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맞이


내 창으로, 내 방패를 공격한다.

내 방패로, 내 창을 막는다.

그렇다면, 왼손과 오른손이 싸우면 이기는건 어느쪽인가?

말도 안된다.

이겨서 또 뭐 어쩔건데?

뭐 어쩔것도 아니잖아.

음......그래도 자주 쓰는 손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4:21 A.M. 날씨 / 흐림

용문 교외 지역

근위국이 21번 구역의 통제권을 잃은지 3일째


아미야 : 여기 계셨군요, 첸씨.

첸 : 여기서 함락된 구역을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아미야 : 외곽 구역에 방어선을 구축해 니엔의 공격을 막는다. 웨이 장관님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셨군요.

첸 :

첸 : ......정말로 황당하군.

아미야 : 니엔은 저기에 있어요.

첸 : 저 구역에는 내가 자주 가는 상점이 있어.

첸 : 그리고 내 친구의 집도 전부 저기에 있지.

아미야 : ......유감이에요.

아미야 : 설마 도시 국가가 단 한 명의 적에게 열세에 처할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을거에요.

라바 : 잘 훈련된 병사를 만들기 위해 드는 시간, 그녀처럼 단련된 전사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 결과는 안 봐도 뻔하지.




라바, 로도스 아일랜드의 정예 대원이며, 마스터 캐스터이자, 재해 전문가이다.

그녀는 아츠를 사용해 당연하다는듯이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다.



아미야 : 라바! 돌아오셨군요!

라바 : 미안, 그녀에게 쉽사리 접근할수가 없을것같아.

첸 : 그 말, 지금도 아직 올라오지 못 한 대원들에게 할 수 있어? 너 하나 보자고 우리가 어떤 대가를 치뤘는지 알기나 해?

첸 : 우리가 필요한건 네 지식과 기술이지, 그 따위로 사기를 떨어트리는 말이 아니야.

라바 : "사기"? 그딴 사기같은걸로 어쩔수 있는 적이 아니야. 그저 개죽음만 시킬뿐이지.

라바 : 니엔이 도시를 탈취하는걸 막고싶다면,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혔던 미스터리를 풀어야해.

라바 : "니엔의 약점".

첸 : 그건 네 일인걸로 알고있었는데.

라바 : 그나마 좋은 소식은, "니엔"에게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을정도의 인격이 존재해.

라바 : 나쁜 소식은, 성격이 개차반이란거지.

첸 : 좀 더 수준 높은 정보를 가져올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이 것 말고 다른 정보가 더 있겠지?

라바 : 물론.

라바 : 수없이 많은 사료들 사이에서 간신히 단서를 찾아냈어. 물론 그 정보가 맞는지 확이하려면 피를 흘리면서 싸우는수 밖에 없지.

아미야 : 하지만 단독행동은 안되요. 니엔의 성격은 괴팍한데다, 만약 당신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

라바 : 나 한 명분의 피면 충분해.

근위국 대원 : 긴급 연락입니다, 첸님.

근위국 대원 : "니엔" 본인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현재 방어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첸 : ......각 부대는 니엔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고, 열혈 시민들에게도 손을 쓰지 말라고 경고하도록. 이건 어린애들 장난이 아니야.

근위국 대원 : 하지만 같이 온 병력들은 많지는 않습니다만......

라바 : 니엔에게 있어, 머릿수는 큰 의미가 없어. 우리는 발을 묶는 정도밖에 못 해.

첸 : 약점이 있다고 했지. 시간이 얼마 없어.

라바 : 약점은 폭죽이야.

첸 : ......폭죽?

라바 : "니엔"에 관한 그 어떤 기록도 니엔의 완전한 모습을 기록한 책은 없어. 게다가 책마다 전부 다른 약점을 써놨어. 하지만 이번에 염나라에 갔을때 새로운 발견을 했지.

라바 : 일반적으로 아주 오래된 민속에는 기원과 전설이있지. 뭐, 일부는 근대에와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어서 진실을 가리기도 하지만......

라바 : 현대 오리지늄 폭약 기술의 근원이 폭죽이라고 주장하는 학설에서, 폭죽은 무언가를 기원하는 풍습에서 기원됐다고 주장했어.

아미야 : 그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올 한해는 평안하고, 나쁜건 물러가라는......

라바 : 그렇다면 이 오래된 전설속에서, 나쁜것은 무엇일까?

아미야 : 아......

첸 : 잠깐만, 하지만 근위국은 그 이상의 화력을 토해낼수있어. 정말로 그렇다면 니엔은 우리에게 그 어떤 위협도 안돼. 그건 말도 안돼잖아.

라바 : "소리와 불빛을 무서워한다."

라바 : 만약 니엔의 특기가 정말로 "야금"이라면, 폭죽은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을거야.

라바 : 니엔은......자신을 대장장이라 말했어. 불빛과 소리는 그녀의 몫이며, 최소한 그녀의 몸에 투영된 어떤 존재의 몫이야.

아미야 : 어떤 존재라니요?

라바 : 오리지늄 아츠에 의존하지 않은 기묘한 능력을 설명하기위해 세운 가설이야.

첸 : 스스로를 무서워한다고? 그것도 별로 신빙성이 안 가는데......

라바 : 이건 원래 전설일 뿐이야......그래도 시험해볼 가치는 있지.

라바 : 어쨋든간에, 큰 소리와 파이어 아츠에 반응이 있는건 확실해.

첸 : ......그럴지도 모르지. 우리에게 네 가설을 엄격히 증명할 시간은 없어.

첸 : 니엔은 이미 우리 발 밑까지 왔으니, 가능성이 있다면 뭐든지 해 봐야지.

라바 : 그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지.

라바 : 하나. 그녀는 매우 강해. 그녀를 물리칠 방법이 있다고해도, 우리측에 큰 피해가 나올수도 있어.

첸 : ───근위국은 그런 사태를 피하기위해 있는거다.

라바 : 그러니 최대한 정면 충돌은 피해. 최소한 살육을 좋아하지는 않으니까 말이야.

라바 : 둘, 니엔의 능력을 사용할때 힘이 소모되는 낌새가 보이지 않아. 만약 소모전으로 간다면, 우리는 수동적으로 될 수 밖에 없어.

라바 : 셋,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현대 문물에 대해 호기심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첸 : ......그게 다음 번 전투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거지?

라바 : 사냥꾼은 덫을 놓을때 사냥감의 천성을 이용하지. 무릇 성격이란, 천성에 기인하거나 겉으로 드러내는것을 말하지.

라바 : 마지막으로, 니엔의 검과 방패를 조심해. 그건 우리가 해석할 수 없는 물건이야.

첸 : 검과 방패라. 기억해두지.

라바 : 니엔의 약점에 대한건 나한테 맞겨둬. 근위국과 아미야는 그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 줘.

첸 : 리유니온의 환상을 이용해 용문을 농락한 대가를 그 몸에 직접 치루도록 해주지.

아미야 : 그러면 근위국의 지휘가......

첸 : 웨이 장관님과 로도스 아일랜드의 박사가 지휘를 할거야.

아미야 : 그럼 제가 첸씨와 같이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라바 : 아미야.....

아미야 : 걱정마세요. 제 몸은 제가 지키겠습니다.

아미야 : 로도스 아일랜드와 근위국의 여러분들께서 분투하시고 계시니,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죠......

첸 : 서둘러, 아미야.

아미야 : 곧 가겠습니다!







니엔 : 성벽 한 번 무지하게 높구만.

니엔 : 어──이. 위에 있는 병졸아──. 거기 누구 없느냐──?

니엔 : 왜 아무런 대답도 없어? 사람이 왔는데 본 체도 안하네.

니엔 : 어.....여기 엄청 미끄러운데네. 어디 한 번 두드려볼까......무슨 합금인것 같네. 벽돌을 쌓아올린것보다 더 대단한것같네?

니엔 : 검에 흠집이라도 나지 않을까? 이거 제법 마음에 들었는데......

니엔 : 뭐, 기왕 칼을 뽑은김에 무라도 썰어야지 어쩌겠어.





아미야 : 니, 니엔이 용문성벽을 칼로 잘라버렸다고요?

첸 : 그 대원이 "검"을 조심하라고 말해주지 않았으면, 아마 그게 "검"이었는지 절대로 몰랐을거야.

니엔 : 삼일이란 시간을 줬는데, 이 것 밖에 못 하는거야?

니엔 : 아니면 내가 라바때문에 너희를 너무 높게 쳐줬나보네.

첸 : 오늘은 그 잘난 연극은 안 할건가 보지?

첸 :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와놓고, 쉽게 물러설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마.

니엔 : 너희들 상대로는 나 혼자서도 충분할거라 생각해서 말이야......

니엔 : 잠깐만, 아니지. 여기서는 "너희들 정도는 내가 직접 손을 쓸 필요가 없어."라고 말해야 되는거 아니야?

니엔 : 그래! 그렇게 말해야 됐어!





병사 인형 : ───

아미야 : 첸씨, 포위됐어요!

첸 : 이런건 그냥 머릿수만 많을 뿐이야!

첸 : 어떻게───

니엔 : 아, 맞아. 까먹고 안 말한게 있는데.

니엔 : 이 삼일동안 죽을만큼 심심해서 "리유니온"이란것에대해 생각해봤거든.

니엔 : 이야, 이게 너희들이랑 실랑이 벌린만 하더라고. 둘 다 동류인데 말이야.

니엔 : 광석병이란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몰랐는데말이야, 이번 일로 확실하게 알게됐어. 그냥 기록만으로 만들어낼때는 이상한 느낌이 났는데 말이야.

니엔 : 차이점은 여기에 있는거겠지.



아미야 : 첸씨! 조심하세요!

첸 : 쳇!



병사 인형 : ───

아미야 : 말도안돼......방금 환상이 마법을 사용한건가요?

니엔 : 내가 조금만 더 진심을 낸다면 저 도시 구역을 거대한 구조체로 바꿀수도 있어. 한 번 보고싶지 않아?

니엔 : 아, 그래도 역시 관둘래. 귀찮을것 같거든.

니엔 : 그래도 감염자 인형 몇 개 만드는것 정도는 별 것도 아니야. 그냥 공정 하나 더 추가하는 것 뿐이거든.

아미야 : 너......그건 그렇게 농담으로 가볍게 입에 담을 만한 일이 아니야......

아미야 : 감염자를 대하는 태도가......몹시 불쾌하네!

니엔 : 태도라니? 내 기준으로 보면, 감염자 같은건 아무 의미 없어. 너희들도 평소에 오리지늄 벌레 같은건 신경 안 쓰잖아?

첸 : 사격!



니엔 : 음. 화살에 맥아리가 없군.



니엔 : 지금, 그리고 바로 여기서부터, 너희들 본진으로 멈추지 않고 직선으로 곧바로 걸어가주지. 그리고 철저히 부숴버리겠어.

니엔 : 너희들은 열심히 막을 궁리를 해야될거야.

라바 : 스노우상트.

스노우상트 : 으아아아아죄송해요일부러그런게───

스노우상트 : 잠시만요, 뭔가 잊어버리고 안 한 일이 있는것 같은데......

스노우상트 : 다, 당신은 로도스 아일랜드 사람 같은데요?

라바 : 대원 라바야.

라바 : 기초 구역의 구조도가 필요해. 지하에 위치한 거기 말이야. 찾을수 있겠어?

스노우상트 : 어, 그건 엔지니어 부서의 기밀이라 절차가 복잡한데......어디다 쓰시려는 건가요?

라바 : 아주 큰 폭죽을 터트릴 준비를 하려고.

스노우상트 : 폭, 폭죽이요?

라바 : 니엔을 상대하려면 지금까지 진보된

스노우상트 : 니니니니니니엔이라니요? 역시나 거, 거인이었나요? 폭약을 사용한다니요? 그그그그리고 도시 방어포를 사용하신다고요?

라바 : 아니. 그런 무식하게 무거운 물건은 발사각에 제한이 있으니......게다가 도시 방어포는 우리쪽에 사용할수는 없잖아......

라바 : ......아니, 잠깐만......도시 방어포라......

라바 : 도시 방어포......

스노우상트 : 라바씨?

라바 : 도시 방어포......그거 두 번 터지는 폭죽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스노우상트 : 아니요! 차이 엄청 많은데요!

라바 : 모두 공업 오리지늄 가공을 기초로......폭발로 밀어낸......공간에서......

라바 : 이거 완전 두 번 터지는 폭죽이랑 똑같잖아!

라바 : 꼭 두 번 터지는 폭죽이 필요한거에요?

라바 : 그렇다면 어쩌면......하지만 주 도시 구역에 얼마나 손상이 갈지......

스노우상트 : 라, 라바씨? 얼렁뚱땅 넘기려 하시는데, 정말로 하실건 아니죠?

라바 : ───괞찮아, 내가 판단할게. 날 믿어.

스노우상트 : 그, 그럼 신청서를 내러 가 볼게요......

웨이 후미즈키 : 그러면 너무 느립니다. 나중에 후속 보고를 하도록 하세요.

웨이 후미즈키 : 적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있는데, 절차따위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되죠.

라바 : 감사드립니다.

스노우상트 : 하, 하지만 각 부서에서 문서를 정리하고 인쇄하는것만 해도 시간을 제법 들텐데요......

스노우상트 : 아, 있어요!

스노우상트 : 제가 간단한 약도를 그려서 드릴게요.

라바 : 뭐라고?

스노우상트 : 잠시만요, 그림을 그릴 도구를 찾아야겠어요......

라바 : ......웨이 장관님. 용문의 구조가 그렇게 간단한가요?

웨이 후미즈키 : 당연히 복잡하죠. 지표 시설의 전력 공급 시스템과 오리지늄 엔진만이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을뿐입니다.

웨이 후미즈키 : 하지만 스노우상트는 정말로 그려낼지도 모르겠네요.

스노우상트 : 새로운 작업 환경에 익숙해지려고, 가능한 모든 구조도를 전부 외워놨거든요!

스노우상트 : 걱, 걱정하지 마세요. 단순히 외운걸 그려내는것 뿐인걸요! 별 것 아니에요!

라바 : ......그게 별 거 아니라고?




아미야 : 이 리유니온들......정말로 끝이 없네요......

첸 : 너희들은 먼저 가서 다음 입구에 방어선을 설치해.

첸 : 최소한 이 병사 인형들은 막아야지.

근위국 대원 : 라져!



니엔 : 나는? 나는? 날 막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거야?

니엔 : 부르니까 넙죽 오다니, 너무 열정적인거 아니야?

첸 : (이 방패, 과연 어디가───)

아미야 : 첸씨── 제가 도와드릴게요──!

니엔 : 어이쿠, 멀쩡한 무기를 내버려두고, 그런 고철 덩어리를 사용하다니. 날 너무 깔보는거 아니야?

니엔 : 그리고 거기 계신 분께서는 아마 힘을 잘 제어 못하는것 같은데, 조금 진심을 내보는건 어때?

첸 : 도발에 걸려들지마!

아미야 : 네!

니엔 :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냉정한건지. 이게 바로 소위 현대 사회가 인성에 주는 스트레스라는건가?

니엔 : 전력도 내지 못하는 두 명과 싸우는것만큼 재미없는것도 없지. 너희들, 내 방패와 검을 신경쓰고 있지? 자, 마음껏 보도록 해.

첸 : ────그럼 사양않고 보도록 해주지!

아미야 : ────! 방패가 부숴졌어요!

니엔 : 그래그래, 축하해.

니엔 : ────

니엔 : 짜잔, 다른 쪽이네. 새거나 마찬가지야.

첸 : 쳇, 그럴줄 알았어......

근위국 대원 : 첸님! 적이 계속해서 저희 방어선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합니다!

첸 : ......근위국은 후퇴. 게이트를 닫고 방어 시설을 작동시킨다.

첸 : 최대한 시간을 끌어.

첸 : 라바가 대책을 찾아냈으면 좋겠군.


니엔 : 뭐야, 지금 도망치는거야?

니엔 : 곧 목적지에 도착하겠네......이 건물인가?

니엔 : 엄청 높네.

니엔 : 쓸데없이 높구만.


첸 : 인원들의 대피는 끝났나?

근위국 대원 : 다른 부서 인원들은 이미 근위국 건물에서 대피를 마쳤고, 소대들이 계획에 따라 이 곳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첸 : 쥐새끼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 인원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인다.

근위국 대원 : 라져.

아미야 : 죄송합니다만, 혹시 라바가 거기 있나요?

근위국 대원 : 라바 대원은 구조도를 가지러 스노우상트씨에게 간 뒤로 어디에 있는지는 잘......

첸 : ......

아미야 : 라바를 믿도록 하죠.

첸 : "믿을수 밖에" 없는거겠지.

진지한 근위국 대원 : 니엔이 방위 시스템과 교전중! 게이트가 돌파당한다!

경박한 근위국 대원 : 감시 장비는 아직 동작하고 있나? 니엔의 동향에 집중해!

첸 : 교전을 피하면, 이 건물을 무너트린다해도 피해를 입는건 우리측일뿐이야.

아미야 : 라바가 말한게 맞았어요. 니엔의 진짜 몸과 능력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가 유효한 타격을 입힐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라바 : 철저하게 해결하는건 두 말 할것도 없지.

아미야 : 라바!

첸 : 해결 방법을 찾았다고 믿지.

라바 : 도시 방어포의 내부 코어를 폭발시켜. 내가 니엔을 거기로 유인하지.

첸 : 뭘 하려는거야? 평화적으로 대화로 해결할수있는 상대가 아니잖아.

라바 : 니엔의 성격을 충분히 파악한 모양이군 그래.

라바 : ......어쨋든간에 남은건 이제 나한테 맡겨줘.




니엔 : 어째 코빼기 하나 안보일까, 이상하네.

니엔 : 난이도를 너무 한 번에 올렸던걸까? 그녀석들 너무 약하다니까.

니엔 : 어?

니엔 : 움직이는게 있네? 어디야?

라바 : 여기다.


니엔 : 이야, 내가 혹시 지난번에 손을 너무 과하게 봐준게 아닌가 싶었는데, 이렇게 펄펄 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되네.

니엔 : 지팡이에 에너지를 축적하고, 지면을 가볍게 두드리기만 하면 이렇게 깊은 구덩이가────

니엔 : 최근 내가 관찰한 기준에 의하면 너, 사실 제법 강한편이지?

라바 : ......여기는 도시의 코어 에리어야.

니엔 : 알고있어. 이 삼일간 나도 근대에 대한 지식을 조금 공부했거든. 도시 네트워크란건 정말로 편리한 물건이야. 그 날 모든 대륙으로 보급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야.

라바 : 배우는 속도가 제법 빠른걸.

니엔 : 보통이지.

니엔 : 뭐, 매 번 일어날때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있는게 아니니까 말이야.

라바 : 네 형제자매들은 안 기다리나 보지?

니엔 : ......

니엔 : 난 일이 벌어진 후에야 정신을 차렸어. 네가 그렇게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리는 없고, 설마 날 떠보는건가?

라바 : 눈치채버렸나.

니엔 : 그럼 네 언니는? 네 언니는 어디에 있지?

라바 : 그걸 네가 어떻게───

라바 : ───그건 네가 신경쓸일이 아니야.

니엔 : 아, 그런거였구나. 이해했어.

니엔 : 너희들이 정말로 부러운걸. 서로 싸우고, 죽이지 않고 평범하게 상대방을 기억하고 있잖아.

니엔 : 꽃처럼 이쁜 불꽃이네. 화났어?

라바 : ......방금 서로 죽인다고 했나?

라바 : 역시 넌......

니엔 : 열두명이야.

니엔 : 나까지 포함해서 열두명이라고.

니엔 : 즉, 나와 열한명의 형제자매들은 네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시간동안 서로 싸우고 죽여왔어.

니엔 : 정말로 멍청한 짓이지.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거라고 생각해? 자신이 자신을 약탈하면 총 갯수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해?

니엔 : 그냥 헛짓거리야.

라바 : 서로 사이가 않좋아보이는군.

니엔 : .......또 떠보는건가?

라바 : 글쎄.

니엔 : ────







라바 : 한 마디도 안 하고 공격해온건 이번이 처음이군.

라바 : 하지만 매 번 네 마음대로 될거라고 생각하지마!

니엔 : 으! 뭐하는거야......여길 붕괴시킬셈인가?

니엔 : 윽.

라바 : 나 혼자서는 널 이길수 없어. 나도 잘 알고있는 사실이지.

니엔 : 그냥 바로 "하지만"이라고 덧붙이지그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게 빤히 보인단 말이지.

니엔 : 진짜 귀찮네. 어두컴컴한것만 아니면 그냥 공성추 하나 만들어서 박아버리면 그만인데.

라바 : 그러지 않는게 좋을거야.

니엔 : 어째서───

니엔 : 잠깐만, 이게 뭐야? 이게 코어라고? 이건 용광로......아니, 병기인가? 공성 병기?

니엔 : 이 에너지......이건 너희들이 만든건가?

라바 : 아직 현대 문물에대한 공부가 부족한 모양이네. 그래도 이 물건에 대한 구조는 이해했을거라 믿어.

라바 : 널 위해 준비한 도시 방어포 폭죽이다. 한 번 당겨볼래?

니엔 : 이딴 장난감으로 날 물리칠수는 없어.

라바 : ───지금은?

니엔 : 너......

니엔 : 라바, 아주 영리한걸. 폭발시킬 공간을 압축시키려는거군.

라바 : 내가 의식을 잃기전까지, 넌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어.

니엔 : 이 정도의 폭발을 네 몸 주위로 범위를 제한시키면 우리도 단 숨에 폭발에 휩쓸려 날아가 버릴꺼야, 마치 공처럼 말이지.

라바 : 이 도시 방어포의 오리지늄 구동 코어와 나는 빼고 말이지.

니엔 : 아, 날아간뒤로 다시 마법을 쓰면 되겠네. 그럼 대형 폭죽이랑 다를바도 없잖아?

라바 : 말은 그렇게해도,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지?

니엔 : 그러는 너는? 넌 폭발에서 자신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마법을 쓸 수 없어. 네 한계는 명백해.

니엔 : 자신을 위한 관을 짰군. 자살할셈이야.

라바 :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

니엔 : 하지만 난 죽지 않을거야.

라바 : 널 약간 다치게 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해.

니엔 : 정말 필사적이군......칭찬해줘야겠어.

라바 : 이제 내가 물어볼 차례군. 너희들은 도대체 뭘 하려는거지?

니엔 : 이 몸이 기억하지도 못할 먼 옛날부터, 우리는 서로 싸우며, 죽여왔어.

니엔 :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첫번째 기억은 서로 죽이는데에 지치기 시작했다는거야.

라바 : 그래서 도시 국가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니엔 : 사람들 모두 이 대지위에 사는 생존자들이야. 생명을 이어나가고 있을뿐이지.

라바 : 자기가 비극의 주인공이라도 되는양 굴지마.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널 이해해줄거라고 생각해?

니엔 : 에이......뭐 그렇게 비극적이지도 않아.

니엔 : 기억도 안 날만큼 오래전에, 우리는 인류로부터 재미있는 게임을 하나 배웠어. 나중에는 죽이는 대신 그걸 했지.

니엔 : 가위바위보 같은거 말이야.

라바 : ───

니엔 : 큭! 제길! 너 정말로 나랑 같이 죽을셈이야?!

라바 : 방금 자신은 절대 죽지 않는다고 했던거 같은데.

니엔 : 에이, 그냥 그렇게 말 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라바 : ......계산에 의하면, 너에게 남겨진 시간은 많지 않군.

라바 : 한 번 걸어볼 가치는 있는것 같네.

니엔 : 아, 그래?

니엔 : 그럼 셋을 새도록 하지. 같이 폭발하면 여기는 어떻게 될려나?

니엔 : 셋───





근위국 대원 : 폭발 확인! 2번 예비 도시 방어포 코어의 반응 소멸!

아미야 : 라바가 보이나요?!

근위국 대원 : 아니요,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폭발로 인한 연기가 너무 짙어서, 저희───

근위국 대원 : 잠시만요! 움직임이 보입니다! 무언가가 연기속에서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니엔 : 아하하하, 정말로 질러버릴줄이야. 이 정도의 폭발은 정말 오랜만이야! 매일매일 날 괴롭히려던 그 망할 자식이 기억나게 할줄이야!

라바 : 윽───

라바 : 놔, 이거 놓으라고!

라바 : 윽, 그렇다고 떨어트리기냐!

니엔 : 나보고 손 놓으라면서.

근위국 대원 : 로도스 아일랜드의 대원인 라바와 타겟입니다.

첸 : 포위해.

라바 : 방금 그 순간에 도대체 뭘 한거야......왜 날 구했지?

니엔 : 난 그 소리가 싫지만, 날 향해 달려오는 널 구해버렸지 뭐야. 이야, 너도 참 그 상황에서 보통 근접전을할 생각을 하나?

니엔 : 그래도 이번엔 제법 힘들었어. 아, 손이 다 떨리네.

니엔 : 아, 안돼겠다. 더 이상은 못 하겠어. 포기.

니엔 :

라바 : 너......

니엔 : 빨리해. 너보고 지금 날 죽이라고 하고 있잖아. 뭘 그렇게 꾸물거리는거야.

라바 : ( 갑자기 이렇게 깔끔하게 투항하다니, 이상해......)

라바 : ......네가 무슨 수작을 꾸미고 있던간에 내가 널 죽일일은 없어.

라바 : 널 죽여도 아무런 이득이 없거든. 아직 너에게 물어볼게 많이 남았으니, 로도스 아일랜드로 데리고 갈거야.

니엔 : 아니.

니엔 : 넌 지금 당장 날 죽여야해. 아니면 네 옆에있는 녀석한테 대신 해달라고해도 좋아. 쟤네들은 원래부터 그럴셈이었지?

첸 : 쏴!

라바 : 잠깐만!

니엔 : 아, 하, 이제야 해탈할수 있어......

니엔 : 라바 넌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지. 그럼 잘 들어. 내가 이 도시를 습격한 이유는──

니엔 : 용문의......

니엔 : 산초가 너무 맛없었기......때문이야......

라바 : ......

니엔 : 뭐야, 이해 못했어? 그럼 아쉽지만......안녕이야......

니엔 : 널 만나서......정말로......

아미야 : 조심하세요. 아직 힘을 남겨두고 있을지도 몰라요.

라바 : 아니, 괞찮아.

라바 : 빌어먹을.

라바 : 우릴 가지고 놀았어.

첸 : 뭐야?

첸 : 니엔은 몸이 없어졌어?

라바 : 니엔은 폭발에서 나오는 대량의 에너지로 자신의 허상을 만들어냈어. 우리는──

라바 : 니엔을 놓아준거나 마찬가지지.

라바 : 지금까지 희생과 노력이 전부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고!

니엔 : 어, 음, 이렇게 도망치는것도 재미없지?

라바 : 어?

니엔 : 갑자기 좀 쩌는 생각이 나서 말이야. 내가 아까 도시를 거대 괴수로 바꿀수있다고 했지?

아미야 : 무, 무슨일이 생긴거죠?

첸 : 도시가 떠오르고 있어......무슨 짓을 하는거야?!

니엔 : 설마 내가 요 몇일동안 놀고만 있었다고 생각하는거야? 당연히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괴수를 만들고 있었지.

니엔 : 그러니까 말이야,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렀으면 라바 네가 나한테 목숨 구걸을 해야될때야. 그런태도로는 안된다니까.

니엔 : 이 괴물을 쓰러트려봐. 만약 쓰러트린다면, 너희들에게는 이것의 광기를 제어할수있다는 가능성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셈이 되지.

니엔 : 아, 이름은 현극거병이라고 하자. 도시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를 이용한 괴물, 이제 좀 달아오르는구만.

니엔 : 만약 너희들이 이것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면......늦던 빠르던 다른 사람들한테 해결될 운명이라는거야. 내 형제자매들은 손속에 정을 두지 않으니까 말이야.

니엔 : 라바, 정말로 아쉬워.

니엔 : 어쩌면 이제 훠궈를 먹지 못할지도 모르겠네.

니엔 : "경계는 진동하고, 팔음은 사방으로 퍼질지니──"




라바 : 잠, 잠깐만! 갑자기 영창을 시작하지 말라고! 그러면 안되지!

니엔 : 어째서?

라바 : 이러면 나보고 어떻게 수습하라고?

니엔 : 하아, 하지만 난 최종보스잖아. 이 정도도 안하면 관객들을 어떻게 만족시키겠어?

라바 : 안돼!!

라바 : ......너한테 구걸한다고 치자. 그런데 왜 자꾸 중간에 이상한 대사를 끼워넣는거야?

라바 : 도대체 뭘 하려는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용문을 공격하는게 왜 이렇게 바뀐건데?

니엔 : 날 믿어. 매 년마다 B급 콜롬비아 영화를 엄청 많이봤는데 전부 다 흥행했단말이야.

라바 : 그래도 이건 너무 난잡하잖아......후반부에는 너 빼고 다른 사람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버렸잖아.

니엔 : 내가 주인공이니까 상관없잖아.

라바 : 그런식으로 따지면 나도 주인공이거든? 그것보다 나 감독이라면서?!

니엔 : 어? 우리 친구잖아? 설마......네가 감독이라고 지금 권력남용을 하는건 아니겠지?

라바 : 아아아니이이이, 그런 뜻이 아니고───

라바 : ───그럼 폭죽은? 왜 무조건 폭죽이어야 하는데?

니엔 : 아, 내가 폭죽 소리를 진짜 싫어해서 말이야. 게다가 좀 불쾌한 기억이 떠오르기도 해서.

니엔 : 어제 스팟을보고 놀라서 음료수를 쏟은것처럼 말이야.

라바 : 그럼 마지막에 거대 괴수는 도대체 왜 나오는건데? 특수 효과에 들어가는 비용은 감당할수있고?

니엔 : 괴수가 나오는게 멋있잖아.

라바 : 하나도 안 멋있거든.

니엔 : 쳇쳇쳇. 라바, 우리가 지금 무슨 영화를 찍으려고하는지 잘 생각해봐.

니엔 : 거대 괴수, 그것은 바로 사회에서 이성과 동떨어진 순수한 야만───내가 보기에는 현대 도시인에게 가장 부족한건 본성의 울부짖음이야. 이거야말로 도시파의 낭만이지!

니엔 : 그리고 말이야, 네가 뽑은 배우들 너무 좀 그렇지않아?

니엔 : 이 사람들이 괞찮을것 같은데......이 서류들을 좀 봐봐, 뭐라고 부르지? 블레이즈? 그리고 이쪽은 엠페러?

니엔 : 우와앗! 이 에프이터란 사람은 스타 배우잖아! 어째서 용문 현지인을 뽑아서 배우를 시키는거야? 뭐야? 신현실주의야?

라바 : 잠깐만, 시작부터 네 느낌을 따라가기는 했지만, 지금 보니까, 거기에 기록 열람 권한도 좀 있는거 같은데......?

라바 : 절대로 그 여자, 아니 그 의사가 알게하지마! 안 그러면 우리는 끝장이야!

니엔 : 왜 그렇게 그 의사를 무서워하는거야? 알겠어, 알겠다고. 그럼 결말은 이렇게 바꾸면 되겠지───




??? :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많지 않아. 아직도 인류 육성에 집착하는거야? 우리를 막을 인류를 키울수 있다고?

??? : ......잠깐만. 니엔, 너 뭘 하고 있는거야?

??? : 숨이 거칠고, 의식이 불안정해......뭘 만난거지?

??? : ......이상하네. 설마 진짜로 그 물건을 꺼낸건가......

??? : 응? 나한테 물어본거야?

??? : 내가 어떻게 알아? 난 그저 아주 먼 옛날에 염나라에 놀러가는김에 소문을 퍼트렸을뿐이야.

??? : 인류 몇 명이 네 약점을 앍있다고해서 못 싸우겠다는거야? 누가 너보고 그런 쓸데없는 트라우마를 남기래?

??? : 뭐? 폭죽? 너 지금 폭죽에 당했다고 했냐?

??? : 으하하하하! 이야! 그 자리에 없었던게 아쉬운걸. 네가 패배하는 모습을 내가 완벽하게 기록해줄게───

??? : 제법 애 먹은게 확실하네.

??? : ......용문.

??? : 난 이 도시가 좋아. 용문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일떄, 난 그 안에서 무질서한 발버둥을 보았어. 용문은 최고의 식사 장소야.

??? : 아아, 하지만 다음번에 네 차례는 없을거야.

??? : 매 번 일어났다가, 다시 잠드는, 그런 윤회는 이제 지긋지긋해.

??? : 대지의 불씨를 모두 없애버릴꺼야.




......

라바 : 이게 뭐야!!!

니엔 : 또 뭐가 어쨌는데!

라바 : 저건 누군데? 왜 사람을 먹는건데! 도대체 속편은 왜 있는건데!

니엔 : 사람을 먹는 괴수와 나약한 인간의 싸움은 좋은 세일즈 포인트잖아?

라바 : 그, 그건 틀린말은 아니지만......

니엔 : "불씨", "참살",그리고 "윤회"같은 대사에다가, 약간의 고생과 원한을 곁가지로 곁들이고, 화면을 어둡게 한다음, 카메라를 흔드면서 피를 추가하면, 완성이지!

니엔 : 이런게 바로 명장면이란거야. 우리가 테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영화를 만들어내는거야!

라바 : 아니. 네가 말한 시놉시스는 "새해 맞이를 위한 단편"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라바 : 게다가 저건 네 여동생이잖아! 자기 여동생을 이용하려고 하다니 난 동의못해!

니엔 : 아무렴 어때. 저번에는 누가 걔한테 내 훠궈에 아이스크림을 넣으라고 한데다, 몰래 내 고추장을 전부 바닥에 쏟아버렸단말이야.

라바 : 너희들 자매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니엔 : 별 차이 없어. 나도 너희들 자매를 잘 모르는걸. 넌 도대체 좋아하는거야 아니면 싫어하는거야?

라바 : 아!! 그건 이제 그만! 돌아가서 대사를 전부 바꿔야겠어!



라바 : 그리고, 아미야가 발견하기전에 당장 문서들을 제자리에 돌려놔! 도대체 어디서 가져온거야?

니엔 : 예전에 몰래 본 것들을 그대로 옮겨놓은거야. 네 능력이 편한걸 너도 이제 알겠지?

라바 : 이번엔 진짜로 내 말 좀 들어라. 안 그러면......무서워서 생각도 하기 싫네.

라바 :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꼭 돌려놔야됀다!

니엔 : 그래, 알겠어. 조심히 가고, 다음 원고 기다리고 있을게, 감독!

니엔 : 아.

니엔 : 무슨일이야. 많은 사람들이 이걸 무서워 할 것 같은거야?

클로저 : "너한테는 일반 대원들의 기록을 열람할 권한이 없을텐데."

클로저 : 이야, 말투를 따라하려고 해도 못 따라하겠단 말이지. 그렇다쳐도 기록 권한을 그대로 하나 복사한건 좀 너무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니엔 : 원래 기밀이었구나. 어쩐지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

니엔 : 에이, 아무 의미 없는걸. 모두들 금방 죽어버리는데, 뭐가 그렇게 많은건지.

니엔 : 라바가 제법 공을 들여서 라바의 마음에드는 용문을 쓰고 있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 역시 용문 자체가 거대 로봇으로 변해서 쿠─웅, 쾅─하는게 더 낫지 않아?

클로저 : 그런건 네 감독이랑 얘기하도록 해 봐. 그리고 정말로 도시 전체를 거대 로봇으로 변신시킬수 있다면 꼭 나한테 보여줘야해!

니엔 : 그건 그냥 영화적 허용이야. 안 그랬으면 내가 일찌감치 로봇 타고 드라이브나 갔겠지.

니엔 : 라바가 너무 온화한건 나도 알고있어. 하지만 말이야, 아무리 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해야할때는 해야하는 법이야.

니엔 : 아, 그래도 내가 진심을 다 하고 있으니, 콜롬비아의 영화 회사의 마음을 움직일지도 모른다고?

클로저 : 하지만.....음......뭐라고해야하나......

클로저 : 이 극본, 너무 좀 정보가 많지 않아? 게다가 B급요소까지 충만하잖아?

니엔 : 감독도 별 소리 안 하는걸. 어쨋든간에 너만이 뭐가 진짜고 가짜인지 판단할 수 있을걸.

클로저 : 어? 뭐가 가짜인건데?

니엔 : 시간에 따라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다보면, 원래 이야기에서 아주 많이 와전되기 마련이지.

니엔 : 알겠어? 무섭고, 거짓으로 점철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마련이야. 영화랑 똑같지.

클로저 : 이야기인가......

니엔 : "이야기"는 극본이랑 별 다를것도 없어. 라바도 그건 쉽게 알아챌거라 생각해.

클로저 : 에이, 어짜피 너희들은 항상 알 수가 없었지. 지난번에도 그랬고.

니엔 : 어?

클로저 : 게다가 닥터 켈시가 손에 쥔 패를 내보이기 전 까지, 여기에 온 줄도 모르고 있었다니까. 좀 더 일찍 알았다면 가서 사인을 받는거였는데.....

니엔 : 아......그 해변가에 있던 사람들 말이야? 그 밴드?

클로저 : 난 너희 동족끼리는 서로 관심이 없는줄 알았는데.

니엔 : 터무니없는 비방이야! 누가 그런 말을하고다니는거야! 당장 고소해버릴테다!

클로저 : 닥터 켈시가.

니엔 : 켈시가......그럼 됐어......

니엔 : 나랑 라바가 그 밴드 노래 엄청 좋아하거든! 뭐, 가장 좋은 노래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말이야.

니엔 : 얼핏 보기는 했지만 그들의 표정과, 연주하는 선율을 듣고, 난 그들의 신분에대해 확신했어. 그렇게 자유롭게 사는것도 나쁘지는 않지. 뭐 그래도 바닷속에 사는 누구씨 보다는───

클로저 : 음, 그런데 어떻게 로도스 아일랜드에 왔는지 아는거야?

니엔 : 아.

클로저 : 함내의 감시 시스템에 무언가로 난폭하게 뜯어낸 흔적이 있던데 말이야.

니엔 : 하, 하하하하, 내가 왜 그러겠어? 내가 처음 본 테크놀로지가 궁금해졌다고 해서 막 만지지는않아! 정말로 안 그래!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걸!

클로저 : 야! 그거 수리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기나해?! 기록을 보고싶으면 좀 더 스마트한 방법을 쓰란 말이야!

클로저 : 애초에 네가 일을 잘 했으면, 여기서 이런 시답잖은일을 하는게 아니라, 진작에 염나라의 마오차이(冒菜)를 식당에 들여올수있었을거야.

*마오차이는 마라탕이랑 거의 비슷한, 사천 요리의 일종

니엔 : 내가 뭘 빈둥거린다는거야! 《연말의 용문 방어》를 빌려서 고증에 참고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클로저 : ───중요한건?

니엔 : 《연말의 용문 방어》란 제목, 좀 구리지 않아?

클로저 : 요즘 대원들이 장비 자료를 등록할때 이름이 점점 라테라노식으로 바뀐다 하더라니, 너희들 탓이었구나?

클로저 : 아니면 《홍로시세》라고 하던가!

니엔 : 우리 영화 사업에 이 사람들 모아줄수 있어? 이거 엄청 중요한 문제인데.

클로저 :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너희들이 고른 배우는 너무 과하다고.

니엔 : 노력도 안해보고 된다, 안된다 그러는거 아니다! 모처럼의 로도스 아일랜드 내부 신년 특선 영화잖아!

크로저 : 그 사람들이 나왔을때부터 노력이고 나발이고 할게없잖아! 너 진지하게 하고는 있는거지?

니엔 : 쳇, 그건 상관없어! 훌륭한 영화 애호가로서 내 표현과 동기가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해져야 하는거야! 반드시 전해져야해!

니엔 : 그러니 "이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를 추가하는게 어때? 사람들이 놀라지 않을까? 라바가 당황하지는 않을까?

클로저 :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라바는 그 때 그 꼬맹이가 아닌걸. 그녀가 성장한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야.

니엔 : ......꼬맹이라니? 너희들 비슷한 연령대지 않아? 사카즈는 겉모습만 보고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다고들 하지만, 내 눈을 속일수는 없지.

클로저 : 하하핫! 라바는 로도스 아일랜드의 중견이야! 모두의 신임을 얻고있는 대원인걸!

니엔 : 그것도 그렇지.

니엔 : 라바가 원했던것처럼, 라바는 지금 엄청 멋있는 일을 하고 있고, 아주 멋있는 전사가 되었어.

클로저 : 그치그치?

니엔 : 그렇다면 뭐 더 걱정할게 있겠어? 뭐 좀 더 아는건 없어?

니엔 : 난 누구처럼 신비주의자를 고수하지 않아! 할 말있으면 확실하게 한다고!

니엔 : 뭐 어쨋던간에 내가 분별력이 있다는걸 그들도 조만간 알게될거야.

클로저 : ......음.

클로저 : 곧 알게 된다라......그래! 네 말도 일리가 있네!

클로저 : 근데 왜 라바를 먼저 선택한건데?

니엔 : 그건 내가 라바를 무지하게 좋아하기 때문이지.

니엔 : 라바가 생각하는것들, 그리고 노력과 발전하는 모습. 로도스 아일랜드는 항상 나에게 놀라움을 줘.

니엔 : 처음 만나자마자 이미 완벽하게 어떤일이든 척척 해내는 괴물같은 대원과, 일을 해낼때마다 점차 성장하는 녀석, 어느쪽을 더 좋아할것같아?

니엔 : 그래서 내가 여기에 있고싶어하는거야. 겸사겸사 인류에게 그다지 적대적이지 않은 형제자매들을 여기로 끌어올겸해서 말이지.

클로저 : ......어떻게 끌어들일건데? 테라에서 가장 놀고먹기 좋은 이동 함선이라고?

니엔 : 그래 맞아! 로도스 아일랜드는 다른 곳과 비교도 안되는 포용성으로 다양한 맛을 즐길수있지.

클로저 : 야.

니엔 :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곳이야.

니엔 : 우리는 공존하기도, 서로 싸우기도하고, 술을 진탕 퍼마시고 숙취와 함께 다음날 태양을 같이 보기도 하지.

니엔 : 나에게 있어서 모든 내일은 항상 살얼음판이나 마찬가지야. 너도 알겠지만.

니엔 : 그래서 내가 로도스 아일랜드를 좋아하는거야.

클로저 : 아.....음......어.......

클로저 : 내가 부끄러워하면서 칭찬을 받아줘야되나? 아니면 먼저 네가 이렇게 진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데에 태클을 걸어야 될까?

니엔 : 새해복 많이 받아! 오늘 저녁에는 뭘 먹을까?




로도스 아일랜드 대원 : 라바씨?

로도스 아일랜드 대원 : 그 새해에 관련된 그거 말인데요.....장소와 촬영 모두 이미......

라바 : ......

라바 : 조금만 시간을 줘. 형편없는 주인공 덕분에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을거야.

로도스 아일랜드 대원 : 네? 어떻게......

라바 : 어......혹시 새 각본 봤어?

로도스 아일랜드 대원 : ......그럼 어떡하죠?

라바 : .....상관없어. 즉흥연기라도 해야지.




라바 : ......정말이지, 그렇게 빙빙 돌려서 나한테 뭘 말하려는건지. 처음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있었는데 말이야.

라바 :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면 그렇게 소란피우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그래도 널 위해서......

라바 : "용문의 산초는 정말로 맛이 없거든."

라바 :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한건 옛날이랑 똑같네.

라바 : 하하, 정말 엉망진창인 악역이야.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hypergryph&no=2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