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Pe0WsZXgBdo


4분 20초부터 시작되는데 국군이 북진해서 함경남도 원산을 수복한 1950년 11월 당시 원산 덕원 수도원에 남아있던 천주교 베네딕토회 소속 학교 부교장과 신부가 유엔군 군종 신부에게 그동안 소련 군정과 북한 정권에게 당했던 탄압을 증언하는 장면임.


노인은 오병주 요셉 선생 (1890~1971)이라고 교육자(원산 해성학교 부교장)이셨음. 충북 충주 출신이지만 젊은 나이에 덕원 수도원에 부임하시면서 오랜 기간동안 원산에 살면서 교육 활동을 하심. 전국 도가 13도로 개편되기는 커녕 무려 갑오개혁 이전에 태어나신 정말 옛날 분임. 경술국치때 이미 성인이셨으니. 그러고 보면 6.25 전쟁 시점에서 경술국치는 당시 평균 수명을 감안하더라도 역사책에서나 보던 사건이 아닌 엄연히 근래의 사건이었을 듯. 겨우 40년 전 얘기니. 경술국치를 직접 경험한 사람 대다수가 아직 살아있었을 때니.


젊은 신부는 최명화 베드로 부제(1924~1975)로 함남 원산 출신이시라고 함. 영흥까지는 중부 방언이라 하는데 확실히 최명화 신부의 억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함경도 억양은 아닌 듯. 차라리 옛날 서울 혹은 평안도 억양에 가깝지.


영상에 나오는 증언 내용은 상당히 끔찍한 내용임.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이 영상을 촬영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공군이 불법으로 개입해 국군과 유엔군도 원산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음. 그리고 기껏 찾은 신앙의 자유는 다시 뺏기고 7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수도원 건물은 현재 원산농업대학으로 개조당했다고.


그나마 불행중 다행으로 영상의 두 주인공은 유엔군, 국군과 함께 월남하여 남한에서 계속 신앙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함. 오병주 선생은 다만 충청도 사람이라 고향으로 되돌아온 셈이 되었지만 원산에서 어쨌든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살았으니 고향을 잃은 기분이었을 듯. 베네딕토회는 현재 경북 칠곡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음.


영상에 나오는 한국어는 조금 옛스러운 어투나 단어가 사용되지만 그래도 70년전 한국어 치고는 요즘과 그렇게 다른 것 같지가 않아서 상당히 의외였음. 하긴 그때를 경험한 사람들 중 아직 살아있는 분들이 꽤 계시니 아주 먼 옛날이라 하기 힘들긴 함. 다만 오병주 선생의 말투가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의도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설교나 강론, 연설 같아서 좀 다르게 느껴짐. 최명화 신부는 억양만 제외하고 요즘 분위기와 그렇게 다른 것 같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