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거 받고 우리가 차일드 찾는 걸 도와주면 안 될까?"

'그런다고 저 악마가 도와줄 리는 없지만.'

프로켈의 예상대로 유다는 사탕을 쳐내며 소리를 꽥 질렀다.

"흐아앙! 내 사탕!"

티타니아와 아우로라에게 이끌려 함께 도망치던 프로켈의 눈에 들어온 것은 땅을 구르는 작은 사탕들이었다.



"어휴, 하여튼 악마 아니랄까봐 성질은! 아우로라, 다친 덴 없어요?"

"아우로라가 조금이라도 다쳤으면 내가..."

"응, 괜찮아! 근데 유다는 내가 준 사탕이 마음에 안 들었나봐..."

시무룩해하며 날개를 떨어트리는 아우로라의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프로켈은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까 그 사탕들은 다 언제 받은 거야?"

"라라가 착한 일 할 때마다 준 거야. 원래는 미트라 주려고 한 건데... 이걸로 다른 친구들을 찾으면 더 좋아할 거 같아서, 헤헤."

"아웅~ 우리 아우로라 씨는 착하시기도 하지. 그런데 카라라트리 씨한테 그런 면이 있는 지는 몰랐네요? 항상 화나 보이던데."

프로켈도 그 티타니아의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했다. 카라라트리는 좀처럼 표정에서 힘을 풀지 않으니 그런 오해를 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으니까.

"이제 또 착한 일 많이 해서 더 많이 모아서 가져다 줘야지! 그럼 분명 유다도 좋아할 거야. 그치, 프로켈?"

"나, 나한테 물어봐도 잘 몰라."

차마 사탕을 박스채 가져가도 안 해줄거라는 말은 못 한 프로켈은 검지손가락으로 옆머리를 살짝 꼬으며 물었다.

"그 착한 일이라는 건 어떤 건데?"

"응? 프로켈도 도와주려고?"

"그럴 수 있으면."

"저도 도와드리고 싶은데~ 가봐야 할 곳이 많아서요. 그럼 안녕!"

"저게...!"
"잘 다녀와~"

순간 욱하려던 프로켈은 아우로라가 손을 흔드는 걸 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럼 프로켈. 설거지는 할 줄 알아?"

"상아가 하는 건 자주 봤는데. 이상한 초록색 껍데기에 끈적한걸 뿌려서 물을 묻혀서 그릇을 씻었지."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기억을 더듬는 프로켈을 보고 깔깔 웃은 아우로라는 텅 빈 부엌으로 가 유리컵을 두 잔 꺼내 우유를 부었다.

"자. 이건 프로켈 거."

"...고마워."

입가에 흰 자국을 남긴 채로 우유를 꼴깍꼴깍 마시고 난 아우로라는 빈 컵을 들고서 싱크대로 향했다.

"내가 어떻게 하는 건지 보여줄게. 먼저 퐁퐁을 이렇게 짜서..."

작은 손으로 까치발을 하고서 낑낑대며 컵을 씻는 아우로라를 멍하니 바라보던 프로켈은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핫 하고 놀라며 물었다.

"내가 이걸 해보라고?"

"응. 프로켈도 분명 잘 할 수 있을 거야."

손에 든 컵을 노려보던 프로켈은 조심스레 물을 틀었지만 이내 컵을 떨어트려버렸다.

다행히 컵이 깨지진 않았지만 깜짝 놀라 꼬리까지 세운 프로켈의 모습에 아우로라는 허겁지겁 컵을 씻고서 거실로 향했다.

"이번에는 방 청소야."

하지만 프로켈의 큰 신체로는 제대로 방을 청소하기는 커녕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방 정리를 하는 것도,

창문을 닦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 해 아우로라를 도와주기는 커녕 방해만 했다는 생각에 프로켈은 시무룩하게 거실 한켠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나 앉아있었을까.

"프로켈, 프로켈! 어디 있어?"

카라라트리의 방 쪽에서 들려오는 아우로라의 목소리에 프로켈은 입을 다물려다가 생각을 고쳐먹고서 말했다.

"나 여기 있어."

곧 부리나케 달려온 아우로라는 축 늘어져있는 프로켈의 옆에 앉았다.

"오늘 나 때문에 피곤했지?"

"...그런 거 아니야."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프로켈에게 아우로라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건네었다.

"이거 오늘 착한 일 하고 받은 거야!"

"이건... 유다한테 부탁하려고 모으려는 거 아니었어?"

"응. 그래도 오늘 프로켈이 많이 도와줬잖아. 그래서 주는 거야, 헤헤."

그제서야 자신을 바라보는 프로켈에게 싱긋 웃어준 아우로라는 그녀의 손 위에 사탕을 올려주었다.

"먹어봐. 나도 한 번 밖엔 안 먹어봤는데, 엄청 맛있어."

기대에 찬 아우로라의 눈빛에 껍질을 까 입 안에서 사탕을 몇 번 굴리던 프로켈은

"어때? 맛있지?"

하고 묻는 아우로라의 질문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응.. 맛있어."





그려달라고 하셨는데
 그런재주는없어서 짧은글 한 편썼습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