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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산이야기 통권 제113호(2016년3월호)호 기획연재
변방에서 미래부산 명품도시 진화 중
갈맷길 · 생태공원 · 짭짤이토마토 · 가덕 대구 … 먹거리 · 볼거리 가득
부산신항 · 김해국제공항 · 산업단지 … 물류 · 교통 · 경제 부산 중심
강서는 강의 서쪽. 낙동강 서쪽, 이른바 서부산이 강서구다. 강서구는 부산의 미래다. 부산신항은 부산 바다의 미래고 김해공항은 부산 하늘의 미래다. 부산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서부산에 가시라. 가덕도 꼭대기 연대봉에 올라가 아득하게 펼쳐지는 강서구를 보시라.
부산의 미래 강서구는 부산의 과거이기도 하다. 가야문화 발상지가 강서구다. 김수로왕이 지었다는 흥국사와 생곡동 가달고분군이 있다. 강서구가 고대문화 발상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강서구 자연환경과 주변 환경이 그만큼 빼어난 덕분이었다. 낙동강 본류와 지류의 물줄기가 강서구 들녘과 바다와 사람의 인심을 비옥하게 한 덕분이다. 강원도 태백 황지연못에서 발원해 부산 바다에 이르는 510㎞ 낙동강은 한강이남 최대의 젖줄. 강서구에 이르러 낙동강은 비로소 바다가 된다. 낙동강을 머금어 들녘은 농토며 꽃밭이 됐고 낙동강을 머금어 바다는 굴이며 김이며 파래 양식장이 된다. 새도 속속 찾아들어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가 된다.
사람도 속속 찾아든다. 들녘 인심 후하고 바다 인심 후한데 사람이 왜 아니 찾아들 것인가. 사람이 찾아드니 명품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섰고 외곽 순환도로가 들어섰다. 사람이 속속 찾아드니 왜 그런지 보려고 왔다가 그냥 눌러앉은 사람도 나날이 늘어난다. 눌러앉는 사람이 나날이 늘어나는 강서구. 강서구는 나날이 사람이 살 만한 도시가 돼 가고 나날이 사람친화 도시가 돼 간다.
▲낙동강 제방 벚꽃길은 봄이 되면 아름다운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진다.
낙동강 하구 위치, 강·섬·제방 많아
강서 3다(多). 제주 3다처럼 강서에도 3다가 있다. 강서에 많은 세 가지는 강과 섬과 제방이다. 얼마나 많은가? 먼저 강. 흔히들 강서구 강은 낙동강 하나로 알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낙동강을 비롯해 굵직굵직한 강과 샛강이 강서구 곳곳을 스친다. 강서구 큰 강은 낙동강, 서낙동강, 조만강, 맥도강, 평강천, 지사천, 금천 등이다.
섬도 많다. 섬 귀한 부산에 강서구는 어마어마할 정도로 섬이 많다. 얼마나 많은지 하중도, 해중도, 모래등으로 나눌 정도다. 하중도(河中島)는 서낙동강 가운데 여러 섬을 말하고 해중도(海中島)는 가덕섬 둘레 여러 섬을 말한다. 모래등은 강 하구 모래섬이다. 하중도는 중사도(中沙島)·둔치도 등 4개가 있고 해중도는 가덕도·눌차섬 등 13개가 있다. 모래등은 진우도·대마등 등 넷이 있다. 작년 11월 새 모래등이 29년 만에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서구 제방은 많고 길다. 큰 제방은 큰 제방대로 이름값을 하고 작은 제방은 작은 제방대로 이름값을 한다. 강서구 제방은 홍수로 인한 강물 범람에 대비하려고 쌓은 둑. 조선시대 축조한 것도 있고 일제강점기 축조한 것도 있다. 김해 불암에서 강서구 가락동 해창 사이 서낙동강 산태방둑은 조선 제방이고, 가락동 둔치도 너른 평야를 감싸는 윤중제(輪中堤)는 1934년 녹산수문 이후 축조된 일제강점기 제방이다. 낙동강 상류에 댐이 놓이면서 제방 역할은 시들해졌지만 대신 꽃과 시비가 흐드러진 산책길 명성은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넓다.
▲부산의 겨울 특미인 대구는 가덕도에서 많이 잡혀 ‘가덕 대구’라는 이름이 붙었다(사진은 가덕 대구 축제 모습).
▲부산에서 가장 큰 섬 가덕도에는 등대지기가 있는 유인등대인 가덕등대가 있다.
7개 행정동 … 자연 형성 마을 많아
강서구는 낙동강 서쪽이자 부산 서쪽이다. 부산시 행정구역이 확장되면서 경남 일부가 편입돼 골격을 갖춘 지자체다. 행정동은 7개. 대저1·2동·강동동·명지동·가락동·녹산동·가덕도동이다. 대저와 강동, 가락은 화훼단지가 유명하고 강동 깻잎, 명지 대파, 대저 토마토 등이 유명하다. 강서구 행정구역 특징은 자연마을이 많다는 것이다. 무려 143곳이다. 자연이 살아 있고 원형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대저1동 칠점마을의 경우 일곱 봉우리 산이 점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려와 조선 양조를 휘어잡았던 기생 칠점선 이야기를 간직한다. 녹산동 범방마을도 강서구 원형을 간직한다. 범방마을은 미나리가 유명했다. 패총이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범방마을 패총은 부산시 기념물 제44호다. 범방패총은 조개나 짐승을 요리하기 위한 야외 시설로 추정된다. 빗살무늬토기, 목걸이 같은 신석기 유물이 나왔다. ‘범방아이’라 부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어린아이 인골 화석도 발굴됐다. 범방마을 범방3층석탑,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했던 천성진성과 가덕도 척화비 등도 부산시 지정 문화재다. 수령이 150년 이상 된 동백나무들이 1월부터 4월까지 꽃을 피우는 가덕도 동백군락은 부산시 천연기념물 제36호다.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큰 섬. 조선시대 역사의 섬이다. 가덕도등대는 등대지기가 지키는 유인등대다. 이 세상 모든 유인등대가 하얗듯이 가덕도 등대도 희다.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오얏꽃(자두꽃) 문양을 새겼다. 1박 2일 등대 체험이 무료다. 아쉽게도 4월부터 6월까지 공사에 들어가 7월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신청자가 많아 선정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지만 등대 통유리에서 본 밤바다 밤하늘 풍광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 운 좋으면 대항마을 ‘숭어들이’를 볼 수 있다. 숭어들이는 육수장망(陸水張網)이라는 전통 어로 기법이다. 유자와 대구도 유명하다.
▲가덕도 갈맷길은 강과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는 명품 갈맷길로 유명하다.
자연 살아있는 생태공원 … 강·바다 모두 만나는 갈맷길
풍광 빼어난 강서구는 공원도 국보급이다. 낙동강 자연미에 생태 중심 조형미가 더해져 어디 내놓아도 큰소리친다. 대표적인 곳이 맥도생태공원과 대저생태공원이다. 낙동강 하구 맥도생태공원은 자연 습지를 최대한 살린 것이 돋보인다. 주변에 초지와 산책로를 곁들였다. 둘러보는 데 두어 시간 걸린다.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준다. 이왕이면 두 사람이 앞뒤 앉아 페달을 구르는 2인용 자전거를 빌려 공원의 끝까지 가 보자. 대저생태공원은 북구 구포대교부터 강서 낙동대교까지 이어지는 공원. 봄이면 유채꽃이,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구경꾼의 혼을 빼놓는다. 2002년 부산아시아게임 때 지어진 ‘강서체육공원’과 전국 최대이자 최초로 개장한 말 테마파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옛 부산경남경마공원)’도 볼 만하다.
갈맷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길. 모두 9코스다. 5코스에 해당하는 강서구 갈맷길은 강과 바다를 낀 명품 길이다. 낙동강 하굿둑에서 강을 보며 출발해 가덕도를 일주한다. 총 42㎞, 13시간 거리. ‘부산이야기’에 갈맷길을 연재하면서 썼듯 ‘강을 바라보며 걷다가 자기도 모르게 바다로 빠져드는 길’이다. 그리고 ‘강과 사람이 하나 되고 바다와 사람이 하나 되는 길’이다. 하굿둑을 지나면 명지시장. 명지시장에 이르면 갈등에 빠져든다. 갈증인지도 모르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목을 축이고 갈 것인가, 다녀와서 목을 축일 것인가.
“낙동강 하구 명지의 정취, 싱싱한 전어회, 잡숴 보이소!” 명지시장 전어축제는 명성이 자자하다. 작년에 15회가 열렸다. 축제가 열리는 8월 말이면 명지시장을 비롯한 명지 일대엔 가을 전어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낙동강 하구에서 잡히는 전어는 살점이 야물고 쫀득해 미식가에게 인기 어종이다. 4월엔 대저토마토축제가 열린다. 낙동강 삼각주는 토마토 재배 최적의 땅. 70년 연륜의 재배역사와 재배기술은 대저 토마토를 전국 최고 토마토로 한껏 띄운다.
벚꽃 철이면 ‘강서낙동강변 30리 벚꽃축제’가 입소문을 탄다. 꽃잎은 바람결에 흐르고 떠나간 그 사람은 강 물결에 흐른다. 벚꽃축제는 대저토마토 축제, 유채꽃 축제와 더불어 강서구를 꽃단장하는 삼인방이다. 낙동강 길고 긴 둑길을 걸으며, 떠나간 그 사람을 그리며 꽃잎처럼 나부껴 보자. 가덕도에선 대구축제가 2015년부터 열린다. ‘겨울 부산의 맛’ 가덕도 대구를 시중보다 싸게 사서 좋고 대구떡국을 공짜로 맛봐서 좋고 맨손 대구잡기나 대항 동굴을 체험해서 좋다.
▲강서구에는 부산경제의 중심답게 다양한 산업단지가 몰려있다. 국가산업단지인 녹산산단을 비롯해 신호일반산업단지,
부산과학일반산업단지, 화전일반산업단지, 미음일반산업단지 등이 있다(사진은 녹산국가산업단지 전경).
녹산산단 등 산업단지 많은 미래 부산 중심
‘금수현 음악마을.’ 강서구는 지역을 빛내고 부산을 빛낸 인물을 숱하게 배출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 숱하고 지역사회 교육과 농지개발에 힘쓴 인물이 숱하다. 의료로 효행으로 예술로 이름을 남긴 이도 보인다. 예술로 이름을 남긴 대표적인 이가 국민가곡 ‘그네’ 작곡자 금수현 선생이다. 금수현 선생은 지휘자 금난새 씨의 아버지. 대저동 출신이다. 강서구는 금수현 음악마을을 조성해 기존 금수현 음악거리와 함께 지역 문화자산으로 내세운다. 금수현 선생은 성이 원래 김 씨였다. 근무하던 학교에 너도 나도 김 씨 성을 가진 선생이라서 금 씨로 바꾸었다고 향토사학자 주경업 선생은 귀띔한다.
강서구는 산업단지 천국이다. 입지조건이 뛰어나고 신항 등 물류 여건이 뛰어나다. 국가가 지정한 국가산업단지가 있고 시도지사가 지정한 일반산업단지가 있다. 녹산국가산업단지, 신호일반산업단지, 부산과학일반산업단지, 화전일반산업단지, 미음일반산업단지 등이다. 강서구 서부산 산업단지는 기장군 동부산 관광단지와 함께 미래 부산의 동서 균형발전을 이끌어 나갈 쌍두마차. 기대가 크다. 부산시는 작년 12월 하순 ‘서부산 글로벌시티 플랜’을 발표했다. 낙동강을 중심축으로 삼아 부산을 동남권 중심도시로 격상하겠다는 복안이다. 부산의 동서 균형 개발을 꾀하며 낙동강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낙동강을 낀 강서구는 나날이 부산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나날이 글로벌시티로 나아간다.
‘부산의 미래 명품도시 강서.’ 강서구가 내세우는 구정 목표다. 낙동강 물 흐름이 그렇듯 강서구는 도도하다. 대차며 세차다. 앞을 향해 대차게 세차게 나아간다. 강서구가 바라보는 곳은 저 멀리 수평선 너머 미래다. 우리 사는 부산의 미래가 어떤지 궁금하면 강서구에 가시라. 아득하게 펼쳐지는 강서구를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