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일반케이스. 관리자의 탄생.
2024년 3월 14일-서울특별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봄은 모두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해준다.
누군가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
연인들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계절.
학생들에게 새 학년의 설렘을 주는 계절.
작가에게 봄을 주제로 삼아 소설을 적는 계절.
그 계절에서 나는 어떤 의미를 찾을 수가 있었을까?
20살의 나는 무작정 일자리 포털사이트를 뒤져보고 1차 서류전형은 대부분 통과했지만 전부 면접에서 항상 떨어진다.
왜냐하면 면접관이 하는 마지막 질문에 도저히 답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본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돈이 필요해서요."
"아. 잘 들었습니다. 다음 47번분."
나의 두 눈앞에 3명이 탁자에 앉아서 이력서를 보고 답변을 잘해나가던 나의 모습에서 형식적으로 하려고 했던 마지막 질문에 나는 순간적으로 웃는 표정에서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다.
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나의 불합격 사유다.
채용공고에서 솔직하게 말하라고 해서 솔직하게 답변했는데 왜 떨어진 것일까?
공교롭게도 이런 모습으로 불합격할 때의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면접들은 끝이 날 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나의 면접이 끝나고 면접 본회 사에서 나가면 해 질 녘인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에 전부 끝난다.
그 시간에는 낮의 하늘이 품고 있던 푸른빛이 태양과 어둠에 물들어 붉으면서 분홍색과 주황색의 사이에 있는 빛의 색을 머금은 하늘로 변한다.
그렇게 아무런 직업을 구하지도 못하고 다시 채용사이트를 뒤져보는 도중 무언가 특별해 보이는 제목을 발견했다.
`코핀 컴퍼니에서 관리자님을 구합니다.`
나는 무언가 이끌리듯이 이상하게 조회 수가 하나도 없는 그 제목을 클릭했다.
하는 일(시간): 오후 5시에서 11시 35분까지 직원들을 관리하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무는 채용 이후 설명하겠습니다.
채용 기간:채용 이후 1년(협상하여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급여:5,000,000원(월급)
주의점: 아프거나 일을 못 하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반드시 출근해야 합니다.
관리자의 일에 관해서 평생 다른 이들에게는 철저하게 비밀로 해야 합니다.
3번 이상 일에 충실하지 못하면 모든 기억이 소멸하고 다시는 이 일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이 장소로 출입할 때 휴대전화는 휴대할 수 없습니다.
업무에 열정이 있으셔야 합니다.
지원 방법:아래의 주소로 간단한 자기소개와 사진을 보내주세요.
구직인원:1명
`코핀컴퍼니` 에서 1명의 관리자를 구한다는 내용의 사이트 구인 광고.
머신 갑이라는 별명으로 적혀있는 게시글은 글에서 딱딱함이 느껴졌다.
정말로 구인 광고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대충 만든 듯한 광고 문구였다.
조금은 수상하게 느껴지는 주의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간단히 생각하면 엄청난 금액의 월급이 들어온다는 아주 매력적인 제안이다.
어렵지도 않고 그저 관리업무를 하면서 돈을 버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나는 정말 친절하게 게시글에 있는 지원서양식이 있어 편하게 적을 수가 있었다.
쉽고 빠르게 적다가 이 지원서양식에 내가 지원한 회사 면접관이 공통으로 물었던 마지막 질문과 다른 마지막 질문에서 나는 막혀버렸다.
당신은 운명을 믿습니까?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에 나는 답변란에 똑같은 대답을 적을 수도 없었다.
결국, 답을 적지 못하고 `운명을 믿는 편은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적고 보내버리고서는 하루가 지났다.
뜻밖에 빠르게 결과 문자가 왔다.
문자에는 수신자의 제목조차 없었다.
-오늘부터 출근 장소로 출근하시면 됩니다.
저는 1층 부사장실에 있습니다.
출근 장소는 링크에 있습니다.
구인 광고부터 시작해서 합격 통보까지 기계가 보낸 것이 아닌가 싶은 정도로 딱딱했다.
링크를 누르자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서 문자나 구인 광고와는 다르게 예쁘게 정성 들여서 꾸민 어떤 블로그 같은 페이지로 넘어간다.
천천히 화면을 스크롤 해본다.
흰색 배경에 외롭게 적혀있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의 세상, 하지만 그 세상의 뒤편을 우리는 구원해야만 한다.
안녕하십니까?
장소는 당신이 출근하는 시간 10분 전 공지되는 장소 옥상으로 올라가면 문 보이게 될 것입니다.
문을 열면 출근 장소입니다.
오늘의 장소는 당신이 졸업한 고등학교의 학교 옥상입니다.
열쇠는 우편함에 있으니 열고 올라와 주세요.
휴대전화는 가지고 오지 말아주세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졸업한 성인보고 고등학교 옥상에 왜 들어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속는 셈 치고 나는 나름 깔끔하게 옷을 갖춰 입고 공지된 장소로 향한다.
오랜만에 등교하는 기분도 잠시.
나는 올라가자마자 현실과 마주쳤다.
학생 시절에도 평생 올라가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학교 옥상에 졸업하고 정장 차림으로 덩그러니 혼자서 있다.
만약에 들킨다면 평생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못 들 것 같다.
손목시계로 식간을 본다.
오후 4시 57분
3분 뒤면 나의 일할 장소가 마법처럼 생겨야 한다.
여기서 이런 옷차림으로 다시 빠져나갈 용기도 생기지 않는다.
3년 같은 3분이 지나고 시계가 5시 00분 정각을 가리킨다.
아무 일도 안 생기자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그렇지."
그 순간이었다.
학교 옥상 문에서 빛이 난다.
나는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고 뜨자 들어온 학교 옥상 문이 기계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의 문으로 변해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나는 그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코핀컴퍼니의 관리자로 임명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검은색의 단발머리의 푸른빛 눈동자.
예쁘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였다.
"누구…?"
"코핀컴퍼니의 부사장 김하나입니다. 지금부터 사장님의 업무를 설명하겠습니다."
"사장님이요??!"
단 하루 만에 한 회사의 최고인 사장이 되어버린 나.
"정확히는 관리자라고 하죠. 이 세상을 침식에로부터 구하는 관리자."
"침식체?!"
"사실은 이 세상은 두 계(戒)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 관리자님이 근무하신 장소는 이면(邇綿) 세계라고 불리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나타나서 세상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 생명체를 우리는 침식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세상뿐만 아니라 나머지 하나의 세상도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이상한 말들이 이상하게도 전부 처음 들어보는 말이지만 너무 쉽게 이해가 되고 언젠가 해본 듯이 익숙하기 까지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 세상을 구원하는 구원자가 되는가요?"
"아닙니다. 직원들을 구해서 그 직원들과 같이 싸우셔야만 합니다. 침식체를 죽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카운터`뿐이라서요."
"그러면 그 `카운터`라는 존재들을…."
"맞습니다. 이 회사로 영입하시면 됩니다. 오늘은 첫날이니 다음날부터 `채용`을 업무로 해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면 됩니다."
정말이지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기대가 된다.
"이제부터 우리 사원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일단은 저부터…."
작가의 후기: 장편소설로 카운터사이드 관리자의 이야기를 집필할 예정입니다. 이 집필 과정에 19요소 일명 교배가 들어갈지 구상 중에 있습니다.
관붕이 시정에서의 직원들을 채용하고 종신계약까지의 이야기 계속 집필해도 될까요?
의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