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온갖 상상이 다 됨




잠시 시내로 나간 지휘관이 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울리히 당연히 거짓으로 치부하며 자신에게 소식을 전한 함순이의 멱살을 잡으며 분개하는 거지.


"거짓말 하지마라. 내 앞에서 한 번 더 그런 소리를 한다면, 찢어 죽이겠다."


애써 현실부정, 허나 돌아오는 것은 진즉에 싸늘히 식어버린 지휘관의 시체, 그리고 눈물.


울리히는 태어나 처음 겪는 감정에 사고가 멈춰, 호흡 역시 잊어버린지 오래.


고개를 저으며 거짓말이라고, 제발 농담이라고 해달라 빌지만, 바뀌는 건 없어, 지휘관의 시체 앞에서 무릎 꿇고 오열해. 마음이 찢어지는 거지.


아프고, 아파서, 아픈 까닭에, 마음이 무너지고, 갈라져 형태를 잃어버리고, 더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마음은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해.


그 때 내가 옆에 있었더라면, 그 때 혼자 보내지 않았더라면, 지휘관은 연약하고 약한 존재인데, 나는 왜 그를 홀로 둔 걸까.


이제는 비난의 화살이 자기에게 향하기 시작해. 부질 없는 짓이라는 걸 머리는 이해했지만, 마음은 이해 못해. 자책하는 거지.


미안해 지휘관,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의 곁에 있었더라면, 널 혼자 두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나와, 하지만 아픈 가슴을 치유해 줄 사람도 눈물을 닦아 줄 사람도 없어.


지휘관, 나 이제 너 없으면 안 되는데, 네가 내 곁에 있지 않으면 나 이렇게나 아프고 망가지는 데, 넌 어디에 있는 거야.


그래서 미안해. 너를 지키지 못한 나를 원망해, 증오해.


하지만 그 이상으로 당신을 사랑했어.


그렇게 절망의 굴레에 빠져 하루 종일 자책만을 반복해, 그러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는 어느 날, 신의 농간이 일어나는 거지.


"울리히? 방에서 혼자 뭐해?"


"지휘관...?"







이 뒤로 지휘관 과잉보호 들어가는 울리히 보면 개꼴릴듯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