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챈에서 밸런스 얘기 나오는거랑 오늘 나온 개노 읽어보면서 정리한 생각을 적어 봤음


맨 아래에 3줄 요약 있음



다른 침식체들에 비하면 볼품 없지만 일단 인증부터 박고감


건 제대로 시작한건 시즌2부터고 프리미어 시즌때도 챌린저 달성한적 있음


이번주는 일 때문에 바빠서 건을 거의 못 돌렸지만 지난주엔 in20위로 마감했었음



1. 밸런스의 의의


많은 PVP 게임들이 황금 밸런스를 지향하고 있지만 사실 밸런스는 수단이지 목적 그 자체는 아님. 

게임의 최우선 가치는 재미이고 이를 위해 메타를 순환시키고 다양한 아키타입을 양성하기 위해 밸런스를 잡을려고 노력하는거임


일반적인 파워레벨에서 너무 동떨어진 OP캐릭이 나온다면 그 캐릭을 중심으로 메타가 획일화되고 맨날 보던 조합만 보게 되면 자연스레 게임에 질려버리니까 밸런스를 잡을려고 노력하는거임


반대로 말하자면 일정 수준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메타가 꾸준히 순환 된다면 약간의 밸런스 불균형은 오히려 게임의 재미에 더 도움이 될수도 있음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롤을 들수 있음. 라이엇은 이미 완벽한 밸런스를 잡는건 포기한지 오래임


대신 정기적으로 메타를 순환시키고 1티어 챔피언들을 갈아치우면서 튀어나온 못들이 있더라도 최소한 그 못들이 계속 바뀌는걸 지향하고 있음


그래서 난 신캐 출시를 통한 파워 인플레를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음


과도한 파워 인플레는 기존 캐릭터의 가치를 저하시키고 급변하는 메타를 억지로 따라가게 만들어서 유저들을 지키게 만들지만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는 메타를 순환시키고 새로운 아키 타입의 출현과 전략을 가능케하니까


건틀렛이 지금도 공익 서폿, 퀸라펠등이 성행했다면 지금보단 더 밸런스 잡힌 환경일테고 파워 인플레도 성공적으로 억제한거겠지만 그게 재밌는 게임이 되지는 못했을거라고 봄


1년 내내 똑같은 캐릭을 보는건 유저나 제작사나 달가운 일이 아닐거임



2. 재무장 캐릭터와 인플레이션



타오린, 재핑챙, 재르카, 라우라등의 재무장 캐릭들의 벨류는 굉장히 높게 잡혀있음


재무장 캐릭들이 새로 출시 될때마다 메타가 급변하였고 재무장 캐릭을 코어 파츠로 사용하는 새로운 덱들이 나왔으니까


난 재핑챙 재르카가 없었다면 세리나가 이렇게까지 많이 쓰였을거라고 생각 안함


세리나가 위 두 캐릭의 카운터는 맞지만 반대로 위 두 캐릭이 있기 때문에 세리나 터트리기가 압도적으로 쉬워졌음


근데 이러한 재무장 캐릭들이 지금 당장 뽑아 내야하는 튀어나온 못이냐 하면 나는 좀 보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봄



우선 업밴 시스템의 존재 때문에 주 단위로 메타가 강제로 순환됨


재무장 캐릭터들의 밸류가 아무리 높더라도 일단 밴을 당하게 되면 밸류가 급격히 떨어지게 됨


특히 리더 스킬이 성능의 핵심적인 비중을 가지는 재핑챙이나 타오린한테 특히 치명적임


또한 가챠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를 너프 시킨다는 행위는 최대한 지양할 필요가 있음


캐릭터 획득과 육성에 현실 재화가 들어가는데다가 리콜을 해준다고 해도 장비까지 리콜이 되는건 아니기에


캐릭터 너프로 유저들이 피해 받는걸 온전히 보상 받는게 사실상 불가능함


더욱이 카사같은 씹덕 게임은 캐릭 자체에 애정을 갖게 만들고 매몰되게 만드는 시스템이라


이성적으로는 너프를 납득하더라도 감성적으로는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의 너프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유저가 무조건 나오게 됨


서비스 초창기 팬드 너프가 왜 반발을 불러 일으켰는지 생각해보면 됨


그렇기에 난 업밴 시스템을 꽤 긍정적으로 생각함


모든 캐릭이 완벽한 밸런스를 가진채 출시 될수는 없음 사람이 개발하는 이상 무조건 튀어 나온 못은 나올수 밖에 없는데


최소한 못이 튀어나오더라도 그 못을 영구적으로 병신을 만들지는 않으면서 강제로 메타 순환이 가능케하는 업밴 시스템 덕분에 


4,5주에 한번씩 OP캐 때문에 메타가 씹창나기는 하나 그래도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함



또한 재무장 캐릭터들의 밸류를 생각할때 각 캐릭터별 카운터의 존재 유무도 고려할 필요가 있음


사람은 본능적으로 대처 불가능한 위기를 극도록 기피함


무력감은 pvp 게임에서 느낄수 있는 가장 불쾌한 감정중 하나이고 그렇기에 많은 게임들이 흔히 말하는 벽덱을 이를 악 물고 죽일려고 함


하스스톤에서 틈만 나면 OTK 덱 죽일려고 하고 유희왕에서 패트랩을 떡칠하는 이유?


그 누구도 손도 못 쓰고 쳐맞기만 하는걸 좋아하지 않음 어떻게던 대응 가능하고 해결 가능한 위기를 넘기는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거지


손 놓고 그냥 당해야만 하는 상황은 꼬접 지수만 올릴뿐임


그런 의미에서 재무장 캐릭터들은 (쉽지는 않으나) 어떻게던 존재하는 캐릭터들도 대응은 가능함


재핑챙은 세리나 혹은 기순이를 비롯한 버프 해제류


재르카는 각서윤


타오린은 공익 (대신 노밴 상태면 역으로 공익이 카운터 당함)


메타를 주름 잡는 재무장 캐릭터들도 확연한 카운터가 존재하며 조합만 잘 짠다면 어렵지 않게 미친 밸류를 가진 캐릭들에 대응 가능함


타오린을 예시로 들어보겠음 


타오린이 앰뒤 캐릭 소리 듣는 이유는 공불디피 전장에 리더 스킬로 적 회피를 깎아내면 이론상 카운터여야할 공익이 녹인다는게 문제였음


다행히 캐스팅밴 시스템이 생기면서 타오린이 노밴으로 나올 일은 사실상 없어졌고 이제 전방에 스트라이커 탱커 두고 뒤쪽에 공익 뽑는 방식으로 충분히 타오린 대처가 가능해졌음


또한 스피라 출시 이후 관짝에 들어간 각서윤이 거의 1년만에 메타캐로 올라왔음


재르카가 힐밴에 쥐약인 캐릭터로 나오니 범용성이 있으면서도 힐밴이 가능한 각서윤이 다시 각광 받기 시작한거임


즉 현재 재무장 캐릭터들은 명확한 카운터가 존재하며, 업밴 시스템을 통해 최소한의 억제가 가능해서 메타 순환에 큰 방해가 안 된다는게 결론임



3. 라파엘라 & 골통



문제는 라파엘라와 골통이 재무장 캐릭터급의 벨류를 가졌으면서도 명확한 카운터나 대처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거임


위에서 예시로 든 타오린과 라파엘라는 비교해보면 차이가 명확함


라파엘라는 타워이면서 동시에 스트라이커고 거기에 최피제까지 달려 있어서 효과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음


공익으로 잡을려고 하면 추격 상태로 바뀌자마자 사실상 6코 날라가는 셈이고


스나이퍼로 잡을려고 하면 타워 모드를 뚫는게 한 세월임



골리앗은 더 문제임


라파엘라는 세리나로 버프 지우고 개같이 패서 녹인다는 전략이라도 있음


근데 골리앗을 막기 위해서는? 제이크 리타 기순이등 골리앗 전용 카운터 캐릭 3,4개를 덱에 강제로 집어 넣어야 하고


이 캐릭들이 전부 손패에 잡힌다고 골통을 확정적으로 카운터 칠수 있는것도 아님



현 건틀렛 시스템상 덱에 저격용 캐릭 3,4개를 넣는건 리스크가 너무 큼


건틀렛은 랜덤 매칭 시스템이고 어떤 아키타입과 붙게 될지는 게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알수 없음


각서윤이 메타캐로 떠올랐던건 혼자 재르카를 카운터 칠수 있어서 나머지 7자리에 다른 범용성 있는 캐릭을 넣을수 있으면서


동시에 재르카가 없는 조합 상대로도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단거였음


근데 골통의 경우 카운터로 써야할 제이크나 기순이는 상대 조합에 따라 아예 써먹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됨


기껏 골통 저격덱 만들었는데 매칭 돌려서 니가와 덱 만났다? 이렇게 되는 순간 건틀렛은 사실상 가위바위보 겜이 되는거임


매칭 버튼 돌리는 순간 결과가 확정되고 운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되는 무력감을 견딜수 있는 유저가 많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음


설령 골통이 메타를 완벽하게 지배해서 나빼고 모든 유저들이 골통 덱을 돌리게 되고 무조건 저격에 성공한다 치더라도


메타가 획일화 되는 순간 겜 수명은 끝난거임


4주연속으로 골통만 만나는 환경에서 누가 게임을 하고 싶겠음




4) 메타 순환


이번 개발 노트를 보면 상연이가 메타 순환에 대한 언급을 함


본래 루즈한 템포를 방지하고 적절한 라인전 유도를 위해 딜러와 탱커 메타가 순환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으나, 라파엘라의 경우 향후 메타를 순환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향후 메타를 순환시키기 어렵다는건 업밴으로도 못 막을만큼 캐릭터 밸류가 너무 높다는 뜻으로 풀이 됨


나도 전적으로 동일함 라파엘라와 골리앗은 명확한 카운터가 없으며, 이 둘을 저격 시킬려고 전용 덱을 짜는 순간 다른 아키타입에 죄다 잡아 먹히게 됨


이런 상황에서 겨우 1,2코가 오른다고 해서 이 캐릭터들의 채용률이 떨어질거란 생각은 들지 않음 


그렇기에 메타 순환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한걸테고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사람들은 무력감을 느끼는걸 좋아하지 않음


그렇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PVP 게임들이 군중 제어기의 성능을 낮추거나 조건부 스킬로 만들면서


어느 상황에서나 유저가 대응하고 돌파할만한 여지를 남겨줄려고 함


그런 의미에서 양쪽 다 과도한 밸류를 가지고 있지만 업밴 시스템으로 막을수 없으며, 또한 명확한 카운터가 존재하지 않아 강제로 저격덱을 만들게 하고 메타를 획일화 시키는 두 캐릭은 너프가 확정 되었다고 생각함


만일 앞으로 나올 재무장 캐릭터중에서 라파엘라와 골통과 비슷한 캐릭이 나온다면


유저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대응책이 뚜렷하지 않으며 메타를 획일화 시키는 캐릭이 나오게 된다면


그땐 재무장 캐릭터도 칼질이 들어갈거라고 믿음 


하지만 박상연이 봤을때 타오린, 재핑챙, 재르카는 아직 그 수준은 아닌거 같고



3줄 요약 


1/ 게임의 수명을 위해 최우선으로 둬야 하는건 메타 순환


2/ 기존의 재무장 캐릭들은 카운터 캐릭이 존재하거나 업밴으로 어떻게던 틀어막을수 있었음


3/ 라파엘라 골통은 카운터도 존재하지 않으면서 건틀렛을 가위바위보로 만듬 그래서 칼질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