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07312


2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67133


3편 https://arca.live/b/counterside/21584845




슬슬 뇌절치는 것 같아서 빨랑빨랑 급전개로 빼 봄.  느긋한 일상물을 기대한 카붕이들에게는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데스.....


걍 후다다닥 엔딩까지 달릴 거다 보니 부득이하게 미친 듯한 급전개가 되버렸씁니다.. 길어도 7편내에 끝낼 생각.

알렉스 알바티비는 나중에 따로 쓰든가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인생은 잔혹하고 갑작스레 찾아온다. 설령 그것이 자신이 원하지 않던 방향이라 하더라도.

처음은 사소한 계기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우연이자 지독할 정도의 굴레. 그리고 그것은 누구에게나 예외가 아니다.



"언니,나 몸이 이상해....."



어느 날 핫도그 노점의 주인아주머니로부터 선물이라며 앙증맞은 반지를 선물받은 후부터 예나의 몸은 고열에 시달렸다.

알렉스가 며칠동안이나 철야를 한 끝에 겨우겨우 불러온 의사는 간단하게 한 마디를 했다.



"카운터 각성 증후군입니다. 가끔씩 카운터로서의 각성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방법은 뭐,해열제랑 진통제를 좀 드리죠. 스스로 해결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겁니다."


"그런....! 혹시 조금 더 잘 이겨낼 방법이라도 없는 건가요?"


"아시지 않습니까. 고순도 이터니움을 주사한다면야 쉽게 견뎌내겠습니다만.....그럴 돈은 있으신지 모르겠군요. 그럼 저는 이만. 밀린 환자가 많아서."



그리고 의사는 왔던 때처럼 간단하게 훌쩍 떠나버렸다. 그리고 알렉스가 예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포장마차의 주인에게 가서 따지려고 해도 그녀의 잘못은 아니었다. 워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우연찮게 그들에게 굴러들어오니까. 마치 세계 그 자체가 워치의 전달을 위한 도구가 된 것처럼.



알렉스는 일했다.

민병대가 가끔씩 가져오는 의약품은 고통을 덜어주는 데 그쳤다.


의사는 어린아이의 몸이라 이터니움없이는 힘들거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게 어떻냐 말했다.

아무런 기록도 없던 빈민가의 사람에게 도움을 줄 정도로 만만한 곳은 없었다.


알렉스는 더욱 일하려 했다.

한 쪽 팔이 없는 그녀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관리국의 메이즈 전대의 전대장이었던 그녀는 너무나도 무력하고 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헤헤,있지 언니.....내가 선물하나 준비했었는데.....봐주면 좋겠어."


"선물?"


"응....원래는...조금 더 좋은 시기에 보여주려 했는데...왠지 모르게...지금이 아니면....안 될것 같더라."



예나는 힘겹게 팔을 들어 방의 서랍을 가리켰다. 그리고 알렉스가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의수잖아....?"



알렉스의 팔과는 전혀 다른 얼기설기 엉성하기 짝이 없는 의수였지만 분명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눈대중으로 대충대충 만든 듯 했지만 알렉스의 왼팔과 비슷한 사이즈로 적당하게 조절된 크기였다.



"헤헤헤....다행이네. 그거 그래보여도 꽤 힘들게 만든 거거든."


"너 설마 치료에 쓸 이터니움을 써서!"


"그치만.....언니는 아직....해야 할 일이 있잖아?"


"뭐?"


"tv를 보거나....막 이런저런 책들을 볼 때마다....어딘가...중요한.....목적이 있어보였거든...언니가 누구인지....잘은....모르지만 그런....거지?"


"아니,나는...나는...."


"히히. 언니랑 아르바이트 하거나 침식체한테 쫓기거나 여러가지 했는데...역시 언니는 나같은 거랑은 달랐어. 지금 언니가 그런 표정 짓는 건...어딘가 짚이는 바가.....있어서 그런 거지?"


"다를리가 없잖아! 너나 나나 똑같은 사람이라고! 아니,이럴 때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의사를...."


"소용없어.....알 수 있어. 이게 끝이라는 거....엄마랑 아빠가 죽을 때도....이런....기분이 들었거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렴. 타인의 죽음을 아무리 본다 해도 자신의 죽음에까지 익숙해져선 안 돼."


"그 의수 한 번 휘둘러 봐."



알렉스는 탐탁찮은 표정으로 오른팔을 가볍게 휘둘렀다. 다음 순간 알렉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거 설마.....카운터 능력?"


"응. 고철이나 줍고 살던 나한테 이런 능력이라니.....진짜 아,아....아이...뭐였지,언니?"


"아이러니 말하는 거야?"


"아 그래! 맞아,그거.....아무튼 이런 생각도 들더라. 어쩌면 언니가 나랑 만난 것도,내가 이런 능력을 얻은 것도 전부 언니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가 아닐까,이 모든 게 다 정해진 거 아닐까 하는 생각."


"......"



예나는 알렉스의 침묵을 말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아들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녀의 어조는 방금 전과 같이 더듬거리는 것이 아닌 어딘가 모를 힘이 실려있었다. 매우 당차고 굳세지만 그렇기에 금방 꺼져버릴 것 같은.



"있지,처음에  이 생각을 했을 때는 엄청 무서웠다? 언니랑 만난 거부터 나랑 열심히 일하고 맛있는 것두 먹고 친절한 언니오빠들이나 여러 사람들이랑 만나구.....그런 게 다 정해진대로였다니. 막 목욕탕에서 생각했는데 따뜻한 물을 틀어도 몸이 부르르 떨리더라.

그런데 계속 누워있다 보니까 생각이 짠! 하고 바꼈어."



예나는 몸을 살짝 일으켜 앉아 알렉스를 마주봤다.



"언니랑 이렇게 있는 게 전부 뭔가 이유가 있었다 해도 언니랑 지낸 시간은 진짜 짱이였거든! 사실 언니라기보다는 우리 엄마 같았어! 잘은 기억 안 나도 언니가 날 꼭 안아주거나 무릎베게해줄 때마다 익숙한 느낌이었거든. 밥 해줄 때도 그렇고 잔소리 할 때도 그렇고. 사실 잔소리 할 땐 좀 싫었어."


"그런 것 정도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으니까 무사히 나을 생각이나 해. 진짜로 죽어버리면....아무것도 없으니까."


"언니...."


"응?"


"한 번 꼬옥 안아주면 안돼?"


"굳이 부탁 안해도 돼."



알렉스의 품에 안긴 예나가 웅얼거리며 좀 더 깊숙히 파고들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 더 있는데.....엄마라고 불러도 돼?"


"안될리가 없잖아. 원하는 만큼 실컷 부르렴."


"엄마.....아니,내가 엄마를 어떻게 불렀더라....으음...."



예나는 얼굴을 귀엽게 찡그린 채 고민하더니 이내 만족했다는 표정과 함께 작게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우응  알렉스 마망....."


"후훗,그건 영어잖아. 심지어 틀렸어. 그냥 엄마라고 하렴."


"........"


"예나야?"


"...................."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알렉스는 조용히 예나를 눕히고 이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리를 함께 해달라고.









이후의 일은 의외로 일사천리로 풀려나갔다. 예나는 이유리가 알려준 빈 공터에 다른 이들과 함께 묻혔다. 핫도그 집의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알렉스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럴 필요도 없었던 사람이지만. 핫도그 집의 단골 손님이었던 소녀들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알렉스는 이유리의 거처로 집을 옮겼다. 의수덕분에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는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와 같은 위험인물을 고용할 곳은 없었다.

가끔씩 민병대 일을 하며 카운터 범죄자들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 외의 시간에는 멍하니,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그녀에게 남은 전부였다.



"또 잃어 버렸네.....있지 얘들아,나 혼자만 뻔뻔하게 살아남으려고 했던 게 잘못인 걸까?"



지금은 이미 없는 소대원들을 향해 알렉스가 작게 물었다. 아무도 자신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이 알고 있던 상식은 20년전의 것. 알고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 지옥에서 전사했다.


그렇게 또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던 중 새해를 넘기고 새로운 해에 적응이 될 즈음 알렉스는 TV의 화면에서 그녀를 보았다.



"코핀 컴퍼니 부사장....이수연?"



TV의 화면에서는 알파트릭스 그룹의 재녀가 태스크포스들을 불러모아 파티를 연다며 각 태스크포스의 활약상을 나열하며 보여주고 있었다.

식비에 쪼달리는 게 민병대의 생활인만큼 아무나 자유롭게 참가 가능하다는 파티광고에 알렉스는 무의식적으로 집중했고 참가 태스크포스 목록중 익숙한 이름을 본 것이다.


그리고 화면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은 알렉스가 알고 있던 펜릴 전대의 그 당돌한 행동대장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분위기는 정반대였지만.



"아니,하지만 말도 안 되는데....어째서 이수연이?"



동명이인이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지나가던 코핀 컴퍼니의 직원 중 다른 한 명의 모습이 그녀의 눈을 강하게 사로잡았다.



"류드.....밀라....?"



침식체 사이에서 분전하다 홀로 추락한 그녀의 동료. 알렉스가 직접 사망을 확인하고 유품을 챙긴 그녀가 화면에 비치고 있었다.

순간이었기에 평범한 사람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지만 알렉스는 그녀의 독특한 머리색과 허리춤에 매달린 사자 인형(곰돌이 닮음)을 보고 그녀임을 눈치챘다.



"뭐야,이게....나는 대체 무슨 세계에 있는 거지?"



그리고 당연하게도,그를 확인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알파트릭스의 축제 당일, 코핀 컴퍼니 내에선 파티 준비로 분주했다.




"흠,이 드레스 노출이 너무 많지 않은가?"


"상관없어. 이런 특별한 날인만큼 조금은 화려하게 입어야 하지 않겠어? 나나 애들은 공공연하게 못 돌아다니니까 우리 몫만큼 실컷 파티를 즐겨달라고. 아마 달링도 그걸 원하고 있을-윽."


"또 격통인가? 의사를 찾거나 해야 하지 않겠어?"


"아냐,괜찮아. 그냥 침식통이 심해진 거겠지 뭐. 최근 들어 힘이 좀 빠지기는 하는데. 그러니까 많이많이 먹어달라고. 우리 몫만큼."


"이상하군. 아무런 징조도 없는데 갑작스레 지친다니. 역시 다시 한 번 시술을 받아야겠어."


"됐어.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니까."



그 때 문이 열리더니 양복을 차려입은 남성이 나타났다.



"어떤가,상태는 양호한가?"


"아,관리자님. 알렉스가 다시 한 번 격통을 호소한지라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 번 시술을......"


"난 진짜로 괜찮다니깐? 달링도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 그냥 여러 일이 있어서 지친 것 뿐이니까."



관리자는 티격태격하는 알렉스와 류드밀라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알렉스. 최근 느끼는 느낌이 어떻지?"


"음.....공복감이랑 상실감? 그리고 마치 힘을 2배로 쓰는 느낌이야. 내가 의식을 안해도 계속해서 힘이 빠지는 느낌? 혹시 뭔가 짐작가는 게 있는 거야?"


"아니,그럴 리는 없겠지. 미안하군. 파티가 끝나고 내가 다시 한 번 메디컬 체크를 하도록 하겠네. 그동안은 파티를 즐겨줬으면 좋겠군. 류드밀라 말고도 자네도 파티를 즐길 자격이 있으니까."


"어머,그건 코핀 컴퍼니의 일원으로써? 아니면...."


"상상에 맡기도록 하지. 그럼 이만."



관리자는 싱긋 웃고는 방을 나섰다.



"알렉스. 관리자님께 다소 무례했던 것 아닌가?"


"괜찮아괜찮아. 아마 저 사람도 내 생각을 눈치채고 있을 테니까. 정말이지 유린하는 것말고 유린당하는 것도 꽤나 색다른 자극이네.

기대된다,파티."


"음."





그리고 파티가 시작된다.


















급전개 정말 미안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들이고 써 봄.....알바얘기 쓰다보면 제가 세상에서 제일 못하는 '장편이어서쓰기'될까봐 전개 존나 급하게 뺌. 원래는 예나가 알렉스 선물도 사주고 둘이서 새해축하도 하고 반지도 좀 당위성 있게 받고 등등 여러가지 쓸려 했는데 무리였씁니다.

카운터 죄송합니다!!!


한남관리자 재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