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문득 되돌아보니, 이런 글을 쓴다고 말한지 벌써 반년은 지나있더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뤘는데 더는 안되겠다 싶어 써봄.

들어가기 앞서 말하자면, 이건 소수의 지인들과 도란도란 모여서 노는 작은 서버에 있는 것들인데, 그러다보니 내가 참여하지 않은 부분도 나올 수 있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우리의 주제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재현하자!'도 아니고 영세하다보니 철저히 똑같이 따라한다기보단 필요한 부분만 떼서 갖다 쓰는 정도라는 점...



파도바 식물원 (Padua Botanical Garden / Orto Botanico di Padova)

번호  524 / 연도  1997 / 기준  (ii), (iii)



마인크래프트에서 제공하는 식물은 지속되는 업데이트를 통해서도 그 수가 많은 편은 아니기에...

자세히 보면 한두가지 식물로 도배를 해 놓은 꼴이다. 그러려니 하자.


* 히스토리컬 가든

 파도바 식물원이 가지고 있는 타이틀인 '설립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현존 최고(最古)의 식물원'은 이 부분. 1545년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약용식물의 재배와 약학지식 보급의 필요성을 느껴서 만들어졌다.

 파도바 대학교와 제휴해 약학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국책사업과 같은 느낌이었나보다. 불순한 의도로 식물원에 접근한 사람에게는 최대 국외추방까지 하는 강한 처벌을 내렸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계속되니까 그냥 정원 주변에 벽을 쳐버렸댄다.


 언뜻 보기엔 원으로 둘러싸인 정사각형의 기하학적인 미를 자랑하는 정원이지만, 한쪽 귀퉁이에 도드라지게 지어진 온실이 눈에 띈다. 이 내부에는 이 식물원의 역사를  함께하는 네임드 야자수가 봉인(?)되어 있다. 이름하야 'Goethe's Palm', 번역하면 '괴테의 종려'쯤 될 것 같다.

 괴테가 '식물의 변형'을 집필하며 영감을 받았다고 하여 이름붙여진 나무. 그의 방문은 1786년에 이루어졌으며, 나무가 정원에 처음 심어진건 무려 1585년이란다.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 온실로 중무장하고 특별관리를 받고있는 모양이다.



주변이 휑하다. 뭘로 채울지 고민이다. 연구동이나, 나무 군락이나...? 식물원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조언 바란다.

전방의 근본없는 양식의 건물은 무시하자. 이 역시 남는 공간을 채우려던 고민의 흔적이다.


* 바이오다이버전시 가든

 기존 정원이 아무래도 400년은 되는 시설이다보니 리뉴얼할 필요성을 느꼈고, 1950년대에 동명의 프로젝트를 가동하여 현대적 설비를 갖추어 만든 유리온실. 생물다양성이라는 이름 그대로 적도에서 극지까지라는 철학을 담은 건축물이란다. 온실이니만큼 열대, 건조기후의 식물들을 다루고 있지만 말이다.

 온실은 외부의 환경이 내부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 하도록 설계했으며, 이 말은 각 식물에 적합한 온도, 습도를 맞춰주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과 공기에 섞여들어오는 오염이 최대한 걸러져 식물에 접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란다.

 

이 일대 공간의 목표는 도심속 녹지였기 때문에 식물원과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시설들이 더러 보일 수 있다.

그건 그렇고, 왜 파란 지붕이었을까?


튤립을 줄세워 심으니 네덜란드같군.

바이오다이버전시 가든의 온실이 아닌 부분은 어떤 공간인지 알 수가 없었다. 관리실? 연구실인가?


히스토리컬 가든에서 괴테의 종려를 바라보는 방향은 원래 식물원 부속 도서관과 그 너머의 산 안토니오 대성당이 파도바와 식물원의 경치를 느끼게 해주어야 하는데, 음... 저 멀리 보이는 온실은...?


다음은 런던의 큐 가든, 마찬가지로 식물원이다.


참고 : 공식 홈페이지, https://www.ortobotanicopd.i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