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ST6]



엘리시움: 저기, 들려? 무전을 안 받아도 너무 안 받는 거 아니야?

엘리시움: 여보세요? 아, 응응! 들려들려.

엘리시움: 하아, 드디어 받는구나......



엘리시움: 지금쯤이면 도착했겠지? 어때, 시에스타는?

엘리시움: 박사가 그랬는데, 그쪽은 더워서 길거리에 사람들이 쓰러지고 무료로 나눠주는 맥주로 깰 정도라던데, 그거 진짜야?

엘리시움: 아 맞다, 이번 음악 페스티벌에 유명한 사람 누구 왔어? 엠페러 오는 거야?

엘리시움: 아, 그리고 얼라이브 언틸 선셋의 멤버는 봤냐? 나 지금 배경음악으로 그 밴드 노래 듣고 있는데, 너 이 노래 아——


쏜즈: 잡담말고 본론을 얘기해, 별일 없으면 끊는다.



엘리시움: 잠깐잠깐잠깐, 알겠어!

엘리시움: 별일 있으니까 끊지 마, 브라더!


쏜즈: (한숨)

쏜즈: 그렇게 오고 싶어하는 녀석이 왜 안 온 거야?


엘리시움: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거야!

엘리시움: 그렇게 떼로 몰려 갔는데, 누군가는 남아서 함선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

엘리시움: 게다가 난 아직 내부에서 할 임무가 남아 있다고, 너도 알다시피 이번에 가비알이——


쏜즈: 잠깐, 임무 내용은 말 안 해줘도 괜찮아.


엘리시움: 뭐, 그렇게까지 비밀스러운 일은 아닌데. 아무튼, 그, 조금 일이 있긴 한데......


쏜즈: 요점만 말해, 또 무슨 일이 있는데, 30자 이내로 요약해서 말해.


엘리시움: 하아, 브라더.

엘리시움: 누가 너보고 대하기 힘든 성격이라고 말 안 하든?


쏜즈: 없었는데.


엘리시움: 불쌍하군, 그런 걸 솔직하게 얘기해 줄 사람도 없다니.


쏜즈: 끊는다.


엘리시움: 잠깐, 지금 말할 테니까!

엘리시움: (심호흡)

엘리시움: 신뢰도높은정보는아니지만이번음악페스티벌에서무슨소동이일어날지도몰라근데너라면괜찮겠지혹시나얼라이브언틸선셋멤버들만나게되면사인하나만받아줘!


쏜즈: ......그게 전부야?


엘리시움: 응? 어어.


쏜즈: 총 70자, 방금 말했던 한도를 훨씬 뛰어 넘는다고.

쏜즈: 게다가 너 지금 그 볼륨으로 사무실에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10초 후 옆 사무실에 있는 엔지니어 부서에서 누군가 네 스피커를 부숴버리려고 올 거야.


엘리시움: 뭐?

엘리시움: 잠깐? 왜 날 찾는......일하는데 방해라고? 무슨......제가ㅈ잘못했어요제얘기좀들어주——



쏜즈: 쯧.

쏜즈: 이 녀석, 얼마나 그 밴드를 좋아 하는 거야?

쏜즈: 나도 가사를 외울 정도......응?





프로방스: 풍경은 좋은데 역시 덥네! 꼬리 짜면 물 나오겠어 정말!

프로방스: 시에스타 현지의 온도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높구나......하아, 스카이파이어, 넌 안 더워?


스카이파이어: 이렇게 입고 다니는데 안 더운 게 이상한 거 아니야?


프로방스: 윽, 그런가.

프로방스: 다들 너무 많이 껴입고 있잖아, 잘못하면 더위 먹을 지도 몰라, 역시 옷을 갈아 입는 게 좋겠지......

프로방스: 이번에 바다에 간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수영복도 챙겨 왔지.


스카이파이어: 잠깐, 지금은 안 돼! 우린 지금 화산으로 가고 있는 중 이잖아, 나중에 돌아와서 얘기해! 


프로방스: 그럼 빨리 갔다 빨리 돌아 오자, 나도 이 모래사장을 느껴보고 싶단 말이야, 이런 기회가 흔히 있는 것도 아니고! 





쏜즈: ......

쏜즈: 모래사장, 바다?

쏜즈: ......바다의 냄새가 나진 않는데.




_




Alty: 후우, 이게 몇 번째 곡이지? 밤에 공연도 있잖아, 왜 벌써부터 흥분되는 거지.


Aya: 글쎄, 그래도 나도 꽤나 기분이 좋아, Frost도 그렇지?


Frost: (기타줄을 팅김)


Dan: 어차피 별 상관 없잖아, 우린 지치지도 않고 말이야.


Alty: 아, 하하, 그것도 그러네.

Alty: 그래, 그럼, 밤이 오기 전에——

Alty: 미리미리 미치도록 즐겨 보실까!! 





쏜즈: (저게 그 녀석이 좋아하는 밴드인가? 시끄러운 스타일이군.)

쏜즈: (그리고......)

쏜즈: (이상해, 무언가 이상하다.)

쏜즈: (이 노래 때문인가? 이 익숙한 느낌은......뭐지?)


_



보디가드A: 아가씨는 찾았어?!


보디가드B: 어서 쫓아! 분명 멀리 도망치진 못 했을 거다!


보디가드A: 이쪽으로, 반드시 아가씨를 되찾아야 해!


_



팬A: 밀긴 왜 밀어, 아아 진짜 개념 없네!


팬B: 쳇 누가 내 발을 밟은 거야?


팬C: 그런 사람들 신경 쓰지 마, 다음 노래 시작한다고. 아아 이건 《Deep Color In the Sea》 앨범에 실린 첫 번째 곡이잖아!



쏜즈: 음?

쏜즈: (방금부터 이 사람들은 대체 뭘 찾고 있는 거지?)

쏜즈: (옷 입은 걸 보니, 평범한 민간 조직은 아닌 거 같은데......)




???: 잠깐만요,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비그나: 후우, 겨우 나왔네......



쏜즈: 어딜 그리 급하게 가는 거야?



비그나: 우왁! 누구야!

비그나: 어라, 쏜즈구나, 깜짝이야......네가 여기 있다는 건, 너도 얼라이브 언틸 선셋의 팬이야?

비그나: 하긴, 너도 에기르인이지, 너희 에기르인 중에서 얼라이브 언틸 선셋 싫어하는 사람은 못 본 거 같아.

비그나: 그녀들이 부르는 노래가 시에스타의 파도보다도 아름답고 더 짜릿한 거 같아!


쏜즈: ......


비그나: 아아, 이럴 때가 아니지!

비그나: 지금 박사 네에서 도움이 필요한 모양이라, 가봐야 해! 이렇게 만난 이상, 너도 멍때리지 말고 나랑 같이——


쏜즈: 박사 쪽은 굳이 내가 갈 필요 없어.


비그나: 어, 왜?


쏜즈: 이번에 그 우르수스의 노인이 같이 가잖아,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 거야.

쏜즈: ......아니, 이렇게 말해야 겠지.

쏜즈: 내가 직접적인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건 곧 내가 필요하진 않다는 거겠지.

쏜즈: 난 박사가 분명 짜여진 계획이 다 있을 거라고 봐, 그 사람은 자기 오퍼레이터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쏜즈: 구체적인 지시가 떨어지기 전엔 내가 너희들의 작전에 참여할 필요 없어.

쏜즈: 박사를 너무 얕보진 마, 멋대로 움직인다면 오히려 그 사람의 계획에 방해가 될 지도 모르고.

쏜즈: 이게 지금 상황에 대한 내 추리인데, 무슨 문제 있어?


비그나: ......

비그나: 아니.

비그나: 문제 없어, 그건 그렇고 내가 지금 새로운 발견 하나를 했어.


쏜즈: ?


비그나: 너란 사람은 나랑 정말 안 맞는단 말이야! 그냥 한번 도와주는 게 뭐 그리 어려워?!


비그나: 아아 너랑 얘기 안 해, 어차피 박사는 날 불렀지, 널 부르진 않았다라는 거지? 

비그나: 됐어, 그럼 넌 여기서 공연이나 계속 보고 있어, 난 빨리 가야 하거든.





쏜즈: ......

쏜즈: 왜 저런 식으로 말하는 거지?

쏜즈: 알 수 없군.




_



남성 관광객: 들었어? 해변의 식당가에 바베큐를 파는 노점이 있는 모양이야, 지금이라면 반값 할인까지 해준대, 줄이 큰 길까지 이어져 있다니까!

남성 관광객: 어때, 우리도 가서 먹어 보자!


여성 관광객: 이 날씨에 바베큐? 너무 더운데, 그냥 다른 거 먹자......


남성 관광객: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말고. 뜨거운 모래사장 위에서 바베큐,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숯불이야말로 이 음악 페스티벌의 뜨거운 분위기에 어울리는 거 아니겠어!

남성 관광객: 게다가 이렇게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분명 맛집일 거라고! 그냥 놓치기엔 아깝잖아!

남성 관광객: 오늘 같은 날에 여기까지 왔는데 가보자, 내가 살 테니까!


여성 관광객: 말하는 게 꼭 우리 이모 같어......그래,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한번 가볼까.

여성 관광객: 어라? 저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AUS: 뭐라고?

AUS: 더 크게——



팬A: 한 곡 더——

팬B: 앵콜——




남성 관광객: 임시 무대를 세운 모양이야, 무슨 밴드가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여성 관광객: 바베큐보다 일단은 저길 먼저 가보지 않을래? 저 포즈 좀 봐, 어디서 온 유명한 아티스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성 관광객: 앗, 누가 나랑 부딪혔어!



쏜즈: 조심해.


여성 관광객: 앗......아, 가, 감사합니다.




_



남성 관광객: 멋있다!! 정말 대단해!!


여성 관광객: 이 밴드의 노래는 처음 듣는데, 현장 분위기가 생각보다 장난 아니네......

여성 관광객: 정말 오길 잘했다니까, 역시 한 여름에 바베큐 먹는 것보단 노래나 들으러 오는 게 정답이었어! 

여성 관광객: 저 밴드 언제 새 앨범 내려나, 꼭 사야지! 


남성 관광객: 애초에 너 바베큐에 관심이 없었구나......


여성 관광객: 이제 알았어?


남성 관광객: 아, 그것보다, 네 가방은?


여성 관광객: ......어라?

여성 관광객: 분명 내가 손에 들고 있었는데......



쏜즈: 찾고 있는 게 이거 맞아?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앗!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무슨 짓이야, 왜 사람을 때려? 아야야내손내손아파아파.


쏜즈: 안 부러졌으니까 조용히 해.

쏜즈: 난 시끄러운 게 질색이거든,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조용히 시켜 줄까?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목이 막히는 듯한 이상한 소리)


쏜즈: 여기 있다.


여성 관광객: 아, 이건 내 가방!


쏜즈: 손목 시계 2개, 지갑 4개, 그리고 여성용 팔찌 하나. 아무래도 사람들은 음악에 빠지면 경계가 느슨해지는 모양이군.

쏜즈: 이 점은 다들 비슷한 모양이네.

쏜즈: 이 물건들 꽤나 어렵지 않게 빼앗았었지? 그런 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대담할리가 없겠지. 하나하나씩 빼앗은 건가.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허, 헛소리 하지 마! 이건 전부 내 거야, 내......


쏜즈: 말도 안 되는 소리.

쏜즈: 비겁한 거짓말이군, 넌 지금 내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여성 관광객: 그, 그래요! 저건 내 가방이에요!


남성 관광객: 뭐? 진짜로 도둑이 있다고? 이전에 막 돌아다니던 검은 수트 녀석들도 이런 도둑들을 잡고 있었던 거 아니야?


쏜즈: 검은 수트? 그렇게 착한 녀석들은 아니야.

쏜즈: 물건 잘 챙겨라, 다른 문제가 없다면 난 이 녀석을 또 다른 분실물 주인에게 데리고 가겠어.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야야야야야 이거 진짜 오해라니까, 분실물 주인은 무슨!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이 손 안 놓으면 진짜 신고——


쏜즈: 시끄러워.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아야야!!!


남성 관광객: 그, 저희도 당신 말을 믿기야 하는데, 다른 물건 주인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고 오신 거예요? 

남성 관광객: 어떻게 발견하신 거죠?


쏜즈: ......이런 녀석들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자주 나타나지. 관광객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서 물건을 뺏고 나면 바로 그 자리를 떠난다. 

쏜즈: 이 녀석 상습범이거든. 

쏜즈: 이 녀석이 두 번째로 남에 물건에 손을 댔을 때 확신했다, 난 이 녀석을 따라 다섯 블럭을 걸어와 이 녀석들의 아지트를 찾았다.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


쏜즈: 그렇게 놀라지 마. 너빼고 다른 녀석들은 전부 경찰서에 있으니까.

쏜즈: 흉터 있는 게 너희들의 두목이지? 그 녀석 꽤나 강해서, 내가 시간을 적지 않게 써버렸지.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톰까지 잡아 버렸다고? 쳇, 진작 말하라고, 그래, 너 잘 났다, 이번엔 내가 재수가 없었어.



남성 관광객: 헤에, 이렇게 잡혀 주다니, 괜찮은 거야?


눈에 잘 안 띄는 관광객: 시에스타는 우리 도시인데 네가 뭘 알아? 잡히면 뭐 어쩌라고? 잠깐 갇혀 지내는 것 뿐인데......


남성 관광객: 이 녀석......됐다, 너랑 얘기해봤자 좋을 게 없네. 아, 이번엔 정말 감사했습니다.


쏜즈: 별 거 아니다.


여성 관광객: 아 잠깐잠깐, 기다려 주세요!


쏜즈: ?

쏜즈: 감사라면 됐다.

쏜즈: 겸사겸사 동료들의 일을 처리해 준 셈이니까.


여성 관광객: 아뇨, 감사할 건 감사해야죠!

여성 관광객: 저기, 같이 바베큐 드시지 않을래요?

여성 관광객: 저기 줄을 엄청 서야하는 가게가 하나 있는데, 분명 맛집일 거예요, 오늘 같은 날에 함께 드시는 게 어때요? 제가 살게요!


남성 관광객: 잠깐만?? 너 방금 바베큐 싫다하지 않았어??


여성 관광객: 그땐 그때고.


쏜즈: ......




_





커터: 이번 손님에게 나갈 고기 다 됐어! 아직 괜찮으려나. 맞다, 화력이 약해졌는데, 숯 좀 더 넣어야 겠어.


이프리트: 문제 없어! 내가 하는 거 잘 보라고!



쏜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바베큐 가게라는 게 여기인가? 음, 확실히 괜찮아 보이네.

쏜즈: 그건 그렇고, 지금 너희들이 쓰는 숯 말인데......


이프리트: 하아? 누구야 너, 내 물건 막 만지지 마!

이프리트: 잠깐, 네 무기를 어디서 본 기억이......생각 좀 해보자......아 말하지 마! 곧 떠오를 거 같으니까!

이프리트: 으으음......전에 박사 뒤에 서있었던 그 사람인가?

이프리트: 아니, 아니야, 그 녀석은 너처럼 생기지 않았지. 검은 망토를 두르면서 너처럼 그렇게 긴 검을 들고 있지도 않았으니까.

이프리트: 그 소리 지르면서 갑판 몇 바퀴를 돌았었던 그 녀석이지! 알겠다고! 분명 맞을 거야, 그 염국의 언니한테 욕먹으면서 혼나던 것도 너 아니야?


커터: 이프리트, 그 달리던 사람은 엘리시움 씨일 거야. 

커터: 그리고 그 당시에 그 사람이 외치고 다녔던 건 "젤리 밀크셰이크 아이스크림을 몰래 먹은 건 나다"였어.

커터: 엘리시움 씨를 혼낸 건 레이즈 씨거든. 아마 몰래 먹은 그 아이스크림이 마침 레이즈 씨가 냉장고에 넣어 놨던 아이스크림인 모양이야.


이프리트: 그 외쳤다는 게 대체 무슨......아니, 몰래 한 짓을 왜 자기가 외치고 다녔던 거야?

이프리트: 넌 또 그걸 어떻게 알고?


쏜즈: 그 녀석 나랑 내기를 했거든. 다음 번에 문을 지나는 사람이 남자일까 여자일까로 말이다.


커터: 그때 지나치던 게 나였거든.


이프리트: 뭐야 그게, 어린 애냐?


쏜즈: 잠깐 미안한데, 지금 고기가 다 익어 가.

쏜즈: 36초 전에 뒤집으면 미디움 정도로 구울 수 있을 거야, 지금 불을 끄면 아직 식감을 살릴 수 있을 거라고 봐.  

쏜즈: 또 내가 본 게 잘못되지 않았다면, 너희가 방금 넣은 숯에 습기가 베서 10초 안에 73% 확률로 폭발할 거야.

쏜즈: 음, 지금 연기와 불꽃의 상태를 봐선 10% 추가해야 될 모양이네.



커터: 아.


이프리트: 아.




-@-


이프리트: 아——푸웁, 콜록, 콜록콜록!

이프리트: 으윽, 왜 말하자마자 터져 버리는 거야, 좀 조절할 수 없었어? 난 정말 살짝 온도를 높였을 뿐인데!


커터: 콜록콜록, 미안, 내 잘못이야. 역시 내가 이런 걸 하는 게 아니었어, 난 뭘 좀 굽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이프리트: 응? 아냐, 네가 뭐 잘못하진 않았잖아.


커터: 정말 죄송합니다, 이프리트, 쏜즈 씨, 또 다른 관광객 분들도요. 제가 전부 배상하겠습니다.

커터: ......이프리트, 이제부턴 널 귀찮게 하지 않을 게, 힘내.


쏜즈: ......

쏜즈: 그 말은 여기서 포기하겠다는 거야?


커터: 아, 아뇨.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단지, 지금 제가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커터: 한두번 이러는 게 아니라서요. 함선 내에서도 늘 이랬어요, 제가 주방을 들어가기만 하면 매번 무슨 사고가 생겨서......


쏜즈: 그럼 다시 한번 더 시도해봐.


커터: ......네?


쏜즈: 못하는 거라면 배워. 한 번 실패했으면 두 번, 두 번 실패했으면 세 번 시도해봐. 이번엔 실패의 원인을 알았으니 다음 번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지.

쏜즈: 배상이라면 됐어, 이 정도의 폭발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나, 별 거 아니다.




_


커터: ......

커터: 이프리트, 나는......


이프리트: 언제까지 놀고 있을 거야?


커터: 어? 뭐라고?


이프리트: 그러니까, 언제까지 놀고 있을 거냐고! 빨리 와서 도와줘, 에잇, 이걸 들고 있어, 화로를 어떻게든 다시 쌓아 볼 테니까.

이프리트: 왜 멍때리고 있어! 전에 와서 도와주겠다고 한 건 너라고! 도중에 도망칠 생각하지 마!

이프리트: 빨리빨리, 다음 번 손님들 고기는 네가 구워, 난 이 숯 좀 갈고 올 테니까!


커터: 내, 내가 해도 괜찮겠어?


이프리트: 안 될 거 뭐 있어? 누가 너보고 고기 굽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아니면 넌 네 자신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프리트: 체, 짜증 나, 이 상자는 왜 모래에 파묻혀 버린 거야, 무거워어, 안 빠져......

이프리트: 어라, 후추는? 후추 어디 갔지, 으아아......! 짜증 나!



???: 실례합니다, 여기 맛있는 고기를 판다는데, 어디 있는지 아시나요?

???: 어라, 이프리트랑 커터다.



비즈왁스: 여기서 뭐해, 도움 필요해?


이프리트: 오오! 마침 잘 와줬어!

이프리트: 자자자, 어서 도와줘, 이걸 파내야 하거든.


비즈왁스: 그래.



-@-


이프리트: 나왔다!

이프리트: 난 네가 모래 갖고 노는 것 밖에 못하는 녀석인줄 알았는데, 꽤나 능력 있는 녀석이었잖아!


커터: 그렇게 얘기하지 마, 이프리트......

커터: 네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이 오해하는 거 아니야.


이프리트: 응? 다른 녀석들이 왜 날 신경 쓰는 거야.


비즈왁스: 어라, 이프리트 날 칭찬해 주던 거 아니었어?


커터: 응?


비즈왁스: 아냐? 이프리트는 누군가를 욕할 때 "바보"라고 하는데, 난 이게 사실은 칭찬이란 것도 알아.


이프리트: 바, 바보야! 뭐라는 거야, 헛소리하지 마!


비즈왁스: 아, 뛰었다.

비즈왁스: 그래, 모래 놀이가 하고 싶은 거라면 가비알을 따라 가.

비즈왁스: 듣기로는 가비알이 이번에 집에 갔다 온다고 했는데, 내가 기억하기론 가비알의 집 주변에 모래밭도 있었어.


이프리트: 모래 놀이같은 건 하기 싫어,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비즈왁스: 그래? 난 가고 싶었는데. 좋겠다, 나도 조금 집이 그리워 졌어. 그치만 여정이 끝나기 전까진 돌아갈 수 없어......


이프리트: 집이 그립다고? 난 잘 모르겠네, 나랑 사일런스랑 사리아는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그냥 로도스에 있으면 안 돼?


비즈왁스: 조금 경우가 다르다고 할까나......아무튼, 만약 이프리트가 좋다면 아무렴 좋은 거 아니겠어?


이프리트: 체......뭐가 다르다는 거야? 확실히 말해!


비즈왁스: 으음.....생각 좀 해볼게.

비즈왁스: 난, 으음......꿈 속에서 집을 봤고, 꿈 속에서 흔들거리는 금색의 요람을 봤어, 거친 어머니의 손이 내 뺨을 쓰다듬고......

비즈왁스: 나도 그곳은 모래로 가득하단 걸 알아, 사실은 조금도 상냥하지 않은 곳이지, 하지만 꿈 속에서 그곳은 어딘가 그리워지는 곳이었어.

비즈왁스: 그곳은 내가 어디로 가든,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야.


이프리트: 음......


비즈왁스: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커터: 화제가 어쩌다 이렇게......

커터: 뭐, 아무튼, 내가 화로대는 다시 세워볼 테니까, 숯은 이프리트에게 맡길게.

커터: 그래도 쏜즈 씨 덕분에 지금 우리가 뭘 해야 할지 알 것 같아..


이프리트: 그러네, 일이나 하자 일.

이프리트: 그 녀석 쏜즈라고 하나? 보기와는 다르게 사람은 좋은 모양이네.


비즈왁스: 응응, 쏜즈 씨는 마음 따듯한 좋은 사람이야.


이프리트: 마음이 따듯하다고? 뭔가 듣고보니 이상하네.


비즈왁스: 정말인 걸! 방금 박사에게 시비를 걸려 했던 사람들을 막고 있었던 걸 봤어!

비즈왁스: 비그나가 나한테 말해줬어, 그 사람들이 시비를 걸려 했었다고.

비즈왁스: 또 그 사람들은 잘 못 싸우는 사람들이라 걱정할 필요 없다고도 했었다니까.

비즈왁스: 나도 도와주려고 했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더라고.

비즈왁스: 맞다, 쏜즈 씨는 게다가 도둑도 잡으셨다니까!


이프리트: 표정은 엄청 썩었던데, 사람 깔보는 느낌도 들고. 근데 그런 일들을 하고 다녔다고? 남을 돕는 걸 즐거움으로 삼는 그런 건가? 우와.


커터: 나도 예전엔 쏜즈 씨가 다가서기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오해했던 모양이야.


이프리트: 그렇구나......


쏜즈: 타인에 대해 말할 땐 주변에 본인이 있는지 없는지 정돈 확인한 후에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게 좋을 거야.



세 명: 으앗!


이프리트: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쏜즈: 방금 막 왔다. 여기, 후추.


이프리트: 아......


쏜즈: 간다. 감사라면 됐어.


이프리트: 누, 누가 감사한데!



이프리트: 하아, 정말 이상한 녀석이라니까.


비즈왁스: 조금 그렇긴 하지......그래도 정말 좋으신 분이지?





_





쏜즈: 바다인가. 아니야. 바다라고 하기엔 너무 인간미 넘치잖아. 물이 조금 짠 맛이 난다는 점만 빼면, 이게 어디가 바다의 맛이지?

쏜즈: 어이.

쏜즈: 어이, 거기에 있지.

쏜즈: ......어이. 말해. 내 등 뒤에 한참이나 서있었잖아.



Aya: 어째서! 발견 당하다니......이쪽을 눈치채다니, 당신 대단하잖아.

Aya: 어때, 여기 풍경은?



쏜즈: ......밴드의 멤버인가.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지?


Aya: 어라? 날 알아? 팬이야? 싸인 해줄까?


쏜즈: 팬이라곤 할 수 없다. 그보다 말을 돌리지 마.


Aya: 으음, 유감이네. CD라도 받을래?


쏜즈: 필요 없어.


Aya: 농담이야, CD같은 거 지금 갖고 있지도 않고. 혹시 누가 너보고 대하기 힘든 성격이라고 말 안 하든?


쏜즈: 했었다.


Aya: 날 믿어, 넌 그렇지 않아. 넌 단지 신경 쓰지 않고 있을 뿐이야.


쏜즈: ......


Aya: 난 바다를 보러 왔어.




가수는 수면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머릿결이 바닷바람에 휘날리며 마치 파도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Aya: 하지만 이건 바다가 아니야.

Aya: 시에스타의 모래사장은 아름다워, 하지만 이 모래사장이 아름답게 보일 수록, 난 이곳이 조금도 해변같지 않아보여.

Aya: 우리의 고향은 이곳과 전혀 같아 보이지 않는 걸.

Aya: 바다를 보러 이곳에 온 사람들은 분명 속은 거 겠지.

Aya: 당신은 고향이 그리워?


쏜즈: ——

쏜즈: 지금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Aya: 무슨 소리인지 이해 못 했어? 그럼 신경 쓰지 마, 멋대로 말해본 거니까.

Aya: 난 머릿 속에 떠오른 걸 그대로 입 밖으로 말해버리는 습관이 있거든. 이 습관은 어떻게 해도 고쳐지지 않더라고.


쏜즈: 말을 돌려 말하지 마, 넌 에기르인이다.


Aya: 그래.

Aya: 하지만 그렇지도 않아.


쏜즈: 난 말을 돌려 말하는 게 정말 싫어.


Aya: 그럼 네가 나한테 직접 물어 볼래?


쏜즈: ......


Aya: 왜 그래, 물어볼 거 없어? 이런 기회 흔치 않은데.


쏜즈: 이상한 녀석. 시간 낭비다.


Aya: 이런 곳에서 시간 낭비하는 게 뭐가 안 좋다는 거야?

Aya: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원할 때 낭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좋은 생활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야.

Aya: 삶에 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기회조차 없다고.


쏜즈: 네 말이 맞을 지도 모르겠군.


Aya: 그래? 싸인 받을래?

Aya: 사양하지 말고, 자, 팬 좀 꺼내고......이건 포스터인데......



분홍머리 에기르인이 포스터 위에 싸인을 한다.



Aya: 자. 싸인!


쏜즈: 어이.


Aya: 나랑 얘기해 준 보답이라고 생각해. 이런 타지에서 동향 사람 만나기 힘들잖아.


쏜즈: 아니. 아니야......

쏜즈: 넌 나와 동족이 아니잖아.




쏜즈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가수의 동공을 쳐다 본다.

가수는 두 눈을 깜빡거리며 쏜즈의 손이 천천히 검을 향해 가는 것을 본다.


——심지어 당신은 그것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있다.




Aya: 네가 우리의 노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잘 알겠어.

Aya: 그래도 난 이 싸인을 네게 주고 싶어.


쏜즈: 어째서지? 넌......


Aya: 넌 춤을 좋아하잖아. 춤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 없거든.


쏜즈: 정말 듣자하니 어리석은 얘기로군.


Aya: 그렇게 말하지 마, 나랑 다른 사람들도 다 여기서 배우게 된 거야. 우리 모두 이 대지에 머문지 꽤 됐거든, 정말 많은 걸 배웠어.

Aya: 넌 바다 속에서 자란 게 아니지? 원래라면 육지에서 뛰어 다니는 생명체들보단 바다가 너에게 좀 더 친숙했을 거야. 

Aya: 하지만 넌 그것의 온화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겠지. 하아, 네가 고향을 그리워 하지 않는 것도 당연해.


쏜즈: 내 고향은 오직 이베리아 뿐이다.


Aya: 그래서 바다는 네 고향이 아니라는 거구나. 넌 바다에 대해 아무런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아.


쏜즈: 아니.

쏜즈: 난 그걸 마셔봤다. 난 호수에서 헤엄을 치지 않아. 내 선조들은 이베리아에 왔지만 그들은 여전히 바다를 떠나지 못 하고 있었다.

쏜즈: 나도 그것에 대한 감정은 갖고 있어. 아무래도 난 그것을 두려워 하고 있는 모양이다.


Aya: 그렇구나, 하아.

Aya: “난 너의 눈물이 떨어져 만들어 낸 물결 소리가 들려♪ 그건 너의 악몽이니♪ 네 심장은 찢어져 핏방울의 꽃잎이 되니......♪


쏜즈: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지?


Aya: 별 거 없어, 멋대로 부르고 있는 거야.

Aya: 그래도 네 말이 맞아, 난 네가 그걸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아.

Aya: 물론......




먼 곳으로부터 시에스타 음악 페스티벌의 메인 스테이지 재방송이 시작했음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들려 온다, 익숙한 음악 소리가 쏜즈에게 들려 온다.

최근 2주일 동안 엘리시움이 매일 흥얼거리던 그 노래다.

이 노래는 아마 눈 앞에 있는 가수가 속해 있는 밴드의 대표곡 중 하나일 것이다.

가수는 바로......



다시 떠올리는 순간 위장은 사라지고, 네가 내게 남긴 흉터는 네가 잊고 있었던 아픔♪

나로선 네 과거의 그림자를 붙잡을 수 없어♪ 그들은 일어나 네 이름을 큰 목소리로 외치지, 그들은 네 냄새를 맡고 네 참회를 듣고 싶어하지♪” 





Aya: 물론 네가 그걸 두려워 하든 안 하든, 그것은 널 꼭 찾아낼 거야.

Aya: 그것이 왔어, 가, 뒤돌아 보지 말고.




......?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저게 뭐야?

무언가가......수면 위에 서있어?




한쪽모서리가부러진석양은얼룩덜룩하고어렴풋이보이며그림자를회색물결에드리우고바닷물을가져갔다.

원래소리는숨쉰다평온은숨쉰다바다는숨쉰다당신은그것이말하지않고노래부르지않고숨쉬지않는다는것을들었다.

일초이초수십년백년의시간이지나도그것은여전히침묵한다



그것은당신을바라보고있다

그것의시선이당신의시선에닿는다그것의상처로부터갈망이천천히기어나온다

당신은경계하고당신은그것에게포옹을당했다당신은그것의피에빠져들고그것의그림자그것의태양당신은그것의그림자를들었다그것의그림자눈이없다소리가없다생명이없다



마치 밝은 별처럼 평온하다





Aya: 물 밑에 이렇게 바다로 이어지는 수도가 있는 건가......그럼 바다의 냄새를 조금 풍겨도 이상할 건 없겠네.  

Aya: 어이. 어이, 정신 차려, 빠져 들지 마.

Aya: 하아, 내가 노래를 부를 때도 이렇게 빠져 주면 얼마나 좋아. 조금 질투 나는 걸.


쏜즈: ......

쏜즈: 넌 가야 해.


Aya: 응? 아......아니지. 그니까 내 말은, 그......


쏜즈: 저건 지금 여기에 나타나선 안 되는 것이야. 지금 네가 가면 죽지 않을 거야.


Aya: 나도 저게 뭔지 알아......하지만 지금 떠나야 하는 건 너 아니야?


쏜즈: 죽고 싶은 거야?


Aya: 사람 말 좀 들어......





???: ......

???: 에, 기르.





쏜즈: !!


Aya: 놀라지 마. 바다가 우리의 이름을 알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쏜즈: ......아니.

쏜즈: 난 지금 놀라고 있는 게 아니야.

쏜즈: 으윽......


Aya: 그럼 왜 그러는 거야......? 잠깐, 호흡 곤란이야?

Aya: 정신 차려봐.

Aya: (에기르어)이 대지엔 그 무엇도 네 호흡을 빼앗을 권리는 없어.

Aya: (어떻게든 헤어나와야 해, 어서......!)


쏜즈: ......





난 고향으로부터 도망쳐 나왔다. 고향 땅을 떠났다. 난 이야기를 잊었다. 하지만 느낌은 알고 있다.

난 비밀스러운 전설 속에서 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묘사한 모든 이야기들을 믿는다. 얕은 꿈 속이라 해도, 난 검을 더듬어가며 그것들의 몸통을 베었던 느낌을 찾고 있다.

내가 바다 그 자체에 상처를 입힐 수 있을까?

......

난 집이 그립다. 아니, 난 집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난 우리의 진짜 집같은 건 본 적이 없다.

우리 이베리아인들은 진작에 바다의 깊은 곳을 떠났다.

하지만 난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우린 도망칠 수 없다.

난 그것을 죽이고 싶다.






쏜즈: 이건 환상인가?


Aya: 아니야. 하지만 넌 그것에 맞설 수 있어.


쏜즈: 넌 이런 것들에 익숙한 건가?


Aya: 지금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야? 말했잖아, 넌 지금 바로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Aya: 잠깐, 너 지금 몸을 떨고 있는 거야?


쏜즈: 어쩌면 난 지금 흥분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_



쏜즈: 남고 싶으면 남아라. 넌 내가 춤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그럼 넌......

쏜즈: 너, 가수, 넌 춤 좋아해?





???: R......thin......

???: (뼈와 살과 내장을 쥐어뜯는 소리)

???: (알 수 없는 소리)





Aya: 좋아!

Aya: 보아하니 넌 정말로 떠나지 않을 모양이네, 그럼, 넌 정말로 살아갈 자신이 있는 거야, 에기르 씨?


쏜즈: 있다.


Aya: 그럼 지금 바로 봐도 돼? 네 춤 말이야, 그건 바다를 붉게 물들일 거야......

Aya: 네가 뛰면서 검을 휙휙 휘두르는 거 말이야! 빙글 돌아서, 바닷물에서 문워크를 하는 거지!

Aya: 네가 갈기갈기 찢겨 지거나 아니면 네가 그걸 갈기갈기 찢어 버리겠지, 그리고 네 이야기는 시작하거나 아니면 여기서 끝을 맞이할 거야......


쏜즈: 그거 알아? 너 말하는 거 굉장히 듣는 사람 짜증나게 만들어.


Aya: 몰라! 난 괜찮은 거 같은데!

Aya: 그러니까, 한번 보여주면 안 될까, 에기르 씨! 방금 내가 싸인도 해줬으니까 한번 보여달라고?


쏜즈: ......

쏜즈: ......네가 무서워하지 않는다면야, 기꺼이.

쏜즈: 관객이 있는 건 좋은 일이지, 네가 대체 누구든지간에 말이야.

쏜즈: 흠? 지금 여기선 이렇게 말해야 되는 거려나——

쏜즈: ——영광입니다.


Aya: 아하, 이 말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뭐 어쨌든, 꼭 살아가야 해, 에기르 씨.

Aya: 보면 알 것 같아, 넌 지금 이걸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는 걸. 그러니까 넌 꼭 살아야 해. 죽지 마.


쏜즈: 난 당연히 안 죽어. 난 살아서 네 싸인을 가지고 돌아가야 하는 걸, 내 친구에게 줄 거야.


Aya: 돌아가다니, 이베리아를 말하는 거야?


쏜즈: 아니. 내가 이베리아 말고도 선조들이 떠날 수 없었던 바다에 대해서도 얘기를 했었잖아.

쏜즈: 하지만 어쩌면, 내 고향은 어디에도 없는 걸지도 몰라.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342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