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원안부터 그닥 맘에 들지는 않아서 큰 기대는 안 하긴 했는데, 그렇다쳐도 조금 실망스럽다.


마브카와 사샤에게 감정이입하기에는 전개가 너무 빨랐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 


앞서 액트1, 2의 내용들이 전체적으로 너무 평이했던거 같다. 귀엽게는 나왔는데 말이지. 액트 1, 2 에서 이런저런 복선들은 깔아뒀는데 그 복선이나 스토리가 영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었음.


자, 여긴 귀여워하실 타이밍입니다.

자, 여긴 의심해보실 타이밍입니다.

자, 여긴 슬퍼해야할 타이밍입니다.


라고, 스토리 읽는 내내 누군가가 자꾸 훈수두는 느낌이었음.


스토리를 읽으면서 아 얘들 귀엽다 라든가, 얘는 또 뭔 과거가 있길래 이렇게 아파하고 뜬금없이 쓰러지고 그러는걸까, 하고 자연스레 스토리에 빠져야 하는데, 뭔가 억지로 이 스토리에 맞춰서 따라오세요~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라.


그래서 그런지 사샤, 마브카 콤비의 기쁨, 아픔, 심정같은게 잘 납득이 안되는 느낌이었다.


다른 서브스트림 캐릭터들 중에 사샤, 마브카와 비교할 만한 조합이 루루, 글린다 / 리타, 대시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루루글린다는 특정 에피소드들을 겪으면서 서로를 '지켜줘야할 아이' 로 보면서 정을 쌓아가며 아껴주는게 느껴지는 조합이었고,


리타대시는 카사 goat 스토리인 호라이즌 스토리의 메인 캐릭터들답게 몇몇 에피소드만으로도 서로 끔찍하게 아껴주고 생각하는 자매 느낌이 물씬 났다.


근데 사샤, 마브카는 전체적으로 따로 노는 느낌이었어. 뜬금포 미묘한 로리백합 분위기만 던져줬지, 뭔가 서로 아끼고 위하는 친구가 되는 빌드업이 좀 억지스러웠음. 그만큼 순수하고 어린 아이들 이라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던건지...


사샤 마브카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조금씩 그런 부분들이 눈에 보이더라.


시린그라드 사람들이 사브카 콤비를 나름 아끼고 귀여워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라 할 만한 부분들이 마브카랑 사샤가 키키모라잡고, 마을에서 빵사고 돌아다니는 정도라 뭔가 와닿지 않았다. 그나마 좀 있는 갈등이 사샤한테 괜히 지랄하던 의족남 밖에 없었어. 나머지 사람들이 다 너무 착해 ㅅㅂ;


큐리안 에피소드랑 비교하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긴한데, 마브카나 큐리안이나 똑같이 이방인에, 배척받는 포지션인데도 한 공동체에 녹아들어가는데 들이는 공이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아무리 가챠겜이 여존남비 세계라 해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냐고 싯팔.


물론 마브카는 3종이나 되는 침식체를 때려눕히는 애라 시린그라드 마을 사람들이 쫄은 걸수도 있기는 해... 근데 그러면 무서워하지 귀여워하고 그러진 않을 거 아냐. 안드레이랑 올가가 이미 잃은 딸내미가 있어서 그 생각이 나서 어린애들한테 약하다던가, 뭔가 좀 더 개연성을 붙여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그냥 귀여운 여자아이들이라 애껴줘야돼요! 같은 느낌으로 흘러가서 영 마음에는 안 들었다.


큐리안 사는 데랑 시린그라드랑 마을 분위기가 다른 걸수도 있긴한데 그래도 좀 너무 대충 뭉뚱그린게 아닌가 싶어.


- 대체 이후에 무슨 역할을 하길래 이렇게 빡치게만 만들다가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에바

- 그냥 또라이


그리고 이 두 썅년들은 대체 무얼위해 나온건지 알 수가 없다. 그냥 북방합의체의 씨발스러움을 보여주려고? 뭔가 한 것도 없이 사람 기분만 나쁘게 만드는 캐릭들이었다. 굳이 이런 애들한테 일러스트랑 인게임 모델링까지 그려줘가매 띄워줬어야 됐나 싶음. 에바는 안 죽고 끌려갔으니까 이 후에 뭐라도 역할이 있겠지만, 드레카바크는 뒤질 때까지도 대체 왜 등장한 건지 이유를 모르겠음. 굳이 인게임 모델링으로 드레카바크 입장에서 플레이를 하고, 독백 연출까지 넣을 정도로 비중이 있는 캐릭터였나 얘가?


그나마 비중이 있다면 마브카와 같이 실험으로 인해 정신이 망가진 채로 북방합의체에 부려먹히던 불쌍한 실험체 1이라는 포지션정도인데, 그런 애한테 독백 연출까지 줄 이유는 또 뭘까? 어차피 마브카 띄우기 용으로 소모될 그저 그런 챕터보스 1인데.


그리고 얘 잡고나서 혼자? 쓸쓸하게? 생일 축하하는 마브카는 뭔가 짠하지도 않고 그냥 안쓰러운 캐릭으로만 보임. 솔직히 저정도 해줬으면 안드레이, 보리스, 올가 정도는 와서 집에서 같이 나데나데 해주면서 같이 사샤를 추억한다든가 이런 장면은 나와줘야 되는거 아니냐? 


스토리 전개적으로도 연출적으로도 영 몰입이 안되는 편이었다. 마브카 서브스트림은.


그냥 pv가 존나 잘 만든거였어 싯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