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챕터4

"뼈가 녹고 있다."

가르가의 말대로였다.
거수의 골격은 가슴 부분에 거대한 구멍이 있었고, 그 주변의 뼈가 융해되어 있었다.
과연 누가 이렇게 크게 성장한 메기도를 죽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 야수보다 강한 마수가-
죽인 거다.

"엄청난 운동 에너지와 열량을 가진 야수가 흉부를 관통......시킨 모양이에요."
"-놈인가."

가르가의 한 마디에 난 말없이 수긍했다.
그 때 본 가르가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증오만이 아니다.
분노만이 아니다.
하물며 슬픔도 아니다-
그것은 순수한 적의뿐이었다.
-마치 굶주린 짐승이 다른 짐승을 노리는 듯한.

가르가는 그날 이후 말을 꺼내지 않는다.
고속정의 조타키를 잡고선 수평선 건너를 계속 바라본다.
가끔 파도 저편에서 빛나는 게 보인다.
독기 결정이다.
하늘을 향해 융기하는 그것은 마치 첨탑으로도, 뾰족하게 솟은 송곳니로도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붉은 바다에도 약간 존재하는 소울......생명의 힘을 흡수해 독기로 바꾼다.

"이런 게 있으니까......"
"......봐라."

결정의 융기에 수많은 파괴의 흔적이 있다.
균열 사이에서 새로운 결정이 생겨난다.

"그녀석이......부쉈나요......?"
"의외로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겠지."
"쫓을 수 있을까요?"
"계속 쫓기만 하면야......"

가르가는 가끔 당연한 것을 무겁게 말한다.
평소였으면,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재미가 느껴졌겠지.

"어떻게 할까요? 세상 끝까지 쫓아갈까요?"
"끝이 있다면 좋지. 거기서 끝을 낸다."
"알고 있나요? 가르가. 세상 끝엔 폭풍의 벽이 있대요."
"들은 적은 있어. 계절을 불문하고 폭풍이 몰아친다고 하더군."

토멸사는 바다 위에서 싸운다.
그들은 예외없이 바다 사나이였다.
십수년의 전력을 자랑하는 가르가라면 한 번 이상은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였다.
하지만- 폭풍의 벽의 존재는 소문일 뿐, 실재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확인하려고 해도, 바깥으로의 항해는 이번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금지되어 있다.
토멸사들은 몇 번이나 바깥으로의 조사를 주장했지만 실현하지 못 했다.

"이 배로 괜찮을까요?"
"이건 튼튼해. 문제는 내 조종 실력이겠지."
"......새삼스럽지만 바보같네요......둘 뿐이라니."
"싸우는 건 우리들뿐이다."
".....알고 있어요."
"넌 괜찮냐."
"......전......이번 임무가 없었으면......분명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거에요."
"-그렇군."
"그 녀석을 죽이고 나면 더 이상 목숨은 필요없어요,"

처음으로 속 시원히 말할 수 있었다.

죽음이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그건 잠에 빠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깨어날 수 있는 걸까.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인간의 자아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난 죽음을 의식해서 한층 더 강하게, 나 자신의 생명이 하나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독기 결정을 본 지 며칠 후.
......피처럼 붉었던 하늘이 새까맣게 물들어 심하게 날뛴다.
바다는 본격적으로 일렁이기 시작한다.
난 가르가 옆에서, 뒷쪽 창문을 봤다.
가르가도 끊임없이 뒤를 의식한다.

"세상 끝에 도착했나 봐요......"
"그러게."

가르가는 또다시 뒤를 돌아본다.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건 파도였다.
뒤에서 오는 파도에 덮쳐지면 배는 꼼짝없이 잠긴다.

"이 앞에 뭐가 있을까요?"
"몰라. 하지만 끝을 봐야지."

굉음이 퍼진다.
파도가 일어서는 소리라는 것을 안 건 잠시 후였다.
눈 앞에 파도가 곧게 서 있다.
가르가는 키를 돌려 파도를 피했다.

"......이 폭풍, 이상해요."
"독기가 날뛰고 있어. 뭔가와 부딫히고 있다......!"
"부딫히고 있다니요-?"

설마-
정말로 세상 끝이라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