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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에 저항해온 초 모 툰 주유엔 미얀마 대사는 30일 최근 미 국무부 고위 관리와 면담한 것과 관련, "미국이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 모 툰 대사는 이날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3일 데릭 촐릿 국무부 고문과의 회담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번 회담이 미국이 NUG를 미얀마 합법 정부로 인정했다는 신호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공식적으로 NUG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NUG와 공식적으로 양자 회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는 미국이 NUG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성명에서 촐릿 고문이 초 모 툰 대사 및 NUG 대표단을 면담했다고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NUG 외교차관이 자리를 같이했으며, 화상으로 진 마 아웅 외교장관과 아웅 묘 민 인권부장관 고문도 함께 했다고 초 모 툰 대사는 설명했다.

앞서 미 국무부 2인자인 웬디 셔먼 부장관은 지난달 4일 진 마 아웅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진 바 있다. 당시 통화는 미국 고위 관료와 NUG간 첫 공개 접촉으로 알려졌다.

초 모 툰 대사는 데릭 고문과의 회담에서 군부가 자행한 인권침해를 포함해 미얀마 현지 상황을 설명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포함한 코로나19 사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초 모 툰 대사는 자신이 앞으로 유엔 대사로 계속 활동할지에 대해서는 "나를 미얀마 대표로 유지하는 방안이 유엔 회원국들 간 의견 일치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자격심사위원회가 11월 개최돼 논의한 뒤 총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쿠데타가 발생하자 군부를 비판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고, 이에 반발해 군부는 그를 해임하고 군부측 인사로 교체를 추진해 왔다.

초 모 툰 대사는 최근 막을 내린 유엔 총회에서 발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 본회의와 상임위가 올해 내내 열린다. 그 기회에 발언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가에 최선이 된다는 판단으로 이번에 발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막후 외교 협상을 통해 초 모 툰 대사의 유임을 인정하되, 이번 고위급 인사들의 총회 연설 주간에 반군부 발언을 하지 않는 것으로 물밑에서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 모 툰 대사는 향후 유엔이 군사정권을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엔 헌장과 민주주의 및 인권에 대한 전 세계적인 약속을 고려하면 군정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공식 인정은 아니지만 양자 회담까지는 진행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