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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다시 장악하기 직전 아프간 정부와 만나 2주간 휴전을 잠정 합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프간 전·현직 관리와 탈레반은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한 평화협상에서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사임, 과도정부 수립에 관한 회담 개시를 전제 조건으로 2주간 휴전에 잠정 합의했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올해 5월까지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지난해 탈레반과 합의했고, 이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9월부터 평화협상을 진행해왔다.

지난 5월부터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면서 탈레반의 공세는 가속화됐고, 이에 혼란을 피하기 위해 도하에서는 양측은 물론 미국 및 동맹국 외교관들이 참여하는 물밑 협상이 계속돼 왔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휴전 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전 대통령과 전·현직 관리들이 정부와 탈레반과의 권력 공유 협상을 위한 중개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탈레반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고, 이에 가니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해외로 도피하면서 휴전안은 흐지부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니 대통령의 해외 도피 소식에 도하에 있던 아프간 정부 협상팀은 물론 미국 외교관들조차 놀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밝혔다.

그의 도피로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됐던 권력 공유안 역시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의 한 선임 연구원은 "탈레반이 아프간의 모든 권력을 갖고 있으며 이를 공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군이 조금만 더 잘 버텼어도 탈레반 정권이 완전 집권하는 일은 없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