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여명을 구하는 저항자들
꿈 속에 내려온 고양이 형상의 눈부신 빛.
고양이는 말한다.
「그녀를 구해줘.....」라고.
그들은 답한다.
그 빛나는 꼬리를 따라가는 것으로.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다.
오래된 땅에도, 새로운 땅에도, 평등하게.
그래서 사람들은 바란다.
자신들을 구해 달라고.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인가.
사람은 상처입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인가.
중생을 구원하는 신관으로 추앙받는 소녀와의 해후를 거쳐, 그들이 이끌어 낸 답은......
알펜 :
......여긴 어디지?
빛나는 고양이를 찾아서 무심코 따라왔는데......
꽤 이상한 곳으로 온 것 같군.
메난시아에서도 고양이가 길 안내를 해 줬지만 그 때랑 다르게 앞길이 안 전혀 안 보여.
모두 걱정하고 있을 테니까 일단 야영 장소로......
아니. 조금만 더 가 보자.
누군가가 보내서 만난 고양이라면 못 본 척 할 수 없으니까.
드디어 따라잡았다.
넌 대체 날 어디로 끌고 가고 싶은 거지?
세계와 떨어진..... 너무나도 쓸쓸한 곳......
알펜 :
고양이가 말을?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너희들을 기다리고 있어......
꼭.....그녀를 해방시켜 줘.
알첸 :
앗, 이봐.....!
알펜 :
.....여기는 대체 어디지?
이 건조한 암반이 이어지는 풍경......설마 카라그리아로 돌아온 건가?
??? :
알펜!
알펜 :
시온.....?
설마 시온도 그 고양이를 쫓아서 온 거야?
시온 :
고양이? 대체 무슨 말이지?
나는 당신이 계속 안 돌아와서 무리에서 떨어진 즈글에게 습격당한 줄 알고......
알펜 :
혹시 고양이가 아니라 날 걱정해서 쫓아 온 건가?
시온 :
딱히 그런 건......
......그냥 불의 검을 쓸 수 있는 건 당신 뿐이니까.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앞으로의 싸움이 곤란해.
알펜 :
.....그래. 미안.
나도 시온이 없으면 곤란해. 앞으로는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을게.
시온 :
응. 그 검은 내가 없으면 쓸 수 없으니까 조심히 다뤄.
그것보다 지금은......
...........!
알펜 :
이봐...당신 괜찮아?
시온 :
...........어떻게 된 거지?
나와 닿은 사람에겐 예외없이 격통이 다가올 텐데......
알펜 :
설마 저주가 발동하지 않은 건가?
시온 :
그럴 리가 없어. 내가 가진 <가시>의 저주는 남들을 무조건 거부해.
당신처럼 특수한 체질을 갖지 않은 한 나와 닿고도 멀쩡할 리가 없어.
알펜 :
그렇다면 저 사람은 대체......
......앗.
이봐! 앞을 봐.....! 더 가면 즈글이!
제길! 안 들리는 건가!
그렇다면......!
시온 :
......손이 많이 가네.
-
알펜 :
당신 다친 곳은 없어?
노인 :
..........
알펜 :
잠깐! 이 근처에는 즈글도 돌아다니고 있다고.
그렇게 멍한 상태로 혼자 가면 위험해!
시온 :
들리지 않는 것 같아. 그리고 눈에 생기도 없어.
알펜 :
이봐, 시온. 나는......
시온 :
저 사람도 좀 더 지켜보고 싶다.....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겠지.
좋아. 조금이라면 어울려 줄게.
알펜 :
정말이야!
시온 :
막아봤자 시간 낭비니까. 하지만 그 전에......
손을 좀 보여줘.
불의 검을 써서 화상을 입었잖아?
알펜 :
응. 이건 꽤 심하네. 전혀 몰랐어......
시온 :
통각이 없는 것도 생각해야지.
알펜 :
고마워. 시온의 성령술은 몇 번을 봐도 굉장해.
시온 :
이 정도는 별 것 아니지.
하지만 불의 검을 들 때는 잘 생각해야 해.
당신은 고통을 못 느끼는 것 뿐이지 불사신이라는 건 아니니까.
알펜 :
응. 시온이 걱정하지 않도록 조심할게.
시온 :
..........얼른 가자.
우리에겐 다른 길로 샐 시간이 없으니까.
알펜 :
알았어. 일단 저쪽에 보이는 마을로 가 보자.
-
알펜 :
활기가 넘치는걸.
걷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고 모두에게서 생기가 보여.
어쩌면 이곳 사람들은 노예가 아닐 지도.
시온 :
다나인이 자유롭게 사는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여성 :
다행이다! 돌아왔네요.
나가서 안 돌아오길래 무슨 일이 있나 했어요.
알펜 :
이 사람, 당신이 아는 사람이야?
여성 :
이 사람은 제 아버지인데요......당신들은 누구죠?
알펜 :
우리는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야.
이 사람이 몽롱한 상태로 즈글이 나오는 곳을 걷고 있길래 걱정돼서 마을까지 바래다 줬어.
여성 :
어머. 참 친절하셔라......
그런데......즈글이란 건 뭐죠?
알펜 :
뭐? 마을 근처에 잔뜩 있잖아.
아까도 거대한 도마뱀 같은 녀석에게 공격당해서 퇴치했다고.
여성 :
.....음. 마물인가요? 참 이상하게 부르시는군요.
시온 :
우리도 질문을 할게.
당신, 성석<코어>는 어디에 있지?
여성 :
코어? ......모르는 단어네요. 바깥 대륙의 단어인가요?
시온 :
성석을 몰라? 그럴 리가......
여성 :
아, 혹시 남네스교의 교리에 그런 단어가 있나요?
알펜 :
남네스교.....? 이번엔 내가 모르는 단어로군.
시온은 이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어?
시온 :
아니. 뭔가의 종교겠지만 들어본 적은 없어.
알펜 :
그런가......
미안하지만 남네스교라는 건 대체 뭘 말하는 거지?
마을에 막 도착해서 이 근처에 대해 잘 모르거든.
여성 :
여행자군요. 미안해요. 신기한 옷을 입고 있길래 교단 사람인 줄 알았죠.
시온 :
그 교단이라는 곳의 사람은 우리와 비슷한 옷을 입고 있어?
여성 :
네. 높으신 분이 입는 옅은 광택이 있는 곳을 입고 있길래요.
시온 :
교단에 대해 또 아는 건 있어?
여성 :
음...남동쪽에 있는 평원에서 활동하고 신관님을 숭배해요. 그리고......
사람들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고통과 괴로움에서 해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알펜 :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여성 :
고통은 죄에서 기인하니까요. 그래서 신의 화신인 신관에게 빌어 죄를 사하는 거래요.
시온 :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기도하면 구원받는다니...그런 환상을 쉽게도 믿는군.
여성 :
아니요. 환상이 아니에요.
실제로 저희 아버지도 신관님의 힘으로 지병이 사라진 것 같고요.
노인 :
아아.....아......
시온 :
고통이 아닌 다른 것도 잃은 것 처럼 보이는 건 내 기분 탓인가?
여성 :
그건......
시온 :
확실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고통도 괴로움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고통을 느끼지 못해도 부상을 입고, 더위와 추위의 영향도 받아. 당연히 병도 치료된 게 아니야.
당신의 아버지는 고통이라는 현실에서 도피했을 뿐이야.
여성 :
..........!
어쩔 수 없었어요! 고통스러운 건 다들 싫어하잖아요?
아버지는 이제 저도 못 알아보지만 이게 아버지의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저는.....저는.....!
알펜 :
침착해. 당신 아버지를 나쁘게 말하는 게 아니야.
말이 조금 지나쳤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당신들을 걱정하고 있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해.
고통이란 건 생명의 위험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니까.
여성 :
저, 저는 그저.....아버지가 괴로움에서 풀려나길 바래서......
알펜 :
응. 소중한 사람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을 테니까.
여성 :
.........
알펜 :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 상태는 조금 위험해.
그러니 이 사람을 옆에서 잘 지켜봐 줘.
여성 :
......충고해 줘서 고마워요.
자.....아버지, 가요.
알펜 :
......이봐, 시온. 아까 한 이야기, 어떻게 생각해?
시온 :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을 미끼로 삼아 오히려 성령력을 착취하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있어.
알펜 :
그러면.....남네스교에 대해서 조금 조사해 볼까?
저 사람의 상태는 아무리 봐도 평범하지 않아.
저렇게 사람을 뒤바꾼 붠가가 있다면 그냥 둘 수는 없잖아.
시온 :
...........좋아.
그 남네스교라는 것의 뒤에 내 적이 없다고 할 수도 없으니까 일단 확인은 할게.
알펜 :
고마워. 역시 시온도 저 사람이 걱정되는구나.
시온 :
......그렇게 말하지 마. 억측해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알펜 :
하지만 방금도......
시온 :
남네스교는 마을 남동쪽 평원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지. 가자.
알펜 :
여전히 솔직하지 않네.
-
알펜 :
.....평원까지 왔는데 사람이 모일 곳은 아니네.
시온 :
사람을 모으는 게 목적이라면 뭔가 표지판이 있을 텐데.
알펜 :
음... 표지판이 될 만한 건......
시온 :
멈춰.
뭔가 다가오고 있어.
알펜 :
즈글? 아니.....그런 것 치곤 소리가 가벼워.
사람인가......?
시온 :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적만 아니라면.
??? :
기다려 후루루......
알펜 :
응? 후루루?
린웰 :
정말... 마음대로 가면 안 된다 했잖아.
알펜 :
......린웰!?
린웰 :
어? 알펜......
??? :
갑자기 멈췄다는 건 전방에 뭔가 있다는 거겠지?
알펜 :
듀오할림까지!
듀오할림 :
너희도 이 이상한 곳으로 왔다는 건......
놀랍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사히 만나서 기쁘군.
-
시온 :
당신들이 있다는 건 나머지 두 사람도 어딘가에 있다는 거겠지?
듀오할림 :
아니. 키사라는 불을 지키고 있었으니까. 야영지에서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로우는 일이 있다고 해서 어딘가로 사라졌으니 확인할 수 없지만......
알펜 :
아마 매일 밤마다 하는 단련이겠지. 빠지지 않고 계속 하는 것 같으니까.
린웰 :
.....로우는 요령이 좋고 그런 것만은 빼먹지 않지.
한 번 단련을 시작하면 밤이 샐 때까지 돌아오지 않고.
듀오할림 :
흠. 그를 잘 보고 있었군.
린웰 :
......로우는 지금은 좋아. 그것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이상한 구멍으로 들어갔더니 갑자기 밤이 지나갔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알펜 :
응. 그래서 그것도 포함해서 지금부터 조사하려고.
그래. 둘이 이 근처에서 사람이 모인 걸 봤어?
듀오할림 :
아니. 나는 못 봤어. 그녀들과 함께 이 평원을 방황하고 있었지.
린웰 :
후루루는 알아?
후루루 :
후룻!
알펜 :
갑자기 왜 저러지?
후루루 :
후루우! 후루우!
린웰 :
따라오라고 하고 있어.
아마 우리가 곤란해서 찾아 주려는 것 같아.
알펜 :
그렇구나. 고마워, 후루루!
후루루 :
후우루!
-
시온 :
정말 여기야? 그냥 덤불로 보이는데.
린웰 :
......후루루를 의심하는 거야?
시온 :
그런 게 아니야. 하지만 헛걸음을 하면 곤란하니까.
린웰 :
.........
듀오할림 :
아무래도 길이 더 있다고 전하려는 것 같은데.
알펜 :
가 볼까. 확인하고 올 테니 둘이서 기다려.
린웰 :
아 잠깐! 나도 갈래.
시온 :
하아.....어쩔 수 없지.
-
알펜 :
저 사람들은 대체......
듀오할림 :
시선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모여 있는 시점에서 청렴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라고 생각하긴 힘들어.
말을 걸기 전에 어떤 사람들인지 확인하는 게 좋겠지.
후루루 :
후루?
린웰 :
잠시만 조용히 해.
후드의 남자 :
.....구원을 찾아 모인 죄 깊은 신도들이여.
구원받고 싶다면 신관님께 기도를 바치세요.
그러면 신관님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테니.
남성 :
몸을 좀먹는 병마 때문에 매일 사는 게 힘듭니다. 이 고통을 가져가세요.
아주머니 :
남편이 죽고 자식도 마물에게 살해당해서 살아갈 희망이 없어요.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사람들 :
신관님.....신관님.....죄가 깊은 저희를 구원해 주세요.
하얀 소녀 :
여러분을 구제할게요.
고통이란 악. 불필요한 것이죠. 불순물은 치우겠어요.
시온 :
저건.....성령력을 모으는 건가?
듀오할림 :
하지만 저들의 손에 성석은 없어. 그런데도 성령력이 뺏기고 있다고? 불가능한 일일 텐데......
린웰 :
저기.....알펜. 이대로는 저 사람들이......
알펜 :
우리가 본 그 노인처럼 의지를 빼앗기겠지......
저항조차 못 하게 돼. 마치 노예처럼......
후드의 남자 :
......모든 걸 바치세요. 그러면 고통도 슬픔도 모두 사라집니다.
여성 :
이 고통과 이별하는 거군요.....그렇다면 절 바치겠어요......
후드의 남자 :
네. 당신은 구원받을 겁니다. 더 이상 고통받지 않아도 돼요.
여성 :
아아.....내 의식이.....사라져......
알펜 :
.........!!
......멈춰어어어어어!!
시온 :
역시 이렇게 되는군......
후드의 남자 :
......이건 또 이상한 옷을 입은 분들이 온 것 같군요.
남네스교의 입신 희망자.....는 아닌가 보네요?
시온 :
맞아. 구하기엔 늦지 않았어.
그것보다 대체 누구 명령으로 성령력을 모으는 거지?
후드의 남자 :
성령력? 무슨 말이죠?
시온 :
둘러댈 생각이야? 내가 두 눈으로 당신들이 이 사람들에게서 뺏는 것 봤는데.
후드의 남자 :
저희가 뺏었다......
......아. 엘리멘탈 말이군요.
시대에 따라 부르는 법이 달라도 이상하진 않지만 성령력이라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듀오할림 :
당신과 우리가 부르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은 정말 흥미로워.
하지만 대체 왜 다른지 묻기 전에 당신에게 부탁해야 겠어. 이런 짓은 그만해 달라고......
후드의 남자 :
총구를 향하면서 요구하다니......
그건 부탁이 아니라 협박 아닌가요.
시온 :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잘 알겠네. 당신에게 거부권은 없어.
후드의 남자 :
오오, 그건 곤란하죠......
곧 중요한 상담이 있는데 늦을 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 여러분의 상대는 그들에게 부탁하도록 하죠.
린웰 :
뭐지? 이 녀석들......
후드의 남자 :
.....그럼 가죠.
하얀 소녀 :
네.......
시온 :
움직이지 말라고 했을 텐데.
후드의 남자 :
그래요. 하지만 제가 그걸 들을 이유도 없죠.
그럼 이번엔 실례하겠습니다......
알펜 :
먼저 이것들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쫓아갈 수 없겠어.
시온 :
앞길을 막겠다면 용서치 않겠어. 바로 격추시켜 주마.
듀오할림 :
배후의 적은 우리가 맡을게. 너희는 반대쪽에 집중해.
린웰 :
...........선 채로 당하지는 마.
후루루 :
후루우.....?
린웰 :
미안해, 후루루. 위험하니까 잠시 숨어 있어.
후루루 :
후루!
알펜 :
그럼 이것들을 해치우자.
-
알펜 :
이 적들은 대체 뭐였을까?
마치 장갑병들과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린웰 :
......저것도 레나의 무기야?
시온 :
글쎄. 지금 알 수 있는 건 단서를 놓쳤다는 사실 뿐이야.
우선 여기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깨우도록 할게.
알펜 :
치료하려는 거구나. 알았어. 둘 다 이걸로 됐겠지.
린웰 :
응. 뭐.....역시 그냥 둘 순 없으니까.
듀오할림 :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어.
Quest Comp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