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여기에 무슨 일본 화장실 풍습이라면서 일본 까는 글 올라왔고

사실 정말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조선의 미개한 똥천지 거리라면서 우리나라를 까는 글이 돌아다녔는데(아마 일본 까는 글은 그에 대한 카운터였겠지)

 순장이나 사티도 아니고 화장실 풍습 가지고 뭐라 하는게 이상하지 않음?

아니 애초에 근대 화장실 에티켓이 무슨 하늘에서 내려온 십계명 같은것도 아니고 서양식 문화가 발전하면서 퍼진것인데

그게 퍼지기 전에 사람들한테 지금 에티켓이나 지금 위생수준으로 뭐라 하는건 정말 어이가 없는일임

하다 못해 신없으면 끝인 기독교에서도 기독교 전례이전에 위인들에 대해서 쉴드치려 연옥이니 뭐니 온갖 뇌피셜을 굴렸는데

무슨 화장실 가지고 현대식 화장식 전례와 위생 전례를 받지 못한 예전 사람들 보고 뭐라 하는건 너무 하지 않음..

좀더 나가서 화장실 뿐만 아니라 뭐 똥술 같은 식습관이나 아기 젓먹이려고 가슴깐 어머니 사진보고 뭐라 하는것 포함 기타 등등

그냥 과거 기준 사소한 일들인데 지금 기준으로 봐서 비웃는건 참 나쁜일임.

굳이 사진속에 담긴 제국주의니 근대화의 야만이니 이런 유식하고 고급진 말들을 쓰지 않아도

그냥 아기한테 조금이라도 빠르고 편하게 젖먹이려 가슴을 깐 어떤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비웃는건 그렇지 않나

배가 아파서 그때 당시로는 지극히 당연하게 배변을 한 사람들을 보고 비웃는건 너무하지 않나

만약 오늘 화장실을 이용하는 방법이나 사진을 보고 어떤이들이 야만인이라 비웃는다면 무슨 기분이 들것 같음?


불과 수십년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계곡에서 석면 플레이트로 삼겹살을 구워다 먹었음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되지만 그땐 그게 문제되는줄 자체를 몰랐음.

그리고 지금은 모르지만 오늘 우리 모두가 일상적으로 하는 어떤 일도 미래에 보면 미친짓,미개한 짓으로 변할지 모름. 

세상이 빨리 바뀌기에 사람들은 다가올 내일만을 생각하며 미래만을 새롭다고 하지만,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기에 그 새로움에도 언젠가 익숙해지고, 그렇다 보면 "익숙함"의 기준 역시 세상만큼이나 빠르게 변해서, 지나간 어제 역시 미래만큼이나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임. 그런데 사람들은 어제의 일들은 내가, 혹은 누군가 이미 겪은것이기에 우습게 보고 그 낯설음을 그저 과거의 미개함, 깬다라고 무시해버리고 맘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도 언젠가 미래의 누군가에게 "깬다"라고 보일것을 모른체 말임. 

역사적으로 보면  과거에 미개한 토인들을 보고 비웃었던 서양인들이 오늘날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것 처럼 말임.


여튼 그런 글들을 긁어오는 사람들 보면 나름 역사에 대한 지식도 깊은것 같은데

현대의 시선으로 과거의 일들을 그냥 재판하는걸 보면 자신의 나름 고급진 지식을 저렴하게 소비한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렇지 않기를 바람 솔직히. 

본인도 사진이나 영상 따위에 박제된체, 1000년뒤 후손들에게 "미개하고 저렴하고 무식했으며 어제를 우습게 보고 인터넷이라는 틀딱스러운 짓을 하며 인생을 허비하던 비위생적이고 치욕스러우며 우리집에서 키우는 애완용 아메바만도 못했던 조상의 모습"으로 남고 싶지 않다면 말임.


진정으로 오늘의 고귀함을 알고 내일이 가져올 기쁨을 아는 자는

현재의 짧음과 과거라는 시간의 장대함을 알기에 항상 과거를 존숭하기 마련이다

그래야지 찬란했던 오늘과 현재의 내가 내일에도, 그 훗날에도 길이길이 남을것이니


어제를 존중해야 오늘도 빛날수 있다는것을 내일, 그리고 그후에도  기억하길 바라며 글을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