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집 : https://arca.live/b/azurlane/59362616    

어느날, 로열 모항, 지휘관이 부임하기 며칠 전

"이번에 지휘관이 새로 온다고 하는데, '환영인사'를 해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어떤 분일지 시험해보려고 하시는겁니까?"

"시험같이 거창한건 아니라 밥은 제대로 먹을 수 있나 확인해봐야하지 않겠나, 로열의 지휘관이면 로열음식을 먹어야 하니까"

아니 씨발

며칠 뒤

"뭐? 로열푸드 체험?"

로열해병푸드 체험이라고? 

"무슨 생각을 하는건진 모르겠지만 빠른 적응을 위해서는 현지 음식에 익숙해지는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나가서 먹자고?"

'커리도 현지음식이니 인도요리나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줄것이다"

"니가?"

"니가? 그런 부적절한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군"

"아니.. 니는.... 아니다... 당신이 요리를 한다고?"

'니가' means 'you'

"나를 못믿는건가? 이렇게 봐도 로열에서 요리솜씨가 가장 좋다고 자부할 수 있다"

"아니 뭐 그건 아닌데..."

'로열요리사가 로열요리를 잘해서 유명한가? 아니지 씨발'

"그렇다면 오늘 저녁에 먹는것으로 하지"

"알았어..."

'씨발... 망했다...'

로열푸드에 신고식 당하는 지휘관이었다

저녁

"블랙 푸딩?"

"로열의 전통요리지, 로열의 지휘관이 될 사람이 당연히 먹을 수 있을거라고 믿고있다"

뭔가 타버린듯한 검은 소세지를 갖다주는 킹 조지 5세

'순대같은데...'

포크로 살짝 건드려보는 지휘관

"독은 안넣었다, 뭣하면 내가 먼저 먹도록 하지"

"독? 아니 이거 돼지 창자지?"

"음? 먹어본 적 있는가?"

"이 블랙푸딩은 먹어본 적 없는데, 후추 있어?"

순대를 준다는데 감사하게 먹어줘야지

"후추? 여기"

킹조지가 건네준 후추를 살짝 뿌린 다음에 포크로 블랙푸딩을 찍어서 먹는 지휘관

(1분 뒤)

"좀 짜긴한데 맛있네, 더 있냐?"

'피순대네? 선지국밥 땡기는 맛인데 조만간 뚝배기 사서 국밥 만들고 만다'

한식-국밥에 대한 의지가 한층 북돋아진 지휘관

"뭐...? 사실 블랙푸딩은 돼지 피를 굳혀서 만든건데"

태연하게 먹길래 음식 정체를 알려주고 반응을 보려는 킹조지

"그래서? 없다고?"

펄펄 끓는 선지해장국을 먹는 한국인에게 피순대는 그냥 한끼 식사일 뿐

"...그래서? 이건 돼지 피가 들어간것인데?"

'아니 이 남자는 도대체 뭘 하다온 사람이길래 돼지 피가 들어갔다고 말하는데 계속 먹고있는 것이지?'

그냥 한국인이다

"이거 니들 먹는거 아냐? 돼지피가 들어갔든 소피가 들어갔든 다 먹었으면 없다고 말을 해"

"그렇긴 한데..."

'돼지 피가 들어갔다고 하면 외지인들은 다들 꺼리던데... 소 피?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

'주인님은 피를 원한다...'

메이드장에게 이상한 오해가 적립된 지휘관

"이건 아스팔트냐?"

"마마이트다, 로열산 스프레드지"

"스프레드? 잼 같은거라고? 그럼 뭐"

마마이트를 식빵에 얇게 발라서 먹는 지휘관

'그.. 짜장소스... 춘장? 하고 비슷한데? 나중에 이걸로 짜장면 해먹어야겠다'

"이건 많이 짠거같은데 잼처럼 발라먹는거보단 나중에 기름에 고기하고 채소넣고 볶아먹으면 맛있겠는데... 나중에 한통 챙겨줄수 있냐?"

지구반대편 로열에서 춘장 비슷한것을 찾은 지휘관

"마마이트를 기름에 넣고 볶아서 먹는다고?"

이 동양의 지휘관은 블랙푸딩부터 시작해서 잘먹는게 아니라 그냥 미친놈이 아닐까 생각하는 킹조지

'갈린 고기에 잘게 썬 채소를 넣고 콩기름과 마마이트를 넣어서 볶는다... 실험해볼 필요는 있겠군요' (1)

로열짜장소스를 만들 준비가 된 벨파스트

"마지막은 이거다, 장어젤리"

"장어 젤리?"

"장어로 직접 만든 젤리지, 혹시 생선을 못먹는건가?"

"아니? 그런데 장어....젤리....?"

포크로 젤리를 찔러보고 한입 줏어먹는 지휘관

"그렇다만? 장어를 처음 보는것인가?"

"너는 씨발 생선가지고 장난치냐?"

생선비린내가 확 올라오는 차가운 장어젤리에 성질뻗친 김치맨 지휘관

"뭐? 당신은 로열 음식이 장난으로 보인단 말인가? 어떻게 그런 말을"

지휘관의 폭언에 화가 난 킹조지

"아니 니들은 장어를 어떻게 하면 이렇게 맛대가리 없게 만들 수 있냐? 젤리로 만들꺼면 적어도 비린내는 안올라오게 만들어야지!"

"이게 뭐가 어때서 그런가? 장어 본연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것인가? 중앵에서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중요시 한다고 들었다만"

"뭐? 내가 중앵 출신으로 보이냐? 아니지, 중앵도 비린내 올라오는걸 생선 본연의 맛이라고는 안한다!"

"지휘관은 이스트글램 출신이었나, 무지함에 사과하지"

'이년이?'

>한국인을 도발하는 방법 : 일본인이냐고 물어본 다음 아니라고 하면 중국인인줄 몰랐다며 사과하기

"아닌데? 그리고 니들은 여기 사람이 몇명인데 장어를 구워먹을 생각을 아무도 안한거야? 아니 중앵도 장어는 숯불에 대고 구워먹잖아?"

"장어를 차콜위에서 구워먹는다고?"

'이 남자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것이지?'

"아니 로스트 디너를 먹는 나라에서 장어를 구워먹는다는걸 아무도 생각안했단말야? 그냥 구워서 후추쳐서 먹어도 이거보단 맛있겠다"

편견과는 다르게 고기는 정말 맛있는 로열요리인데 생선은 왜 이따구인지 이해가 안가는 지휘관

".... 그렇군, 확실히 아무도 로스트 디너로 장어를 구워먹자고 한적이 없다"

"안되겠다 다른건 몰라도 장어젤리 이건 아니다, 장어하고 생강하고 식초 갖고와라, 내일 장어 바베큐를 알려주마"

장어구이를 알려주겠다

'생강하고 식초? 바베큐?'

다음날 오후, 주방

"장어를 산 채로 가지고 올줄은 몰랐는데"

"좋은 요리는 신선한 재료부터 시작이다"

"생강도 가지고 왔습니다"

요리를 잘하는 킹조지와 벨파스트

"그럼 내가 장어 손질할동안 생강 채썰어봐라(shred)"

얼굴본지 얼마나 됐다고 일부터 시키는 지휘관

"생강을 잘게 썰라고? 장어 손질할줄은 아는건가?"

퍽!

"뭐?"

그새 장갑끼고 장어 눈깔에 송곳을 박고 작은 사시미칼로 장어 등을 따기 시작하는 지휘관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 등뼈는 놔둬, 나중에 튀겨먹을꺼니까"

장어의 점액질을 닦아내고 따낸 등뼈를 모아두면서 손질을 계속 하는데

"네? 뼈를 튀긴단 말입니까?"

"바싹 튀기면 고소하고 맛있는데, 안먹고 버려?"

"뼈를 튀겨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적이 없습니다만..."

당연히 장어 뼈를 튀겨먹은적이 없는 벨파스트 

"그럼 이제 먹으면 되겠네, 저기 바베큐 그릴에 숯 넣어서 불좀 올려봐라, 나는 양념장어 만들고 있을테니"

"...알겠습니다"

'양념장어?'

잠시 후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저긴가"

지나가다가 뭔가 맛있어보이는 냄새가 나서 들어온 함순이 하나

"저도 먹을거 주세요"

식당으로 들어와서 말도없이 지휘관의 옆에 앉는데

"어? 넌 누구냐?"

갑자기 튀어나온 포미더블을 처음보는 지휘관

"누구세요? 처음보는 얼굴인데"

지휘관을 처음보는 포미더블 

"이번에 새로 온 니들 지휘관인데? 넌 누구냐?"

'상관 얼굴도 모르는건가'

"포미더블님, 주인님께 인사는 하셔야하지 않겠습니까?"

"앗... 일러스트리어스급 3번함 포미더블이랍니다, 이건 뭔가요?"

새로 온 지휘관보다 새로운 음식에 관심이 가는 포미더블

"응? 이거? 장어구이"

로열 함순이들이 혓바닥부터 해서 정신머리까지 특이한 애들이 많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는 쿨가이 지휘관

"장어? 그 젤리 그거요? 그걸 왜 먹어요?"

포미더블도 거르는 장어젤리

"그 쓰레기는 말도 꺼내지마라, 킹 조지 부시 얘가 어제 나한테 그거 처먹이다가 성질뻗쳐서 이짓거리 하니까"

"킹 조지 부시가 아니라 킹 조지 5세다, 그리고 장어젤리는 쓰레기가 아니다"

"솔직히 장어젤리는 맛없는데 장어를 이렇게 구우면 뭐가 달라져요?"

오늘 처음 본 지휘관에게 먹는걸 가지고 공감하는 포미더블

"너는 삶은감자하고 피쉬앤칩스의 칩스가 맛이 똑같냐?"

로열-맞춤형 교육을 하는 지휘관

"아...."

납득

"그래서 이거 먹을거냐? 장어 싫어하는거 같은데?"

"네, 왠지 이건 맛있어 보이네요"

"아직 덜익었으니까 5분만 기다려봐라, 여기 포크"

작은 접시에 뭔갈 덜어주고 포크를 넘기는 지휘관

"매워!!!"

말도없이 포크로 작은 접시에 있는 노란것을 집어먹다가 소리지르는 포미더블

"귀청떨어지겠네, 야 임마 그걸 그냥 줏어먹으면 어떠카냐"

"이거 생강이잖아요? 이걸 익히지도 않고 썰어서 올린 이유가 뭐에요? 지금 불청객이라고 쫒아내는거에요?"

"장어는 기름지니까 이거하고 같이 먹으라는거야"

장어구이에 먹는 생강채를 꺼내서 자기접시에 담고 간장을 두르는 지휘관

"왜 말안해주신건가요?"

"내가 먼저 먹을꺼니까"

생강 썬것을 몇점 줏어먹고 익힌 장어를 가위로 써는 지휘관

"......."

'어떻게 저걸 그냥 먹고도 얼굴 하나 안변하지? 사람 맞아?'

"써는건 제가..."

"내가 먼저할테니까 보고 나중에 따라해"

"알겠습니다"

(잠시 후)

> 그릴 위에 있던 장어가 전부 사라졌다

"장어 더 없어요?"

"장어 싫다면서 이걸 그새 다 먹었어? 난 뭐 먹으라고"

"장어 젤리가 싫은거지 이 장어구이는 먹을만하네요, 생강을 같이 먹으니 느끼하지도 않은데 그 옆에 빨간 장어는 뭔가요?"

먹을만한 소금 장어구이 (5마리)

"음식 하난 복스럽게 잘먹네, 이거? 양념장어"

음식앞에서 깨작거리지 않고 잘 줏어먹는 포미더블이 싫지만은 않은 지휘관

"양념장어?"

"고추장 들어간거, 좀 나중에 뜯으려고 했는데 장어가 있으니 지금 뜯어야지"

"고추장은 뭔가요?"

"레드페퍼 페이스트"

"그거 매운거 아니에요?"

"생강보단 안맵지?"

"그럼 저도 줘요"

"그럼 이거 니가 구워봐라, 나는 장어뼈 튀김 해올테니까"

"뼈 튀김말인가요?"

"ㅇㅇ 간식으로 먹을만해"

잠시 후 

"매워!!! 물! 물!"

고추장 소스가 들어간 양념장어를 여러조각 줏어먹더니만 입에 불난 포미더블

"이건 좀 많이 자극적인게 아닌가?" "확실히 자극적인 맛입니다"

양념 장어를 한조각 줏어먹고 고추장 맛이 확 올라오니 당황하면서 우유를 한잔씩 따르는 킹조지와 벨파스트

"대신 소금구이보다 기름진 맛이 확 잡히지"

장어 뼈튀김을 완성해가지고 온 지휘관

"그건 그렇습니다만..."

'확실히 느끼함은 안느껴지는데...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가?'

"취향차이니까, 중앵은 여기에 데리야끼 소스 발라서 구워"

"데리야키?"

"간장-설탕-식초 소스, 이거보다 덜맵고 달고 짜고 산뜻한 그런거 있어"

"그런데 그걸 왜 안하고"

"중앵 이야기 하길래 데리야끼 소스는 먹어봤을줄 알았지, 안먹어본걸 해야할거 아니냐"

"...... 솔직히 이게 맛있다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순순히 장어구이를 인정하는 킹조지

"맛있으면 됐네, 그러면 장어젤리같은건 포기하고"

"하지만 전통이"

"전통이 지금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면 바꿀줄도 알아야지, 나말고 내옆에 얘도 장어젤리 거르는데, 뭐야 뼈 튀김 언제부터 먹고 있었던거야?"

"바삭한게 맛있네요"

그새 뼈 튀김까지 줏어먹는 포미더블

"이게 장어 뼈 튀김인건가, 생선 스낵같군" "바삭합니다"

"바싹 튀기면 먹을만 하다니까?"

"이건 안맵고 맛있는데 더 줘요"

"장어 손질해야 나오는데 니가 손질할래?"

"그럼 장어구이 더 줘요"

"너 그러다가 엉덩이에 불난다"

"레이디한테 테이블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사와요"

"아니 나보다 매운거 못먹는데 이만큼 먹어놓고 다음날 멀쩡할거같아? 내일 오전 스케쥴 비워놔라" 

"네?"

"여기 조지나 벨파스트는 몰라도 너는 진짜니까 잔말말고 오전은 어디 나가지 마라"

"아하하하 거짓말..."

"...진짜야"

다음날 아침, 화장실

"아아아아악!!!"

엉덩이가 찢어지게 불타는 포미더블

"지휘관 미워!!!"

자업자득이다

1)

https://youtu.be/Z8Svj_-KJuk?t=424

마마이트로 짜장면 만들어 먹이기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