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이 동네를 감싸는 형태로 돌아서 나가는 곳이 좋다

옛날부터 풍수지리에서는 물은 곧 재물운으로 봤다

물이 동네를 감싸고 돌아서 나가는 지형은 돈이 돈을 부르고 재산이 축적되는 곳이라고 함

서울에서는 상류에서부터 암사동, 자양동, 압구정동, 동부이촌동, 서부이촌동이 이런 지형에 해당한다


반대로 강이 굽어서 동네 안쪽으로 들이치는 곳은 흉당까지는 아니라도 돈이 지속적으로 새는 땅이라고 봤는데,

서울에서는 상류에서부터 잠실, 옥수동, 반포동이 그러하다


의외로 신도림도 명당이라고 본다더라

안양천이 한 번 휘감아 나가는 땅이라 그런가 봄


이걸 과학적으로 생각을 해 봤는데, 강이 도는 지점에서 퇴적물이 쌓이고 땅이 넓어지는 걸 아마도 조상님들은 복이 쌓인다고 봤던 모양임

반대로 강이 동네 안쪽으로 굽은 곳은 지속적으로 땅이 깎여 나가는 곳인 데다가

홍수가 나면 강물이 밀려드는 지형이라 농사에 큰 피해를 입는다고 봐서 재물운이 깎이는 땅이라고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옥수동은 서울에서도 달동네로 유명했었고,

반포동과 잠실은 중산층 거주지이기는 하지만

자녀 학비 같은 걸로 소요되는 재산이 특히 많은 지역이기도 함


옥수동은 재물운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긴 한데,

앞에서 달맞이봉이 막아버려서 재물운을 못 받는다고 봄


2. 남쪽에 산이 있는 곳은 귀신의 터라고 한다

남쪽에 산이 있으면 음기가 막혀 모인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게, 남쪽에 산이 있으면 집에 볕이 안 든다

서울에서 대표적으로 이런 흉당이 관악산 밑 신림동, 봉천동 지역임

봉천동 귀신이 뭐 워낙 유명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옛날부터 봉천동은 무당집이 많았던 걸로 유명하다


마찬가지로 개포동도 대모산이 남쪽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좋지 않게 보는 편이다

지금이야 개포주공 재건축하면서 인식이 많이 달라졌지만, 개포동 하면 강남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하던 때도 있었으니...


3. 뒤에 산을 두더라도 완만한 구릉지, 골짜기에 집을 지어라

지형이 험한 곳은 우리 실생활에서도 악조건으로 보지만,

풍수지리에서도 지형이 험한 곳을 흉당으로 보는 편이다

풍수지리에서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지형을 특히 선호하는 편인데, 특히 농사를 짓던 옛날에는 급경사지는 밭도 못 일구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천시를 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남동을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으로 꼽는다

실제로 한남동 가보면 산이 삼면으로 감싸서 동네 자체가 되게 아늑한 느낌임

마치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한강을 바라보는 지세라 재물운도 쌓이고, 삶도 태평하게 흘러간다고 본다


반대로 바로 옆인 이태원과 한남3구역 일대는 남산에서 보광동 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즉 소파 팔걸이에 앉은 형세임

이태원에서도 재벌가들 모인 지역은 저 위의 완만한 구릉지에 있지만, 달동네는 그 밑 급경사지에 모여 있음

산등성이에 앉으면 산의 기운은 받지만 너무 세게 받아서 오히려 자기가 산의 기운에 눌리는 곳이다

그래서 이태원에 가면 산줄기 중간에 기를 누른다고 부군당을 지어놨다


이것도 과학적으로 보자면, 예전에는 골짜기에서 물이 났기 때문에 골짜기 지역은 물을 얻기 쉽고 농사도 잘 되지만, 산등성이에서는 물도 얻기 힘들고 밭도 일구기 힘들다

지금은 상상도 못 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1938년 신문 기사를 보면 이태원정은 한강이 코앞인데도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으니 경성부청에서 이태원정에다가 수도를 좀 연결해 달라고 읍소하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나옴


또, 급경사지가 좋지 않은 점이 바람이 세게 분다는 점이다

돚챈러들은 기본적으로 푄 현상이라고 들어봤을 텐데, 영동지방에서 산불이 한 번 나면 산을 타고 내려오는 바람이 너무 거세서 진압이 힘들다고 하는 것도 그런 맥락임

바람이 그야말로 땅에 내리 꽂히는 지역이라 아마 기가 센 지역이라고 했던 것 같음


4. 관악산은 화산(火山)이라 재앙이 모인다

여기서부터는 사실 과학적 증거는 없음

일단 풍수지리에서는 산도 하나의 인격체처럼 다루면서 산도 타고 나는 기운이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북악산과 북한산은 물의 기운은 타고 난 산이고, 인왕산과 무악은 쇠의 기운을, 낙산은 나무의 기운을 타고 났다

남산과 관악산이 불의 기운을 타고 난 산인데, 남산은 온화한 난롯불 같은 산이라면, 관악산은 활활 타오르는 횃불 같은 산임


이 관악산의 화기가 대단하다고 해서 한양 설계 때에도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하고, 광화문이 관악산 화기를 바로 받지 않게 육조거리를 동쪽으로 틀고, 세종대로 길목마다 연못을 만들어 둔 거라고 한다

아까 말했던 신림동과 봉천동은 특히 이 관악산의 거센 기에 눌린 곳이다

그리고 관악산 산줄기가 향하는 끝에 대림동이 있음


특히 사주에 화 기운이 많은 사람들은 이 근방에 가서 살면 필시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하고

세게 말하는 사람들은 정신병 걸린다고 하기도 함

사주에 화 기운이 없는 사람은 관악산 밑에서 오히려 기를 보충 받아서 잘 돼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더라

다만 보통 기운이 센 산이 아니니 오래 살지는 말고 어느 정도 살고 나오라고 하긴 함


5. 산이 중간에 듬성듬성 박힌 곳 역시 좋지 않다

양천구까지는 좋은 기운을 가진 땅이지만, 강서구부터는 산의 기운이 빠져나갈 곳이 없어서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산이 모여 있어도 산의 사이 사이로 하천이 흘러서 기운이 통하는 곳이라면 괜찮은데, 산만 있고 하천은 없다면 이런 지형은 음기가 빠져나가지 못 하는 곳이라고 함


6. 귀신길

귀신이 다니는 길은 보통 서남-동북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서울에서는 사대문안이 보통 풍수의 중심이 되므로, 경인선-경부선-경원선 축이 귀신길이 되겠다

아이러니하게도 귀신길이라고 하는 지역에 보통 주요 간선철도나 간선도로가 놓여 있는데,

그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소란스럽기 때문에 집터로 삼지 않고 조금 비껴난 곳에 자리를 했던 것 같다

역시 여기서 조금 비껴난 한남동이나 성북동 등지가 명당으로 꼽히고, 용산역이나 여의도, 영등포 쪽은 귀신이 지나는 곳으로 본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풀어 봤는데

너무 진지하게 듣지는 말고 한 번 재미 삼아 보자

풍수지리도 사람 팔자에 따라 받는 땅의 기운이 길하게 발현할 수도, 흉하게 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명당이라고 해서 갔는데 자기랑 안 맞으면 본인한테는 흉당인 거고, 흉당이라고 해도 자기가 갖지 못 한 기운을 보충해 주는 곳이라면 본인한테는 명당이 되는 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