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나 심심해!”

 

오늘도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쨍쨍한 목소리, 그 요란스러운 소리의 주인공은, 두말할 것도 없이 뉴저지였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그러니까 그걸 왜 이 시간에, 그것도 내 방에서 말하는 거니. , 시계를 보렴.”

 

소파에 엎드려 발을 동동 구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지휘관은 쓴웃음을 그림과 동시에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 비추는 시각은 새벽 1, 명백히 늦은 시간이었다. 소파에 발을 구를 시간은 더더욱 아니었고.

 

그치만 심심한걸! 어차피 지휘관도 뭐 할 거 없잖아. 놀자!”

 

왜 없어. 여기…….”

 

! 빨리!”

 

으에엑.”

 

주섬주섬 책을 꺼내려던 지휘관이었지만, 늘 그랬듯 뉴저지는 그걸 가만 두지 않았다. 책은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갔고, 지휘관은 뉴저지의 반대편에 앉아야 했다.

 

그렇게 책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한 바로 그 순간, 뉴저지는 회심의 미소를 그려 보였다.

 

! 트럼프야! 재밌겠지?”

 

그건 또 어디서 났데.”

 

후후, 비밀이지. , 빨리하자!”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자신이 진다는 전제는 절대로 깔아놓지 않았다는 그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며, 지휘관 또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자신 있나 봐?”

 

당연하지, 내가 누군데.”

 

의미심장한 미소는 지휘관과 뉴저지, 둘 다 가지고 있었다. 분명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이었지만, 그 미소의 농도는 지휘관 쪽이 조금 더 진했다.

 

, 카드를 뽑아라. 듀얼리스트여.”

 

지휘관 어디서 이상한 거 배워왔어.”

 

 

 

 

***

 

 

 

 

11 도둑잡기 보다는 포커가 더 재미있다는 이유로 둘은 30분을 내리 포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팽팽한 승부의 결과는 당연히.

 

내가 밀리다니 말도 안 돼…….”

 

쉽네.”

 

, 그가 자신의 패를 내놓으며 던진 말이었다. K가 4, 포 카드, 당연히 지휘관의 승리였다. 내리 이어지는 압도적인 행운에 뉴저지는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야! , 이건 사기야!”

 

어찌 보면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지만, 그녀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나름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다. 지금 뉴저지는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했으니까.

 

분명 무슨 수를 쓴 거야! 그렇지 않고선 내가 이렇게…….”

 

카드 가져온 거, 너다?”

 

, 지휘관이 슬쩍 웃고, 뉴저지는 패배의 쓴맛을 느끼며 절망을 맛본다. 분명 자신 있었는데,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좋은 패가 나오면 지휘관은 미련 없이 게임을 포기하고, 나쁜 패가 나오면 귀신같이 배팅한다. 미리 무슨 수작을 부렸거나 독심술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이 억울한 상황에, 뉴저지는 살짝 이를 악물었다.

 

다시! 다시 해!”

 

~ 그러시죠.”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지휘관이 카드를 셔플하고 한 장씩 나누기 시작한다. 물론 뉴저지는 행여나 무슨 나쁜 짓을 할까 그의 손을 빤히 바라보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순식간에 모인 5장의 카드, 수 없는 고심 끝에 패를 확인한 그 순간, 뉴저지는 승리를 확신했다.

 

“5! 5개 배팅……

 

다이.”

 

대체 왜…….”

 

털푸덕, 밀려오는 탈력감에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아버린 뉴저지를 보며, 지휘관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야~ 풀 하우스였어?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책상에 짓눌린 그녀의 쫀득한 볼따구를 꾹꾹 누르며 한 말이었다. 정확히는 승자의 권리, 조롱이었다.

 

블랙 드래곤도 별거 없구만.”

 

으으……으으으…….”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 지휘관이 이긴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가 워낙 얼굴에 감정을 잘 드러내는 편이었으니까.

 

덕분에 지휘관은 어떤 상황에 배팅하고, 어떤 상황에 죽어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좋은 카드가 들어오면 입꼬리가 올라감과 동시에 눈이 땡그래지고, 나쁜 카드가 들어오면 그 반대.

 

굳이 말해주진 않았다. 애초에 말해준다고 해도 고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귀여웠기 때문이다.

 

그만할까? 내가 이기기만 하니까 재미 없을 거 아니야.”

 

우우…….”

 

지휘관은 다시 한번 그녀의 볼따구를 눌렀다. 강한 탄력감과 동시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하루 종일이라도 만지작거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아직 안 끝났어! 나는 실전에 강한 여자라구!”

 

, 여태 했던 건 연습 판이라고 돌리는 거야? 구차하기 짝이 없는걸?”

 

으으…… 잠깐만 기다려!”

 

그리 말하며, 뉴저지는 냉장고, 그러니까 지휘관의 냉장고에서 술을 잔뜩 꺼내왔다.

 

지금부터가 진짜야! 진 사람은 벌로 술 마시기!”

 

오늘 블랙 드래곤이 레드 드래곤이 되는 꼴을 보겠구나.”

 

그리고 종목도 바꾸자!”

 

큰일 났네.”

 

그리고 탁, 이번에 그녀가 꺼내온 물건은 바로 젠가였다.

 

표정 관리는 하등상관 없이 순수히 실력으로만 결정되는 게임, , 이제 지휘관도 질 확률이 생겼다는 뜻이었다.

 

, ROUND 2!”

 

, 재밌겠네.”

 

순식간에 탑을 쌓아 올린 뉴저지의 눈빛은 늘 상과 마찬가지로 빛나고 있었다. 빨려 들어갈 듯 깊은 그 눈동자에, 지휘관 역시 빨려 들어갈 듯 눈을 떼지 못했다.

 

나부터 한다!”

 

그리고 톡, 뉴저지가 나무토막 하나를 빼는 것을 시작으로, 벌칙이 걸린 진짜 게임이 시작되었다.

 

 

 

 

 

 

 

 

근데 사실 저 뉴저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