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encia - Alma del Fuego Concepcion

필러: 니카라과산 (오메테페산 등)

바인더: 니카라과산 (오메테페산 등)

래퍼: 니카라과산 (자팔라산)

사이즈: "Concepcion(콘셉시온)" Toro(토로)(6 x 54)


2019년에 출시되어 플라센시아에서 "Alma"란 이름을 단 세번째 시리즈로,

Alma del Fuego 시가는 니카라과의 오메테페 지역에서 재배된 잎을 사용해 만든 시가임.

오메테페 지역은 화산 두개가 있는 지역으로, 특성적인 토양으로 인해 매우 개성적인 맛을 가지고 있는 담뱃잎이 자란다고 함.

자팔라 지역산 래퍼은는 달콤함을 선사하고, 나머지의 오메테페산 담뱃잎은 스파이시함과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한다고 함. 


"Alma del Fuego"는 스페인어로 "불의 영혼"이란 뜻으로 풀 바디 시가를 만들었다는걸 강조하는 플라센시아의 네이밍 센스가 돋보임.

플라센시아는 이 시가 전에는 딱히 풀 바디를 지양하는 시가를 만든 적이 없기 때문.


한국에선 레솔베르가 4만원 중후반대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나는 직구를 해서 샀음.

현지 권장 소비자가격은 16달러 중반선으로, 플라센시아의 프리미엄 라인답게 역시 비싼 축에 속함.


시가를 살펴보면 역시 잘 말려있다는게 보이며, 눈길을 끄는 클로즈드 풋이 보인다.

향을 맡아보면 시가에서 날법한 특유의 건초향과 꼬릿한 향, 그리고 이 시가는 특히 견과류의 고소한 향이 더 강조되어 느껴진다.


스트레이트 컷을 하고 드로우를 해보니 적당하게 딱 좋은 드로우감이 느껴지며, 동시에 시가 평소의 건초향을 밑으로 고소함과 메이플 시럽의 향이 느껴짐과 동시에 혀엔 감칠맛이 돎.


1/3 지점:

미디움에서 풀 바디감.

착화를 하면서 연무가 입에 들어오자마자 혀에 톡 쏘는 그을린 나무 밑으로 약간의 너티함이 느껴짐. 상당히 강하다.


착화 이후로는 미디움에서 풀 바디감으로 진행됨.

진한 토스팅된 나무와 시트러스함이 먼저 느껴지며,

그 밑으로 버터에 구운듯한 토스트, 땅콩의 너티함과 달달한 플로럴한 향이 코를 침과 동시에 혀엔 짭짤한 감칠맛을 맛볼수 있음.

이후 피니쉬로는 칼칼한 페퍼리함이 입 안에 잔존하며 마무리됨. 

코로 연무를 뿜으면 점막이 자극되면서 페퍼리함이 더 부각되나, 전혀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음.


첫 인치를 피운 이후 시점부턴 아까의 강렬했던 시트러스함이 줄고,

연무가 매우 부드러운 질감으로 변함.


전체적으로 버터, 견과류, 플로럴한 달달함과 페퍼리함이 서로 잘 어우러져 올라옴.



2/3 지점:

미디움 바디감.

부드러운 질감의 연무는 계속되며, 코로 연무를 뿜어도 자극이 거의 없음.

전 지점의 버터리한 토스트와 땅콩의 너티함을 베이스로,

단맛이 더 부각되어 아카시아 꿀 같은 풍미를 내어줌과 동시에 로스팅한 커피향도 추가되었음.

그러다가 전 지점부터 잔존하던 칼칼한 페퍼리함으로 바디감 있게 피니쉬됨.


저절로 "오 맛 좋네"란 소리가 나오고, 이 시가의 박스 가격을 찾아보고 있었을 정도로 풍미들의 조화가 훌륭했음.


심지어는 재도 매우 견고하면서 조각 하나 흩날리는것 없이 예쁘게 형성되고 있었음.


3/3 지점에 도달하려고 할때쯤 커피향이 더 극대화되기 시작하며, 그와 동시에 혀에 직접 느껴지는 쌉쌀한 맛도 비중을 더 차지하기 시작함. 

시트러스와 플로럴함도 도중에 추가되어 버터리함, 너티함과 달달함이랑 함께 밸런스를 잘 갖추고 있음.



3/3 지점:

풀 바디감.

여전히 진하고 부드러운 연무의 질감을 선보이나, 바디감 자체는 격상되었음.

설탕을 타지 않은 라떼의 풍미가 진하게 메인 톤을 차지하며, 쌉쌀한 맛이 혀에 느껴짐.

그와 같이 땅콩의 너티함과 병아리콩의 구수한 담백함이 느껴지며,

달달한 플로럴함과 시트러스 노트는 마일드하지만 살짝씩 잘 올라와주고 있음.

그 이후 쌉쌀하면서 짭짤한 감칠맛으로 마무리됨.


쌉쌀함이 혀에 남긴 하나, 커피와 비슷한 쫀득한 쌉쌀함이라 거부감은 없어서 좋았음. 그래도 상당히 강하게 혀에 남긴 함.

간만에 참 마음에 드는 시가라 손가락으로 잡기 힘들때까지 피우다가 마무리했음.


1시간 15분 정도를 피우고 내려놓음. 상당히 큰 6 x 54의 토로 그란데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흡연 시간이 비교적 짧아, 연소량이 상당한 시가인듯 함. 니코틴 강도는 상 정도로, 삐가리가 온몸이 떨릴 정도로 오는게 느껴질 정도였음. (컨셉 자체가 풀 바디 시가라 놀랍진 않았지만...)


만듦새:

재: 살짝 짙은 회색의 재가 일관적으로 이어지고, 많이 견고하며 예쁘게 형성됨. 재 조각이 후반부에서야 살짝 흩날리나 문제는 없었음.

번(Burn): 이따금씩 울퉁불퉁하게 타들어가긴 하나, 알아서 고쳐 타들어가기에 직접 고쳐줄 필요없이 문제없는 번을 보여줌.

드로우(빨림) + 연무량: 드로우도 완벽했고, 따라 연무량도 풍부했음.


총평:

역시 플라센시아는 나를 실망시킨적이 없음.

전체적으로 진한 고소함이 겸비되어 있으며, 달달함과 버터리함이 같이 매우 좋은 조화를 이루어줘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즐겁게 태웠음.

후반부에서 쌓이는 커피의 쌉쌀함(그러나 전혀 텁텁하지 않은)과 비싼 가격, 강한 기코틴 강도는 어떤 사람들에겐 호불호가 있을수도 있겠으나,

이정도면 매우 훌륭한 시가라고 말하기에 부족하지 않음.

풀 바디의 시가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누구나에게 맞을만한 시가라 꼭 한번 권하고 싶음.

나야 뭐 피고 있는 중간에 이미 박스 단위 가격 체크하고 왔으니...


9.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