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들을 보니까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이 금욕적이고 도덕적을 중시하는 사람보다 호감이었음. 그래서 술 담배는 않하지만 하는 사람들을 호감으로 여겼음. 조부모님 세대가 하나 둘 돌아가시면서 그 모습을 보니까 침대에 묶여서 십수년간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를 받으면서 의식도 없는 상태던데 그 꼬라지를 겪느니 폐암으로 일찍 뒤지는 편이 낫겠다 싶었음. 한 25살쯤 넘어가니까 오래 살아도 내가 간직하는 추억은 한순간에 불과한데 오래 살아뭐하겠냐는 회의감도 들었고. 그래서 펴봤음. 본래 부모님을 닮아서 고민이나 불안이 많은 성격인데 파이프 물고 있으니까 한결 나아져서 자주 웃게되고 마음도 편하고 무엇보다 담배 맛도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