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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철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이다. 내년부터 쉴 예정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철학과에서 뭘 배워야 하냐고 물으면 철학이라고 답하지만, 썩 시원하지 않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철학에 대해 모르다 보니 여전히 두루뭉술하기 마련이다.


철학과에서는 철학자들의 철학, 사상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무슨 말을 했고, 칸트가 무슨 말을 했다... 이런 걸 외우는 건 정말 지루하다. 그냥 암기 아닌가. 이런거 외우는게 철학과면, 의미없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소크라테스의 철학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의 철학함을 배워야 한다. 철학과에서는 그렇지만, 철학과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이 '철학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일찍이 칸트는 '철학'을 가르칠 수는 없어도 '철학함'을 가르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럼 도대체 철학함이 무엇인가?


철학함의 출발은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철학이라고 한다면 철학자들의 철학, 사상 배우고 외우는 게 철학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철학함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질문을 던지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그저 단순히 외운다? 이건 철학함이 아니라 철학에 대한 지식만 쌓기 일쑤다. 이러니 우리에게 철학은 탁상공론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철학함은 비판, 성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용기도 중요하다. 모두가 스승을 따르더라도 스승의 생각이 그르다 싶으면 반대할 필요도 있다. 플라톤이 하늘을 가리킬 때,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듯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철학함은 필수이다. 남의 말에 휘둘리거나, 비판, 의심, 성찰도 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 이걸 많은 대중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의 대중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