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도 우울감이 있었지만, 최근 너무 심해져서 자살 방법이나 알아보다가 이 챈 발견해서 그냥 써보려고...


일단 나를 대충 소개하자면, 말 그대로의 앰생임.

그렇게 형편이 좋은 집도 아니었고, 낳아준 엄마라는 사람은 다른 남자랑 눈 맞아서 가족 버려두고, 재산 다 들고 도망갔고.

아버지 혼자 아들 둘 키우느라 빡세게 일하시고, 덕분에 내 형편은 제대로 못봐주심.


하필이면 부모님이 이혼하기 전, 엄마가 집나가기 전 마지막 날에 싸우는 걸 한밤중에 일어나서 본게 트라우마가 됐는데 지금까지 어디에도 말을 못했다.

내성적인 성격에 한부모 가정이라는게 알려지다보니 초등학생 때부터 괴롭힘이나 줄곧 당해왔음.

학창시절에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던 날이 있었나 싶다.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초4때 자살 시도도 했음. 그런데 옆에 있던, 나를 모르는 애가 붙잡아서 말림.

그런데 그때 당시 선생이라는 작자는 나를 불러내서 나를 야단냈다. 나 괴롭히던 애들을 불러서 나랑 방치시켜뒀다.

그 새끼들이 나때문에 집에 늦게 간다고, 아빠한테 뭘 받기로 했는데 못받았다고 나한테 뭐라고 하던게 아직도 생각난다.

심지어 교사라는 놈들 중 한놈은 그냥 관심 받으려고 자살하는 척 한거라고 뒷담 까더라.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살기도 벅찬데. 그럼 어쩌겠냐. 일단 살아야지.

중학생 되면 괜찮겠지.

전혀 아니었음. 거기까지 나를 알고 있던 애들은 있었고, 그 애들은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음.

아직도 뒷골목이나 으슥한 곳도 아니고 대낮 길가에서 쳐맞았던 게 떠오른다.

주변에 차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었는데 아무도 차 세우거나 하지 않더라.


그냥 세상이 날 미워하는 것 같았음.


고등학생 될 때 최대한 먼 학교를 골랐음. 거기에도 초중고 같이 다닌 애가 있었음. 물론 걔도 나 괴롭히던 애였고.

그래도 걔랑은 마주치는 일이 적어서 살았다 싶었는데, 새로운 놈들이 또 약한놈을 찾아내서 괴롭히는 건 똑같더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교사들한테 마지막으로 한번 더 도움을 요청해봤음.

돌아오는 대답은 '쟤도 한부모 가정이다, 네가 이해해라, 친해지려고 그러는 거다, 너보다 힘든 애들도 있다.'

기대도 안했음. 그냥 묵묵히 고개 끄덕이고 갈 길 갔음.


아버지랑도 학교 다니는 내내 자그마한 일로 마찰을 빚곤 했음.

내가 말을 잘못해서 그런 건지, 아버지가 옳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엊그제 아버지랑 다시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아직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것 같았음.


아무튼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음.

차라리 일이라도 하면서 다 털어내면 괜찮겠지. 사회 초년생 생각들이 다 그렇잖아 자기는 잘할거라고.

아니더라. 실수 한번 치니까 온갖 욕 다듣고, 패드립도 들어서 그 자리에서 욕박고 일주일 안되서 바로 뛰쳐나왔다.


그 뒤로는 당연히 방구석 히키코모리로 살았음.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 중에 그나마도 좋은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았음

걍 인터넷으로 친구 몇명 사귀고 같이 게임이나 하고 잠들기 전에 내일 죽어있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하고.

하루하루가 걍 똑같았음.


맨날 그렇게 살다가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2년 전에 한번 더 취업 해보려고 학원도 다녀보고, 실제로 어디 붙긴 했음.

근데 취업처가 멀어서, 차멀미가 심한 편이라 오래 다닐 수가 없었다보니 또 2주일 정도 하고 그만뒀음.

시발 진짜 이건 내가 생각해도 병신 같은데, 그래도 진짜 버틸 수가 없을 정도로 어지러웠음.

차가 없어서 버스로 다녔는데 거기 가는 버스만 타도 하루종일 머리가 조이는 것처럼 아파대가지고 뭘 못했음.


그래도 그 뒤에 바로 다른 곳에 취업하려고 이력서 여러곳에 돌려봤음

스펙 없다고 하나같이 무시당함. 그나마 면접 갔더니

'넌 뭐 가진 것도 없냐.'같은 인신공격만 당하고 나왔다.


그냥 집 밖에 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날 공격하는 것 같았음.

그리고 2년 또 히키코모리로 지내고 지금이다.


20대 중반이 됐는데 뭐 하나 해낸 거 없고, 스펙도 없고,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명확한 방법은 안 생각나고 그냥 눈 앞이 막막함.

중학생때부터도 매일같이 '죽었으면'하는 생각도 많이 하고, 그런 꿈도 많이 꿨음.

근데 요즘은 더 심해지더라. 특히 요 일주일간은 평소보다 숨쉬는게 답답하고, 자살충동도 심하게 와서 이틀정도 전 새벽에 자살 방지 전화인가 걸어봤음.

365일 24시간 이라고 말해놓고 전화 안 받는 거 보니까 괜히 허탈해서 웃음이 터지다가, 또 울음이 터지더라.

칼 쥐고 손목에 찌르기까지 했는데, 정작 그 이상은 못했음. 죽는 것조차 무서워서.


사람 만나는 것도 무섭고, 사는 것도 무섭고, 걍 숨 쉬는 것 자체가 괴롭고 답답하고 무서움. 그런데 죽는 것도 맘대로 안된다.

겁이 존나 많아서.


사람들한테 이 고민을 일부나마 털어놓으면 돌아오던 말이 다 똑같더라.

'그래도 사는 게 더 낫다. 좋은 날 올거다.'

왜 20대 중반 되도록 그놈의 좋은 날이 안오냐고. 언제쯤 오는 거냐고.

'너는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럼 왜 나는 이런 인생을 살았느냐고. 누구 하나 사랑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삶을 살았냐고.

'네 마음을 이해한다.'

내 입장이 되본 적도 없으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위선 같아서 오히려 기분 나쁨.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다.'

그럼 나보다 힘든 사람 보면서 나도 걔들 깔보라는 건가? 나보다 더 힘든 사람 보면 내 힘든 게 사라지나?


그냥 내가 꼬이고 꼬여서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 것 같으면서도, 이 생각이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음.

나 자신이 내가 생각해도 너무 추해서 내가 나를 좋아할 수가 없다.


그래도 그런걸 다 티내면서 살 수 없으니까. 그냥 웃으면서 헤헤 예 예 살아야죠 이러고 다니는게 너무 힘들다.


이럴 거면 차라리 어릴적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죽어버리는 게 훨씬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함.

차라리 중학생 때 암 진단 받았을 때 죽어버리는 게 훨씬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함.


그냥... 그런 부정적인 생각만 계속 들더라.


그래도 계속 이럴 수는 없다는 건 알음.

다 어리광일 수도 있겠지.

누군가는 나보다 더 심한 상황에서 이걸 다 버티면서 살고 꿋꿋하게 이겨내고 할 수 있겠지.


근데 이런 생각 하면 그런 사람들도 다 버티면서 살아가는데 난 그걸 버티지 못하니까 사람 되지 못한놈인가 싶음.

걍 내가 인간 미만의 무언가구나 싶음. 점점 더 자괴감이 듬.

나 자신을 위로해보고자 하는 생각조차 나를 너무 힘들게 하더라.


그래도 이번에 한번 용기 내서 아버지한테 정신병원에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음.

이게 잘 되가지고 나도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웃으면서 지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처럼 행복하지는 못해도 그냥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오겠지 하면서 희망을 품고 자고 싶다.


제발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오늘도 늦었으니 이제 또 걍 죽어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잘란다.


털어놓으면 기분이 조금 나아질까 싶었는데 오히려 가슴이 더 답답하네.

그래도 이왕 쓴거 올려는 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