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에서는 땅에 길지와 흉지, 즉 좋은 땅과 나쁜 땅이 있다고 보았음. 그리고 길지와 흉지의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형이 과학적으로 생활에 유리한가를 근거로 하기도 하지만, '기'와 같은 가상의 개념이라든지 아니면 심미적인 부분에 근거하기도 하는 등 객관적 근거와 주관적 근거가 섞여있는 모습을 보여줌. 그리고 이를 통해 길지는 삶을 영위하기에 편리하면서 심리적으로 좋은 느낌을 주는 곳임을 알 수 있음.

다시 말하면, 풍수지리가 가지는 의의는 인간이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기준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과,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공간이라는 준거를 설정하고 그러한 곳을 찾고자 했다는 것, 그리고 안정적인 공간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기준이 혼재돼있다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음. 그리고 이것들은 인간이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의 특징의 일부분임.


이러한 특징이 현대의 부동산에도 적용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부동산에 가격을 붙여 거래의 대상으로 삼고 비싼 곳과 싼 곳이 있고, 부동산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살기 좋은 곳이라든지, 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곳이라든지 등 어떠한 준거에 부합하는 곳을 원하며, 그러한 준거에 부합하는 공간을 선정하는 데에 객관적 기준과 주관적 기준이 나타나는데 예를 들면 집을 구하는 데에 볕이 잘 드는가, 편의시설이 가까운가와 같은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 가능한 것을 따지는 한편, 집이 이쁘게 생겼는가나 전망이 이쁜가와 같은 주관적인 부분을 따지기도 하는 것을 보면, 풍수지리라는 존재에서도 인간이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