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디스포리아 채널

어제인 7월 14일은 제가 태어난 날입니다.


매년 제 생일이 찾아오면 저는 기쁩니다.


아니,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이들의 축하와 선물이 쏟아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가까운 몇 년 간의 생일을 지내면서 제 생각은 거의 180도 바뀌었습니다.


특히 어제의 일을 겪고 나서 말이죠.




어제 오후부터 엄마와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그녀는 취업, 장래 희망,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니 축제 분위기를 완전 초상집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취업,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기폭제였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꺼낸 것은 아닙니다.


항상 그런 이야기는 그녀가 시작하죠.


그러다가 자기 뜻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면서 화를 냅니다.


뻔한 레파토리죠.




그녀는 자신이 모든 대화에서 이겨야된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 이기는 것의 기준은 대화의 흐름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요.


과거의 잘못을 꺼내는 것부터, 남과 비교하기, 인신공격, 막말도 서슴치 않습니다.


그녀는 제가 무슨 백수인 줄 아나 봅니다.


실제로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데 말이죠.


비교대상도 절대로 저보다 못났거나 비슷한 사람이랑 비교하지 않습니다.


대기업, 공기업에 들어간 사람이나 명문대 들어간 사람이 꼭 등장하죠.


인신공격은 굳이 말 할 것도 없습니다.


멍청하다..


바보다..


병신이다..


장애인이다..


저능아다..


자폐아다..


쓸모없는 놈이다..


도저히 제 입으로는 담기 힘든 말들을 합니다.


정작 그러면서 날 왜 낳았냐고 물어보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냥 그들의 성욕, 관계를 하고 싶은 욕망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그런 욕망이 없었으면 저는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통받지도 않았을것이고요.


디스포리아에 관해서도 의미없는 것, 망상 취급을 하면서 종교활동, 취업준비에 열심을 내다 보면 없어질거라고 합니다.


그들은 디스포리아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함부로 말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을 설득하려는건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그들과 멀어지는 것만이 답이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이 방법이 의사선생님도 예전부터 추천하신 방법이라는 걸 지금 생각해보면


'역시 의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됩니다.




7월 14일, 제가 태어난 날이죠.


기쁜 날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축하해줄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현재 그들은 대부분 떠났거나, 돌아서서 저를 적대하는군요.


거기다가 고통의 쓴맛, 특히 디스포리아의 파도가 저를 주기적으로 덮치네요.


그래서 이제는 고통의 날로 기념하려 합니다.


두 사람의 욕망으로 인해,


하나님과 악마의 시험이라는 기독교적인 용어로 포장된,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세상의 온갖 고통들을 선물받은 날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