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랬습니다. 신께서 절 받아주시길. 하지만 그러질 못했으니, 이 또한 운명이지 않겠습니까?"

…당신은 막막했다. 도저히 저 사람을, 자신의 반신이나 다름없는 마법을 쓸 수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하긴 어려우리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해도 늦었음을 알고있으니, 그나마 쓸 수 있을 보조마법을 쓸 뿐이였다. …그럴 생각이였다.


스트렝스나 헤이스트 등의 주문을 외었으며 그 주문은 적용되었다. 그리곤 우왁스럽게 뜯겨나갔다.

"…뭐?"

"그대는 제게서 격투술을 배웠지요. 아주 우수한 학생이였습니다. 허나 그럼에도… 당신은 생각이 빈약합니다."

이미 적용된 마법이라 한들, 어찌 잡아내지 못하리라 생각했지요?

당신은 상황을 정리했다. 아니 정리할 것도 없었다. 단순히 말해 디스펠에 당한 것이라 생각하면 될 거다, 정리 끝.


"흐음… 그래도 상황에 대한 대응은 훌륭, 그대는 여전히 좋은 학생이네요. 하지만, 그걸로는 안됩니다."


우지끈, 무언가 부러지듯 잡히는 소리가 들렸으며 그와 동시에 당신과 칸델라 간의 거리가 좁혀졌다.

허나 무언가 이상하다. 당신도 움직이지 않았고 칸델라도 움직이지 않았다. 단지 거리만이 좁혀져온다.


"…제 힘, 제대로 보여줬던 적이 있던가요? 아니, 아마도 없겠지요. 당신은 재능이 있지만 그쪽의 재능은 없었으니까요."


'거리'가 좁혀졌다. 잡혀서 으깨졌다. 당신도 칸델라도 전혀 위치가 달라지지 않았으나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가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먼저 정권을 날린 건 당신이였다. 첫수는 내어준 건지 칸델라는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았고, 기회라 보았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사람의 팔 하나만큼 거리가 벌어졌다.


"저는 모든 걸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잡을 수 있다면, 놓지 못할 것도 없지요. 동전을 쥐고, 필요한만큼 내는 것과 같이."


오판했다. 어떻게든 되리라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내가 아직까지 인간의 형상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건 그가 하지 않았기 때문.

그런 상황이나, 당신은 절망하지 않았다. 굴복하지 않겠노라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달리 대응할 수 있는 이가 오기까지 버텨내는 것이다.


"…좋은 눈빛입니다 학생. 하지만 그런 눈을 하기 위해선, 자신의 행위를 관철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함을 인지하시길."


그것은 순간, 딱히 빠르고자 만들어진 최적화된 동작은 아니였으며 단순히 주먹을 쥔 채로 뻗을 뿐인 동작이였다.

하지만 그걸 행하는 대상이 칸델라라면, 그 위험성은 차원이 달리진다. 가드도 회피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지, 죽기 진전까지 버틸 수밖에.


당신은 가드를 펼치며 뒤를 향해 뛰었다. 그리고 칸델라의 주먹이 가드를 펼친 팔에 틀어박히자 당신은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날아갔다.

그의 주먹이 박힌 왼팔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당신의 몸은 아카데미의 건물 벽에 박혀서야 멈출 수 있게 되었으니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그것에 더해 그가 준 충격이 전신으로 퍼져나가 움직이기에도 마땅치 않았다. 허나 움직였다. 정신은 흐려지지 않고 보다 깔끔하게 벼려졌다.

무(武)의 신이, 완력(腕力)의 신이 당신의 앞에 있었으니 정신을 잃을 수 없었다. 그렇게 몸은 움직였다. 최적화된 동작을 찾으며 자세를 잡았다.


그리 자세를 다잡을 쯤에 굉음이 울렸다. 당신의 앞, 칸델라의 뜀박질이 대지를 울리며 당신을 향해 쏘아진 것이였다.

빨랐다. 허나 알 수 있었다. 그가 얼마나 힘을 빼고서 죽이지 않겠노라 생각하고 당신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불만스러웠으나 하는 수 없었고 잠시 전에는 막지 못했던 권격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 강렬한 흐름에 섞이지 않고서 스쳐 지나갔다.

마치 산들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처럼… 날아가는 새에게서 흩날리는 깃털처럼… 당신은 나뭇잎이 되고 깃털이 되어 흩날렸다.


조금은… 그 압도적이고 강렬하며 패도적인 힘에게서, 조금은 더 오래 버틸 수 있음을 직감했다.


- 해당 시점에서, 특성 '소력'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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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어떤 상황을 더 연출하는 게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