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러시아에 아직도 인종차별이 있다고 알고 있다. 러시아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러시아인: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본인: 님 어린 시절에 심하지 않았나? 90년대에.

러시아인: 맞다. 당시에 네오나치도 많긴 했는데, 그냥 이유없이 시비거는 패거리들이 더 많았다. 예를 들면 내 친구도 길 가다가 시비걸려서 맞은 적 있다. 그 친구는 타타르인이지만,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러시아인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를 폭행한 이들은 러시아인들도 폭행했다.

본인: 그러면 러시아에서 차별받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동양인들 자체가 차별받는가?

러시아인: 일단 중국인들은 더럽고 시끄럽다는 인상이 있다. 한국인이나 일본인들은 오히려 이미지가 좋아서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다. 문제는, 러시아인들은 한 마디만 섞어보면 동양계 러시아인들과 외국 동양인들을 구별할 수 있지만, 그 외국인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걸 밝혀야 한다.

본인: 러시아말을 해도 중앙아시아인들은 차별받는다고 들었다.

러시아인: 정확히 말하면 카자흐인들은 절대 차별받지 않고, 동양계 러시아인들과 같게 취급해준다. 카자흐인들은 생김새만 동양인이지, 언어, 문화, 거의 모든 면에서 우리와 같다. 카자흐인과 다른 중앙아시아인들은 생김새로도 구별할 수 있지만, 말 억양으로도 구별할 수 있다. 카자흐인들은 우리 러시아에서 쓰는 러시아어 억양을 사용한다. 

본인: 그러면 다른 중앙아시아인들은 어떠한가?

러시아인: 우리는 그들과 캅카스 무슬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타타르인, 카자흐인 등은 그들의 사고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러시아에 있는 그들도 그렇고, 그들 나라에 가도 그들의 문화를 강요하려 들지 않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성경을 읽으라고 하거나, 결혼했을 때 개종을 강요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문제는 우즈벡놈(추르카라는 멸칭)들이나 체첸놈(하치라는 멸칭)들이다. 그들은 그들의 나라에서는 물론이고 모스크바에 와서도 자기네 입맛대로 하려고 한다. 심지어는 우리들을 보고 술과 돼지고기를 먹지 마라고 한다. 하지만 모스크바는 러시아다. 러시아에 왔으면 러시아법을 따라야 한다. 서로 존중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 그들은 우리를 존중하려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왜 그들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