가족이니까 사랑할순 있지만,


서로 연인이 되거나 결혼할순 없는걸.


이브는 조종사 옆에 있는게 좋은거지?"


"응."


"만약 이브가 조종사의 여자친구가 된다면


언제나 옆에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고 싶어."


"어?"


"조종사 옆에 있고 싶어. 여자친구가 되고 싶어!"


이브는 자신도 모르게 살짝 소리지르듯 외쳤고,


바이스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이내 웃으며 답했다.


"그래, 그렇구나. 이브의 마음 잘 알겠어.


조종사한텐 비밀로 할게."




그 뒤로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밤이 깊어저 바이스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어쩌면 난 상상 이상으로 조종사를 좋아하는 걸까나...'


이브는 조종사를 떠올리곤 부끄러워져


얼굴을 베개에 비비다 겨우 잠에 들었다.











"흐읍 하아... 흐읍 하아...


조종사, 조종사는 내가 가장 좋지?


나랑 같이 한 시간이 가장 기니까, 그만큼 날 좋아해주는거지?


어쩌지? 지금 당장이라도 보러가고 싶어.


근데... 왜 딴년들이랑 붙어있는거야?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눈치채지 못하는거야?


... 아냐아냐, 조종사는 잘못 없어.


원래 예쁜 꽃 주변엔 벌레가 꼬이는거야.


그걸 잡는게 내 역할인거고.


맞아맞아 그런거야.


조금만 기다려줄래? 모든게 끝나고나면


너의 옆에 내가 서있을테니까.


조종사 좋아해 정말 좋아."




조종사의 사진으로 가득한 방에서


그가 입던 옷 냄새를 맡으며


바이스는 사랑을 하고 있다.






이브 스킨 나오는 기념으로 소설 한번 써봤어.

맘에 들었으면 좋겠네.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