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게시판

그냥 재미삼아 봐도 좋고, 나도 오랜만에 묵은 이야기 배설좀 해볼겸 경험담 하나 써보려해


꽤 오래전 일인데

군대 전역하고 친구랑 같이 히피처럼 두어달 놀다가

아버지한테 백스핀 너클 쳐맞고 이력서를 머니건으로 쏘듯이 던지던 때였음

위의 '백스핀 너클' 은 과장이 1도 더해지지 않은 문장임, 정말 고개가 팩 돌아갈정도로 쳐맞았지

다행인건 내가 늦둥이라 이미 다늙은 아버지 주먹은 맞아봐야 살짝 아픈 정도였다는 거지


아무튼 그렇게 이력서를 뿌리다 결국 얻게된 직장은

같은 길드내의 형의 추천으로 알게된 검품직 이었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같은 길드' 라는 부분입니다.

사회 초년생, 구직자 여러분, 와우를 하세요, 길드에 가입하면 직장을 얻게됩니다.

요즘은 아닐수도 있겠지만...나도 저때쯤 와우 접어서 요즘도 길드가입 선물로 직장 주는지 잘 모르겠네


어쨌든 당시 기준으로도 많은 페이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적은페이도 아니었지만

경력만 쌓이면 나름 장래성은 괜찮은 직업이라 개념은 하나도없고 패기만 있던 그시절에 무작정 상경했었음


대충 주소보고 찾아갔는데, 지하철도 태어나서 처음타봐서 개찰구 앞에서 촌놈답게 당황도 좀 해보고

실제로 아랫지방보다 윗지방이 살짝더 쌀쌀하구나 정도를 몸으로 체감하면서

택시도 못잡고 한 20분정도 걷기도 해보고

아무튼 어찌저찌 찾아가니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까지 총알택시로 40분거리인 외지에 공장 하나랑

기숙사겸 아파트로 쓰는 건물 몇동만 덩그러니 있는 허허벌판이 나오더라고

사회초년생 입장에선 충분히 두려울만한 비주얼이었지만

마침 퇴근하는 공순이 누나들한테 눈이가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커녕 행복회로만 풀가동 중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부터가 내인생에서 세손가락에 꼽을수 있을 정도로 ㅈ같은 경험의 시작이었다.

어느정도냐면 초2때 급설사로 화장실에서 바지도 못내리고 싸지른뒤 엉엉 울다가

담임이 직접 찾으러 왔을때 만큼이나 ㅈ같은 기억임...우리 담임 여선생 이었는데


도착 하자마자 공장 입구에서 일하던 '길드형' 한테 안내받아서 면접까지 일사천리로 마치고

선임 1, 2 얼굴도 보고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하기로 얘기한뒤 그날 저녘 기숙사까지 배정 받았다.

보통 2인실로 쓰는 기숙사지만 마침 자리가 남아서 나혼자 쓰게 되었는데

매트리스는 커녕 이불도 없어서 선임2에게서 여름이불 얻어서 쓰게되었지

그날밤

이전까진 무조건 1일1딸이 당연했지만

그날은 두려움과 설렘으로 그냥 곰팡내 나는 이불덮고 가만히 다음날이 오길 기다렸다.



1일차

일도 배울겸 나이많은 선임1과 함께 근무에 투입되었는데

선임1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자기와 같이 계속해서 근무를 하게될거라고 했다.

공장이 2교대라 우리는 12시간 로테이션 이었고, 나같은 후임이 하나 더 들어오면 2인1조 교대조가 된다나?

아무튼 첫날엔 그냥 앉아서 자기 하는거 보라고 하길래 그냥 앉아서 봤는데

2시간마다 한번씩 제품 검사하는거 말고는 하는일이 없었다.

검사해서 이상이 없는 양품일경우 go 불량품일 경우엔 ng

ng가 되면 생산라인과 조정을 통해 양품이 나올때까지 계속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게 되는데

공정이 멈추면 시간당 막대한 손실이 나고 공정 재가동하는 시간도 걸리기 때문에

불량품을 계속 찍어내면서 양품이 나올때까지 매 생산품 마다 체크를해야했다.


즉 큰 문제만 없다면 기본적인 일은 ㅈ도 없다는 점인데...그렇게 일주일이 훌쩍 흘러갔다.



2~4주차

선임1은 나이도 많으면서 성격은 아주 지랄같은 소시오패스 새끼였다.

일주일간 살펴본 결과 허구헌날 생산공장장 하고 담배피러가서 핏대 올리면서 싸우는게 일이었고

그러면서도 사무실만 들어오면 하는일 없이 빈둥대기만 했다.

슬슬 나도 시다 정도는 해줄정도가 되었고, 이젠 선임1이 뒤에서 보고있을때 내가 제품체크를 진행했는

데, 내가 보기엔 제대로 한것 같은데 자꾸 잘못되었다고 지적을 해서 자존감이 팍 죽어 있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그냥 내탓이겠지 싶어서 넘어갔지만...


게다가 어느날엔 퇴근후에 자기딸 학교끝나고 데리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는게 아닌가?

난 거부권이 없었고, 그렇게 선임1과 그 딸, 그리고 나는 정신차리고 보니 중국집에 가있었다.

짜장면 하나만 시켜놓고 먹는데...사실 이때 눈치 챘어야 되는데, 이ㅅㄲ가 아주 ㅈㅄ새끼라는걸

아니 지 딸 학교 일찍 끝나는거에 왜 부하직원 데리고 오고, 거기다 밥먹는데 중국집에서 짱개한그릇 씩만 시켜서 먹다니?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이새끼가 도대체 무슨의도로 그랬는지 이해가 안간다.



2달째~

야간근무 교대중

인수인계때 말곤 거의 얼굴볼 시간이 없는 선임2 와도 이젠 농담도 주고받을수 있을정도로 친해졌다.

선임1 과 선임2 는 서로 사이가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는데, 겉으로는 서로 농담도 주고받고 안부도 물을만큼

친해 보였지만, 선임1 은 선임2 에게 교대만 받고나면 내앞에서 선임2의 뒷다마를 까고는 했다.

마찬가지로 선임2도 가끔 담배피우며 선임1이 없을때 뒷다마를 깠고....


그러다가 그날이 왔다.

검품원 후임이 한명더 들어온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나는 선임2와 같은 근무조로 편성되고

선임1은 다시 그 후임을 교육해야된다고 인사담당자가 알려주고 갔다.

선임1은 빈정거리듯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야 너 걔랑 짝되서 좋겠다 이제?'

그리곤 그날 하루종일 아무말도 걸어오지 않았다.

심지어 제품체크 시간에도 눈길은 커녕 책상위에 다리올리고 하루종일 잠만자다 퇴근했다.

난 이제까지 만화나 소설만곤 이렇게 ㅈ같은 성격을 가진 새끼를 본적이 없었다.

하물며 만화나 소설은 잘생긴 놈이나 이쁜년이 이딴 ㅈㄹ를 해서 봐줄만하지

나이 40대중후반에 팍삭은 노가다 페이스로 이딴 개소리를 지껄이니

정말 구토감과 함께 그 면상을 제품 금형에 넣고 찍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꾹 참았다.

군대에 비하면야 양반이지....

....정말 그런가?



3달째~

선임2는 천사다. 그리고 선임1은 확실히 싸이코패스 새끼였다.

선임2가 단 3시간동안 가르치는것 만으로 나는 업무에 필요한 거의 모든 내용을 숙지했다.

선임1이 그동안 가르쳐준 내용중 태반은 쓸데없는 헛짓거리였고

그동안의 쓸데없는 교육과 빈정거림은 그저 날 괴롭히기 위함이었음이 이로인해 증명되었다.


게다가 선임1 새끼는 근무시간 내내 빈정거리거나 내가 무슨말만 하면 부정하고 깎아내리기 일쑤였는데

선임2 는 그런게 전혀 없었다. 심지어 일이 끝나면 혼자서 기숙사에서 놀지말고 자기방에서 같이 술마시자며

매일같이 소고기랑 술을 사주는 바람에 살이 2주동안 4kg는 찐것같다.

그 뒤로는 무서워서 검품장에 있는 중량계엔 올라갈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가끔은 기숙사에 있는 다른 공순이 누나들 방에서 밤새도록 술도 마시고 떡이 되서 출근하기도 했고...


근데 슬슬 다른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발단은 내 기숙사에 같이 살게된 검품원 후임이었다.

처음부터 별 의지도 없어보였던 놈이었지만 한 일주일쯤 지나서 술마시면서 얘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의지박약이나 그런게 아니라 이새끼도 성품 자체가 아주 글러먹은 새끼였다.


지 아버지가 무슨 나름 잘나가는 지역기업 사장인데

그래도 가업을 이으려면 다른 회사에서 일을 좀 해봐야된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어쩔수없이 온거라며 한 2~3년정도 일하다가 아버지한테 인정받으면 아예 자기 공장을 따로 떼어 준다나?


나는 가장 오래된 기억중에 하나가

농촌 도랑에 빠져서 누렁이가 나 빠져죽는다고 짖어대던 기억

여름에 마루에서 땀흘리며 졸다가 눈뜨면 보이는건 멀리서 할아버지가 농약치는 모습

가끔 할머니가 미지근하고 싱거운 식혜먹여주고 부채질 해주던 기억

이정도뿐이다.

갑자기 이게 무슨말이냐고?

부모님은 맞벌이 하느라, 심지어 같이 살수도 없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날 키웠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집에 tv는 커녕 해떨어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게 당연할정도로 촌농이라는 말이다.


그래 네츄럴 본 프롤레타리아

물론 진짜 프롤레타리아 라는 단어에 정확히 부합하는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냥 똥꾸멍이 찢어질정도까진 아니지만 가난했다고


근데, 그런내가

소주 한병에 지자랑을 두시간동안 쏟아내는 은수저, 혹은 금수저쯤 될지도 모르는 씹새의 자랑질을 듣고있자니

배알이 안꼴릴수가 없었지...근데 어쩌겠어? 아니꼬왔지만, 앞으로 계속 같이 일해야하고

뭣보다 돈좀 있는새끼랑 친해져서 나쁠건 없다고 생각했지

그날 밤엔 ㄹㅇㅋㅋ 하면서 공원 비둘기새끼 모래쪼는것 마냥 고개만 끄덕끄덕 해줬었다.


근데 이놈이 단일주일만에 안색이 개똥밟고 미끄러져서 슬리퍼가 발목에 낀것마냥 시커멓게 변하더니

어느날 교대할때 갑자기 지가 술살테니 한잔 마시자고 하는게 아닌가?

....평소엔 집도 잘산다는 새끼가 맨날 술 얻어마셔서 속으로 패드립을 박고 있었는데

그날은 도대체 뭔일인가 싶어서 휴일에 외출도 안하고 기숙사에서 기다렸더니

퇴근하고 돌아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비닐봉다리 에서 족발 이랑 소주를 꺼내 거실에 철푸덕 하고 앉더니

날보고 일 더는 못해먹겠다고 하소연을 시작하며 쌍욕을 뱉기 시작했다.

내용인 즉슨 선임1이 자기를 갈군다는 건데...


위에서도 썼다시피 이새끼는 자기자랑을 숨쉬듯 자연스럽게 하는 참 상대하기 ㅈ같은 새끼였는데

마침 선임1은 싸이코...아니, 소시오패스 이자 사디스트인 새끼라서, 서로 아주 상극이었던 모양이다.

술마시면서 들어보니, 다 내가 겪어봤던 내용들 이었지만 디테일 한 부분이 조금 달랐는데

아마 본인도 모르게 자랑질을 한 덕분에 선임1의 사디스트 농도가 조금 올라간 모양이었다.

글을 쓰고있는 21년도 같은 시대에는 고소를 박아도 할말 없을정도로 심한 모욕적 언사를 해댔는데

심지어 성희롱적인 발언까지 있었으니

너 남자구실은 하냐느니, 우물쭈물 대면서 구멍(제품의)도 못찾는걸 보니 지애미 구멍도 못찾을 놈이라는둥


....참 평소엔 아주 고까운새끼라고 생각했는데 소주를 병으로 까마시며 푸념하는걸 보니 한편으론 좀 안쓰럽기도 하고


뭣보다 이새끼가 별안간 그만둬 버리면 내가 또 그 사디스트 새끼 밑으로 들어가는 두렵고 두려운 상황이 될까 싶어서

그날 하루는 성심성의껏 술시중을 들어주고 심지어 인사불성이된 그새끼 양말도 벗겨서 재워줬다.


그렇게 다시 몇달이 흘러 그날이 다가왔다.



'그날'

지난 몇달간은 하루하루 똑같이 흘러갔다.

출근하면 ㅈ같은 선임1의 면상과, 그보단 좀더 불쌍하게 ㅈ같은 내 동기의 면상을 보고 담배를 피웠으며

선임1의 비아냥을 약 20분간 들어주고 동기의 나날이 헬쓱해져가는 어깨를 두드리며 배웅하는걸로 하루를 시작했다.


가끔 우리가 야간근무 였을때는, 출근하자마자 선임1이 전날저녘 우리가 검품한 제품중 몇몇 시간대 물량이 불량이었다는

청천 벽력같은 말을 하곤 했지만, 선임2은 알았다고만 하고 생산공장장과 관리자 몇몇과 얘기하러 가더니 나에게는 별일 

아니라면서 넘어가곤 했다. 가끔 있는 일이라며....


그리고 어느날, 선임2가 하루 휴가를 내고 나혼자 야간근무를 서는 날이었다.

이미 거의 1년 가까이 일을 해왔던 터라 나름 익숙해진 나는 야간근무가 오히려 더 편했고

가끔 생산라인 직원들하고 얘기하거나 틈틈히 알람 맞춰놓고 짤막한 수면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교대하자마자 선임1은 담배도 피지않고 내가 전날 체크한 제품을 체크하기 시작했고

나는 멀리서 동이 터오는걸 바라보며 내 동기랑 담배피면서 오늘도 고생하라는둥 격려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담배를 다 피울무렵 갑자기 선임1이 썩은 표정으로 흡연장으로 걸어오더니 담배를 하나 달라고 했다.

또 속으로 '뭘가지고 시비를 걸려고 저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줬는데


그걸 얻어피우면서 하는말이, 내가 어제밤새 체크했던 제품이 모조리 불량이라

전날 저녘 생산라인에서 뽑은 전물량을 폐기해야 된다고 덤덤히 말했다.

???

난 처음엔 이해가 안되서 담배연기만 두어모금 빨아대며 멍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전날 저녘 뽑은 전물량 폐기면 어마어마한 양인데?


나는 어이가 없어서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보다 먼저 들어가서 전날 모아둔 검품용 제품을 하나 하나 체크해보니

확실히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물량이 불량인 상태였다.


처음엔 헛웃음이 나왔지만, 이내 이상한것을 깨닳았다.

내가 어제 일을 안하고 그냥 퍼질러 잔것도 아니고 매 타임마다 일어나서 확실히 체크를 했었는데?


이럴리가 없다고 하자 선임1은 별일 아니라는듯이

'니가 제대로 안한걸 변명하지 마라'

'딱 봐도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알겠는데 너만 모른다고 하냐?'

'선임2가 일을 그따위로 가르쳤냐'

라고 하며 마구 매도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때 그대로 내가 잘못했구나 하고 넘어갔으면 아마 평생동안 내잘못인줄 알고 있었겠지만

난 그때 분명히 어제 야간근무중 실수하지 않았단걸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품용 제품을 자세히 살펴봤다.


당시 일을할때, 검품용 제품은 검품당사자의 표시를 해두고

해당 물량이 완전히 출하 되거나 폐기되기 전까지 검품함에 보관을 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확인해 보니 불량처리된 검품용 제품이 어제 내가 본것과 디테일이 많이 달랐다.

제품의 온도나 원재료의 농도에따라 색이나 겉면의 질감, 흄 등 자세히보면 차이가 많아서

여러개를 놓고 비교하면 그 차이를 알수 있는데, 분명 내가 어제 체크했던 제품과는 전혀다른 제품이었던 것이다.

제품에 새겨진 표시는 내 사인처럼 보였지만 그정도야 얼마든지 위조할수 있는거고


난 혹시나 싶어서 폐기되거나 불량인 제품을들 쌓아두는 곳으로 가서 뒤지기 시작했고...

정말 어렵지 않게 내가 새겨둔 표시가 붙은 제품을 찾을수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바꿔치기 했다는 얘기인데?


검품장엔 될수있으면 검품원을 제외한 어떤직원도 함부로 못들어가게끔 되어있었고

심지어 사장도 노크를 하고 들어와야 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런짓을 할만한 사람은 한명외엔 없었다.

평소엔 담배피느라 교대를 1시간은 늦게 해주던 선임1이

그날따라 담배도 안피고 검품장에 들어가서 제품먼저 확인을 하더니?


즉, 선임1 이 견자만도 못한 새끼가 자세한 이유는 몰라도 내 근무타임에 각을 봐서 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한것이었다.


시기? 질투? 그냥 아니꼬아서? 엿먹어 보라고? 혹은 자기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해서?


너무 열받은 나머지 나는 퇴근은 커녕 그대로 제품을 들고 선임1에게 따졌지만

내 예상보다 개쩌는 포커페이스를 가지고있던 이 소시오패스 사디스트 새끼는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코웃음을 치더니

바빠 죽겠으니 전날 불량낸게 마음에 걸리면 얼른 퇴근해서 반성이나 하라며 비아냥댔다


진짜 몇달전 히피처럼 살때의 성격이었으면 그대로 들이 받아버리고 똥오줌을 지릴때까지 고간을 걷어 차버렸겠지만

그래도 그 짧은시간 회사생활 이랍시고 한것도 있고 또 나름 직장에 친분있는 사람도 늘어났다 보니 바로 주먹은 나가질 않았다.


대신 그대로 인사과에 찾아가서 인사담당자(총무)를 찾아가 면담을 요청했다.

당시 그 공장에서 일반 직원이 별다른 결제나 약속없이 바로 찾아서 만날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이자 유일한 면담 창구가 총무 뿐이었는데

나는 총무에게 바로 사실을 말하고 증거로 제품까지 내놓았지만 총무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난색을 띌 뿐이었다.

그러더니 생산 공장장을 불러서 나랑 얘기해 보라고 하는데


흡연장에서 줄담배로 거의 반갑을 피우며 하게된 얘기가 아주 가관이었다.

당시 그 검품라인에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선임1과 선임2 뿐이며

본인도 선임1이 얼마나 ㅈ같은 새끼인줄 알고 있지만 일할사람이 없다는것


또한 잘라버리고 싶어도 회사 입장에선 근속연수가 오래된 경력자를 함부로 자르는것은

인재를 내치고 돈은 돈대로 가져다 바쳐야 하기 때문에 할수 없는일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선임1은 꼴리면 조선왕이 선위쑈 하듯

사직서를 인질로 잡고 지 ㅈ대로 해도 공장 입장에선 막을 방법이 없다는 말도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니 그럼 선임1이 말한대로 전날 물량을 전량 폐기하면 그건 그것대로 엄청나게 돈깨지는일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건 실제로 결제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저런 배짱넘치는 짓이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게다가 마지막 말이 더 가관이었는데

공장 사람들중 상당수는 선임1이 ㅈ병신 새끼인걸 알고 있지만, 실제로 생산라인 외의 사람들은 선임1이 ㅂ신인지 아닌지에 대

해서는 관심도 없고, 생산라인이 어떻게 일하는지도 관심 없기 때문에, 나처럼 문제를 지적해봐야 나만 성격 더러운 미꾸라지

새끼 취급받고 끝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금 이 사건도 만약 징계위원회가 열리거나 사건이 커지면 선임1은 아무 터치도 없고

나만 인사고과에 더러운 평가가 남는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집에서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런 결론이 나왔다.

1) 선임1은 그만둘 생각도, 그만두게 만들 조건도 없다.

2) 나는 경력을 쌓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여기에서 몇년은 더 일해야한다.

3) 그동안 나는 선임1의 온갖 음해에 시달려야 하며

심할경우 음해에 의한 인사평가 저하로 권고사직(혹은계약파기, 재계약불가)까지 각오해야한다


그날 나는 퇴근하는 길에 다시 총무과에 들러서 기분이 더러워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한뒤 일사천리로 사직서 제출하고 짐을 쌌다.

퇴직금이 안나오네, 이번달 급여가 어떻게 개소리를 씨부렸지만 대충 알았다고 손사래치고 그대로 뛰쳐나왔다.

경력이고 뭐고 기분이 너무 더러워서, 내가 설령 빌어먹고 살아도 이렇게 더러운 꼴을 보면서 일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말곤 들지도 않았다.

다음날 짐을 싸들고 선임2 의 기숙사에 찾아가 소주한잔 마시면서 사정을 대충 설명하고 더러워서 일 못해먹겠다고 하자

선임2는 이해한다며 언제 내 고향에 내려가면 연락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한뒤 헤어졌다.


......그리고 고향에 내려오니 아버지는 한심한놈 바라보듯이 바라봐서 사실 그때 조금 후회했다.

그것말곤 사실 거기서 도망친걸 후회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뭔가 재미도 없는 푸념글을 여기까지 싸질러놓고 사이다같은 결말은 커녕 갑자기 용두사미 식으로 끝내서 미안하지만

제목에서 쓴대로 내가 살면서 겪었던 가장 ㅈ같은 일을 그냥 기억나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네


여러분도 이런 ㅈ같은 경험 하나쯤은 있지 않음?


다른사람의 ㅈ같은 경험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