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 Fernandez - Last Call Habano Chiquitas

필러: 니카라과산

바인더: 니카라과산

래퍼: 에콰도르산 아바노 로사도

사이즈: "Chiquitas(치키따스)" Rothchild(로스차일드)(3 1/2 x 50)


AJ 페르난데즈는 아주 많은 제품군과 더불어 아주 많은 시가 브랜드의 블렌딩을 맡는걸로 유명한 브랜드임.


Last Call 제품 자체는 2016년에 데뷔를 했으며, 제품 출시에 대한 이모저모가 상당히 재밌음.

이 시가는 원래 AJ 페르난데즈 회사의 카사 블랑카 집에서 마지막 분기의 NFL 경기를 보러 모인 게스트들에게 나눠 주는 시가였다고 함.

그러다가 이걸 시장에 내놓기로 했고, 그래서 탄생한게 Last Call 시가.


미국에서 출시되는 시가답지 않게 Last Call의 비톨라 중 가장 큰 사이즈가 6x46 사이즈의 "Geniales" 피라미데 비톨라이며, 그 중 가장 작은 비톨라 지금 리뷰하는 3.5x50 사이즈의 "Chiquitas" 비톨라임.


"Chiquitas"는 스페인어로 직역하면 "작다"라는 뜻이지만, "귀염둥이" 또는 "예쁜이" 정도의 애칭으로 쓰이기도 하는 단어임. 사이즈를 생각하면 상당히 적절한 네이밍.


한국에선 국내 사격대 대비 싼 만원 후반대로 구할수 있지만, 사이즈 대비 그렇게 가격이 좋은것 같진 않음. 당장 현지 소비자 권장가격은 5달러 정도로 세배 더 비쌈.


개인적으로는 "긴 시간동안 시가를 음미하는 행위" 자체를 시가의 매우 값어치 있는 하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5인치 미만의 시가는 선호하지 않음.

그래도 이 Last Call 자체가 가성비 대비 매우 괜찮은 시가로 이름을 날렸기도 하고, 굳이 이런 사이즈로 만들었겠지 싶어 구매해봤음.


시가를 살펴보면 첫번째로 래퍼가 풋을 덮고 있는 "Closed Foot" 시가인게 눈에 띄며, 크게 말할것 없이 잘 말려있는 시가임.

시가 밴드가 참 취향에 맞는데, 20세기 중반 로고에 쓰일법한 레트로틱한 글씨체에 빨간색과 옅은 누런색의 조화가 참 예쁨.


또 이만큼 짧은 로스차일드 시가는 "Nub"와 "더바코 STSS" 이후로 굉장히 오랜만인데, 게다가 내가 태운 시가 중 가장 짧은 시가이기도 함.


냄새를 맡아보면 시가 특유의 건초향과 함께 큐반에서 느껴질법한 꼬릿한 암모니아 내음이 느껴짐. (난 개인적으로 이 냄새를 좋아하지만...)


스트레이트 컷을 하고 드로우를 해보니, 빽빽한 감이 느껴지는 빨림과 동시에 너티하고 꼬릿한 건초향이 코에, 감칠맛과 짭짤함이 혀에 맴돎.


(이번 시가는 굉장히 짧기에, 지점 구분없이 리뷰를 작성하겠음.)



착화하자마자 느껴지는건 태운듯한 견과류의 향과 화사하게 톡 쏘는 플로럴한 스파이시였음.


착화 이후로는 풀 바디감의 스트렝스를 선보임.

연무를 빨아들이자마자 매우 톡 쏘는 페퍼 스파이시함이 몰려옴과 동시에 상추를 씹어먹는것 같은 과채류의 씁쓸함이 몰려옴.

그 이후 연무를 뱉어주면 계속되는 스파이시와 씁쓸함을 밑으로 땅콩의 너티함, 꾸릿하면서 짭짤한 감칠맛과 플로럴함이 느껴지지만, 

강렬한 페퍼리함과 씁쓸함한테 묻히는 감이 있음.


코로 연무를 뿜으면 점막에 자극이 가는 정도의 매콤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연초 특유의 꾸릿꾸릿함과 (개인적으로 불호하는) 과실향이 강화되어 느껴짐.


아까 콜드 드로우를 할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착화 이후로도 빽빽한 감의 드로우가 걸리는 느낌임.

그래도 잘 타들어가고 있고, 연무도 적은 편이긴 하나 형성되는것 자체는 나쁘지 않음.


(반 정도를 피울때까지 페퍼리함과 씁쓸함은 계속 입 안에 쌓이고 있었음.)



밴드를 떼어내고 반 정도를 태우고 난 이상부터는 바디감이 살짝 누그러진 감과 함께,

너티함과 짭짤함, 꾸릿한 훈제향이 서서히 메인 톤으로 꿰차고 올라옴.

아까의 페퍼리함과 씁쓸함은 사그라들고 위의 풍미들과 같이 밸런스를 맞추기 시작했으나, 그래도 입 안에 피니쉬로 텁텁하게 쌓이는 느낌임.


초반부에 비해 한껏 즐길만해졌으며, 코로 연무를 뿜을때 길게 남는 이 꾸릿한 훈제향이 특히 맘에 들었음.



마무리 단계에 가까워질 무렵 한층 더 발전된 풍미를 내뿜는데,

아까의 너티함과 스파이시함을 필두로 커피향과 계피향, 플로럴함 그리고 살짝의 커피 프림같은 크리미함도 추가되었음. 

거기에서 꾸릿한 훈제향과 짭짤함이 적절하게 끝맺음 함.


"왜 이제 와서 이런 맛을 내어주니"란 아쉬운 생각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잡기 힘들때까지 피운 후 마쳤음.


40분 정도를 태우고 내려놓음. 니코틴 강도는 순한 편.


만듦새:

재: 살짝 짙은 회색의 재가 일관적으로 이어지고, 재 조각이 흩날리는것 없이 엄청나게 견고한 재를 선보임. 짧은 시가임을 고려해도 한번은 떨어질법한데, 사진으로 보면 알겠지만 한번도 안떨어지고 예쁘게 층층이 형성됨.

번(Burn): 아주 살짝 울퉁불퉁하게 탔으나, 역시 고쳐줄것 없이 완벽하게 타들어감. 

드로우(빨림) + 연무량: 빡빡한 감이 있는 드로우였으나 피울수록 나아지는 경향을 보임. 연무량은 적은 편이었으나 큰 문제 없이 형성됨.


총평:

초반부까지만 해도 "아, 역시 아바노 래퍼구나" 싶을 정도로 스파이시함과 씁쓸함이 메인이었는데 반해,

피면 필수록, 특히 마지막 지점에 들어서야 제대로 된 맛을 내뿜어줘 "이래서 "Last" Call이라 불리는건가.." 싶었음.

마지막 지점이 제일 맛있는 순간은 흔하지 않았기에 상당히 인상깊었기도 하고.

그런 풍미를 처음부터 선보였다면 박스채로 살 의향이 들 정도의 괜찮은 데일리 스틱 초이스가 될법 했지만...

애초에 나는 5인치 이상의 로부스토 시가들을 선호하기도 하고, 아바노 래퍼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아바노 래퍼 특유의 스파이시함과 페퍼리함을 좋아하고, 시가를 태울 시간적 + 경제적 여유가 부족하지만 시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좋은 선택일것 같은, 그런 시가였음.


마두로 버전도 있는데, 이게 더 취향에 맞겠다 싶기도 하고 대체적인 평도 그 버전이 나아 다음에 한번 피워볼 계획임.


7.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