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들의 수장이시여, 저는 한 아이에게서 이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옛날, 신이 바다에서 왔다고 믿는 바다의 백성이 살았고, 그들은 표류하는 조난자를 볼 때마다 최대한 예를 갖춰 대접했다고 합니다. 신이 조난자의 모습을 빌려 속세를 살펴보러 왔다고 여겼기 때문이지요」


이 부분.


붕스 유물  '부러진 용골' 스토리 중에


「옛날 옛적에, 신들의 궁전이 하늘에서 떨어졌단다」  

  

처음엔 대기권 밖에서 까만 형체만 보이더니 이윽고 대기와 마찰해 빨간 불빛에 휩싸였고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웅장한 궁전, 온 이스마주의 장인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매달려도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크기. 궁전은 하늘에 맺힌 이슬처럼 천천히 하강했다. 이스마주의 바다가 넓긴 하지만 하늘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던 선궁까지 품을 수 있을진 확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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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스마주 사람들은 금속 제련 지식은 물론이고 문자도 없었다. 그래서 상상력으로 부족한 지식을 보완하고 이야기로 모든 걸 이해했다. 그렇게 「전설」이 생겨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신화」가 되었고, 이는 인지를 구축해 「문명」을 탄생시켰다. 하늘의 별이 자리를 옮길 만큼의 수 세기가 흘러 타라사는 선주 연맹의 무역 상대가 되었다. 이스마주의 물에 사는 사람들은 처음으로 「선궁」에 발을 들여 선주를 인식했다. 이로써 그들은 「신의 추락」의 진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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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발달로 계몽된 인스머스 사람들은 더 이상 침몰한 배의 조난자들을 추락한 신으로 여기지 않으나 그들을 향한 존경심은 여전하다. 인스머스의 시인은 이렇게 읊는다. 「바다는 인간을 삼켰지만 영혼은 영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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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주 사람들은 「대여」의 역사를 접하는 순간, 추락의 비극도 함께 알게 됐다. 선주 대여가 산산이 부서지고 모든 게 돌이킬 수 없게 됐을 때, 대여의 수장인 청죽은 결단을 내렸다. 장렬히 희생해 역병 저주의 오염을 막아내겠다고. 선주 연맹은 추락한 영웅들에게 걸맞은 위령제를 지내길 원했고 재앙에서 벗어난 이스마주 사람들은 이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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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문명이 발달하기 전 사람들이 살고 있는 행성에 우주선이 떨어지고 그 잔해와 생존자들로부터 문명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우주선에서 나와 바다에서 표류하던 조난자들을 신으로 여겼다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