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꼭지다

전 글에 조만간 정가비교가능한거 리뷰하겠다 했는데 다음날 바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어제 향수글 쓴 김에 나머지 정가 비교가능한거 모조리 해버리자 싶어 오늘 톰포드매장 갔다왔다. 

사지도 않을 거 미안해서 그냥 향수게이가 파는 것들로만 죄다 시향지 받아 비닐백에 봉인해 담아왔다 첫향이 다른 경우가 가끔 있으니 첫향은 거기서 바로 메모를 했고 

정식매장 면세매장 두 곳가서 1시간 텀으로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 뿌려보고 왔다


먼저 매장에서 시향해 본 것들은 

Fucking Fabulous (Unisex) 패뷸러스

Lost Cherry (Unisex) 로스트체리

 Neroli Portofino (Unisex)  네롤리 포르토피노

 Noir De Noir (Unisex)  느와드느와

 Noir Extreme  느와르익스트림

 Ombre Leather 옴브레레더

 Oud Wood (Unisex) 오드우드

 Tobacco Vanille (Unisex) 토바코바닐

 Tuscan Leather 투스칸레더

 Bitter Peach 비터피치

 Black Orchid 블랙오키드

 White Suede 화이트스웨이드

모두 향수게이가 렢향수로 판매하고 있으나 내가 가진 건 

패뷸러스 / 느와드느와 / 느와르익스트림 / 옴브레레더 / 오드우드 / 화이트스웨이드 

이상 6종이다

그래서 6종만 정가비교를 해보려 한다 

전 글에 너무 주절주절 향이야기만 펼쳐놓으니 진입장벽이 좀 있는거 같아 정가 일치율을 먼저 평가하고 향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향수게이는 톰포드 재현율이 너무좋다 다만 느드느와 화이트스웨이드는 결점이 있다 

3가지부터 먼저 시작한다

* 이 글에 나오는 향수의 모든 평가는 내 주관적인 평가임을 주의해라


톰포드 오드우드

먼저 렙챈에서 거론되는 톰포드 향수 중 가장 많이 추천받는 오드우드다


1. 유사성 

ㄱ. 전체적인 느낌 5/5 (정의 전체적인 느낌은 거의 완벽하게 따라함)

ㄷ. 발향농도 4/5 (발향되는 노트 중 하나 혹은 여러개에 농도차이가 미약하게 있음)

ㄹ. 향구성 5/5 (정에서 느낄 수 있는 노트들이 모두 느껴짐)

2.지속력 

정) 1시간이면 주변에 퍼지는 향을 못 맡을 것 같음, 3~4시간이 지나면 착향한 곳에 코를 대야 향을 맡을 수 있음 

향수게이) 정 보다 향이 오래감+2~3시간?, 특히 탑노트를 정보다 오래 끌고가는 느낌


3.향수평가

첫 향) 첫 향부터 향나무가지를 절단해 놓은듯한 향이 잔뜩 올라온다, 건조한 목재인데 향나무나 꽃나무를 잔뜩 버무려 얇게 썰어낸 뒤 햇빛에 말린듯한 향이다. 햇빛에 말렸다고 표현했지만 바람에 살랑 날아가는 향이 아니라 바람도 안통하는 고요한 방에 나무향이 조용히 피어오르는듯한 느낌이다. 아니 말리기도 하고 불에 조금 그슬린거 같기도 한 향이다. 강렬하진 않지만 중후한 우드향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꽤나 갈릴 것 같다

1분) 나무향에서 산뜻하지만 무시못할 달달한향이 코를 친다 나무향은 건재하지만 달달함이 피어올라 건조하기만 하던 나무향을 감미롭게 해준다 달달함의 종류가 언뜻 비누향 같기도 한 은은하고도 기분좋은 달달함이다. 우드향이 중후함에서 벗어나 은은해지기 시작한다.

4시간 잔향) 달달함은 많이 희석되고 산뜻한 나무향만 남아있다. 나무의 종류가 꽃나무, 향나무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착향한 곳에 코박죽해야만 맡아지는 은은한 향


향수게이

첫향) 정과 정말로 아주 유사하다. 중후하게 내리깔리는 우드향이다. 향의 조화나 발산도 정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한 여름 새하얀티를 입고도 니플패치를 안 한 흑두젖툭튀마냥 미세하게 툭 튀어나오는 향이 있다. 노트 중 agarwood, 침향이다. oud를 대표하는 향인데 정에 비해 이 향이 조금 더 센 느낌이라 미세하게 좀 더 중후한 느낌이다.

1분) oud향이 좀 더 득세하다보니 정보단 은은함이 천천히 깔린다. 하지만 은은하게 달달한 향이 올라오며 중간향은 정과 다를바가 없어진다.

잔향) 정은 3~4시간이면 코박죽해야만 맡을 수 있는 향을 향수게이향은 6~7시간넘게 지나도 맡을 수가 있다.


4. 총평) 톰포드에서 스테디셀러인 건 이유가 있다. 더구나 렢향수라고 향이 다를까 걱정을 했다면 고민말고 사라

우드향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좋은 입문(?)향수라 말하고 싶다. 우드를 깔고 은은하고 달달한 비누향을 내뿜다니 첫향부터(우드향은 생각보다 금방 날아간다) 잔향까지 어떤상황에도 부담없지만 또 존재감은 확실한 향이다. 향수 레이어드도 많이 하는 향이라고 하니 꽤나 은은한 향수란 뜻이다. 손목에 뿌려두고 은은히 향을 즐기다 3,4시간 뒤에는 내 손목 계속 치켜세우면서 코박죽하고 싶은 향이다. 

계절감은 가을겨울봄, 비오는날 맑은날 언제든지 뿌려도 좋을 향수


 

톰포드 옴브레레더

렙챈에서 한번도 언급된 적 없지만 난 강력추천하고싶은 코박죽 1티어 향수

1. 유사성 

ㄱ. 전체적인 느낌 5/5 (정의 전체적인 느낌은 거의 완벽하게 따라함) 

ㄷ. 발향농도 4/5  (발향되는 노트 중 하나 혹은 여러개에 농도차이가 미약하게 있음) 

ㄹ. 향구성 4/5 (정에서 느껴지는 노트들 중 씹히거나 느껴지지 않는 노트들이 1개 혹은 2개 있음)

2.지속력 

정) 오드우드같이 조루가 아님, 탑노트가 향이 지속되는 모든시간에 존재하고 잔향 역시 7~8시간 이후에도 그 존재감이 확연함

향수게이) 정처럼 7~8시간 이후에도 그 잔향의 세기가 비슷함


3. 향수평가

첫향) 첫향부터 가죽향이 확 피어오른다. 미들노트에 깔린 꽃의 향과 같이 퍼지면서 꽤나 생소한 향부터 시작한다. 사실 가죽향이란게 꽤나 생소한 향일 수 있다. 차량가죽시트향이나 가죽신발 등 일상속에서 가죽향을 맡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합성가죽 소가죽 돼지가죽 오래된가죽 새가죽 등 가죽의 향이 하나로 표현될 수 없는 향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그 속에서 옴브레레더의 가죽향은 막 새로뽑은 새차의 가죽시트향이고, 거기에 자스민 향을 내려다 꽂은 것 같다.

잡설이 길었지만 사실 이런 향수가 생소한 사람에겐 옴브레레더의 첫 향은 불호가 많을거라 생각된다. 아마 맡아보면 말로 표현이 안되는 꼬릿한 향이라고 대다수가 말할거 같다.

1분) 가죽시트와 꽃 향이 분무기처럼 확 뿜어지고 내려앉은 물방울이 기화되면 수증기로써 향을 피워낸다. 나는 가죽이 꽃으로 승화한 관능적인 꽃향이라고 말하고 싶다. 언뜻 기분좋은 과일주향인 것 같기도 하다. 극도로 차분하고 매트한 꽃향기가 살갗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발화는 수시로 일어난다.

4시간잔향) 차분한 꽃향기가 힘을 잃은 느낌이다. 관능적인 꽃향이나 그 세기만 약해졌지 그 오리지널리티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향수게이  

첫향) 향수게이의 향은 정보다 조금 덜 꼬릿하다. 정의 가죽과 꽃의 비율이 7:3이라면 향수게이껀 5:5인 것 같다. 정에서는 가죽의 터프함이 자스민향을 안고가지만 향수게이껀 서로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것 같다. 꽃향이 조금 더 나는 것 만으로도 꼬릿함이 덜하고 처음부터 관능적인 향이 느껴진다.

1분) 첫향부터 관능적임이 느껴졌으니 이제부터 그 꽃은 7~8시간 이후까지 쭉 남아있다.

잔향) 매캐한?스파이시한?알콜향같은게 남아있다. 정의 시향지가 4시간밖에 지나지 않아 느끼지 못한 잔향이 향수게이 옴브레레더의 시향지에 남아있는것 같다.


총평) 여자에겐 혹은 생소한이에겐 불호가 가득한 향일 수 있으나 이 향을 한 번 제대로 음미해본다면 몇시간동안이라도 코박고 싶은 그런향이다. 자스민향과 가죽향의 조화가 정말로 감미롭다. 꽃메인노트(꽃향)+가죽메인노트(가죽+ 꽃 향을 제외한 모든 노트)로 두 향이 합쳐져 한 노트를 만들어내는 듯 하다. 잔향만으로 낯설지만 관능적인 꽃향기를 상대방에게 안겨주고 싶다면 선택해도 좋은 향수. 계절감은 여름엔 영 못쓰고 가을겨울이 주력일 것 같다. 겨울 추운날 코트를 여맬때 은은하게 흩뿌려지는 겨울꽃의 느낌  

 


톰포드 느와르익스트림

옴브레레더~느와드느와 사이의 코박죽 1~2티어 향수

1. 유사성 

ㄱ. 전체적인 느낌 4/5 (정의 전체적인 느낌과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움) 

ㄷ. 발향농도 4/5  (발향되는 노트 중 하나 혹은 여러개에 농도차이가 미약하게 있음) 

ㄹ. 향구성 4/5 (정에서 느껴지는 노트들 중 씹히거나 느껴지지 않는 노트들이 1개 혹은 2개 있음)

2.지속력 

정) 옴브레레더와 같이 탑노트가 향이 지속되는 모든시간에 존재하고 잔향 역시 7~8시간 이후에도 그 존재감이 확연함

향수게이) 정처럼 7~8시간 이후에도 그 잔향의 세기가 비슷함


3.향수평가

첫향) 첫 향부터 럼? 과일주?향이 확 들어온다. 뜨겁게 먹는 달달한 와인의 향이다. 그리고 함께 깊고 진한 우드의 향과 스파이시한 향이 확 흩뿌려진다. 이 우드하고 스파이시한 향이 과일향을 확 뒤엎는다. 너무 진해서 첫 향은 호보단 불호의 의견이 많을 것만 같다.

1분) 우드는 환상처럼 사라진다. 사라졌다기 보다는 진하고 달콤한 숙성된 과일의 향에 되려 잡아먹힌 것 같다. 오히려 첫 향보다 가벼워져 이제야 우아함을 뿜어내나 싶다. 은은한 것보단 좀 더 진한 포근한 과일주의 향이 나는 것 같다. 과일주가 떠오르지만 퇴폐적이진 않다. 무도수인 느낌. 

4시간)분명 우아한 과일주의 향이었는데 더 숙성될 여지가 있었나 보다. 어느새 달달함에 새콤함과 눅진한달콤함까지 더해져 술로써 완성이 된 것만 같다. 강렬한 과일향? 꽃향? 바닐라향? 거기에 난 첫 향에서 맡았던 나무향도 느껴진다. 분간을 할 수 없는 달달함 속에 정신을 잃기 직전이다. 분명 부담스러운데 시향지에서 코를 뗄 수가 없다 이런 느낌이 섹시한 향인가 싶다. 깊고 묵직한데 향이 멀리 퍼지진 않아 혼자 코박죽하기 딱 좋다. 


향수게이

첫향) 정과 같이 첫 향부터 과일주향이 확 퍼진다. 근데 정에서 느꼈던 잠시 나타났다 바로 사라지던 우드향이 느껴지질 않는다.

1분) 1분째엔 마찬가지로 정과 같이 은은한 우아함을 뽐낸다. 한 향수평가를 쓰는 동안 보통 3~40분이 지나는데 30분정도 지난 지금 향수게이 느익시향지에서 정과 같은 새콤달달한 정신잃기직전의 과일주향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어떻게 이런 향의 발산을 따라하는지 신기할 노릇이다. 

잔향) 미리 뿌려놨던 향수게이의 잔향은 12시간 잔향이다. 과일주의 향은 많이 미약해졌고 우디한 자스민향이 어렴풋이 올라온다. 기분좋은 은은함이 12시간이 지난후에도 남아있다.


총평) 깊고 묵직한 향수다 보니 각 노트들의 차분한 비교를 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분명 노트들을 보는데 내가 느낄 수 있는건 정과 느낌적으로 얼마나 닮았느냐일 뿐이다. 노트의 비교가 어려워 향구성과 발향농도에 안정적으로 4/5를 줬다. 

이번에 구매한 향수게이 톰포드 향수 중 코박죽 순위 2위를 자랑하는 향수다. 섹시한 향수라고들 하는데 난 도대체 향이 섹시하단게 뭔말인지 잘 모르겠더라. 하지만 이 시향기를 통해 '향이 부담스러운데 코박죽 하고 싶어지는 이 모순을 느낀다면 섹시한 향'이라고 정립하게 됐다. 향을 다시 한 번 표현하자면  "시큼과 상큼을 오가며 달콤함마저 진한 과일주가 주는 기분좋은 향기"인 것 같다. 사실 표현이 좀 모자라다. "기분좋은" 이라는 단어에 너무 많은 향을 함축시켜버렸다. 더구나 난 이 향을 호로 입력시켰기 때문에 불호일 때 어떤 이미지일지 상상이 잘 되질 않는다.

계절감은 가을 겨울이며 함부로 뿌리긴 어렵다. 분위기 진득하게 잡을 때 뿌리면 좋을 거 같다. 강렬한 잔향만을 이미지화 해본다면 바에 칵테일 적시러 가는 고독한 남자같은 느낌이다.


향수후기1 (어벤투스 / 어벤투스포허 / 로얄우드 / 모하비고스트)

https://arca.live/b/ashtrayy/58490595
향수후기2 (로즈31 / 할페티 / 집시워터 / 발다프리크 / 솔레이블랑)

 https://arca.live/b/ashtrayy/60212632

다음글은 톰포드의 패뷸러스, 화이트스웨이드, 느와드느와로 돌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