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8/796856/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내전에서 승리한 지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수도 카불 거리는 공포에 휩싸였다.

조직원들은 경찰차를 징발해 자체 순찰을 돌았고 도시 곳곳에 검문소를 세웠다. 오후 9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여성들은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탈레반이 카불 거리를 장악하고 정부 관료들의 집과 사무실, 언론사를 수색하면서 공포와 두려움이 퍼졌다"며 엄혹한 상황을 전했다. CNN방송도 "카불 거리는 소름 끼치도록 조용했으며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고, 눈에 띄게 적은 수의 여성만이 외출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탈레반 조직원들은 행인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하기도 했다. 현 정부에 부역한 흔적이나 비이슬람적인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여성의 머리카락이 드러난 웨딩드레스 광고는 흰색 페인트로 덧칠됐고 도시 전역의 상점도 문을 닫았다. 


WSJ는 탈레반이 호텔 등에 들어가 불심검문도 벌였다고 전했다. 한 아프간계 캐나다인 여성은 WSJ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호텔 방에 들이닥쳐 남편과 자신에게 여권과 혼인증명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남편이 "독실한 이슬람 신자는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조직원들에게서 폭행당했다고 설명했다.

한 여성 정치인은 자신의 집에 탈레반 조직원들이 들이닥쳐 경비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집 밖을 지키기 시작했다고 WSJ에 전했다. 한 20대 여성 공무원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이날 아침부터 아파트 입구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문을 잠근 뒤 정부 관련 자료를 모두 불태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관련 서류는 남아 있다"며 "내가 과거에 힘들게 이룬 일을 모두 태워버리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카불뿐만 아니라 아프간 전 지역에서는 정부군에 대한 자의적 처형, 여성과 탈레반 조직원의 강제 결혼, 민간인 공격 등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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