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이 많은 건 물론 세계관의 깊이와 해상도를 늘려주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꼭 진입장벽 뿐 아니라 플레이에 있어서 피로도 또한 유발한다고 생각함. 이걸 해소할 방법으로

1. 다회차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어느 루트로 가면 다른 루트의 인물은 볼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이 있음. 폴아웃4를 예로 들면 미닛맨 루트를 탄다고 했을 때 인스티튜트나 레일로드, 브오후의 캐릭터들은 안 보거나 보더라도 해상도가 낮은 식으로 적용이 됨. 같은 단체에서 보면 나름의 사상과 신념을 가진 인물이 적대 단체에서 보면 단순히 적장이 되는 것 처럼.

2. 비중을 다르게 두는 방법도 있음. 단체의 수장이나 주요 단체의 인물은 쵸붕이들이 빌드를 짜와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어도 예를 들면 백호의 졸개같은 애들까지 그렇게 공을 들일 필요는 없지. 당장 라오루에서도 쥐에 있는 레니의 팬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잖아. 싸움의 기억이 필요하다고 해도 초반에 잠깐 지나갈 슬라임에게 정성을 쏟는 건 비효율적이야.

3. 단순히 단체를 줄이는 법이 있음. 정녕 사람 하나하나까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면 100명 넘어서는 건 무리. 소설을 보면 주요 등장인물은 대하소설이 아닌 이상에야 10명을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어. 무엇보다 한 컨텐츠 안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산재해 있으면 1번과 연계하는 게 아닌 이상에야 이야기의 방향과 흐름이 망가질 수 밖에 없어. 

4. 부분 선택. 페그오를 보면 캐릭터가 그렇게 많은데 메인 스토리에는 그 중 일부만 등장하지. 이벤트 캐릭터들은 제외하더라도 캐릭터가 많은 건 사실이고. 메인 스토리에 깊이 연관된 캐릭터들만 메인 스토리에서 볼 수 있게 하고, 나머지들은 다 막간의 이야기로 빼거나 하는 것도 방법의 일부야.

캐릭터성에 관한 말은 깊이 공감하는데 굳이 같은 단체가 아니더라도 다른 캐릭터들과 유기적인 관계성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 폐쇄적인 집단이면 어쩔 수 없겠지만 백호같은 경우면 굳이 백호 내가 아니더라도 은호나 다른 여러 단체들과 관계성을 맺을 수도 있고, 호군과 랑군 사이에서 적대적인 관계성을 가진 인물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안 그래도 단체 뿐 아니라 아이리스나 숌즈, 라울처럼 이미 인지도와 입체성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많이 있으니 캐릭터를 그렇게 많이 늘리는 건 오히려 해가 될 거라고 나는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