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앙 회사가기 싫어요

☆☆☆☆스포주의☆☆☆☆






 몸을 차지한 그것, 어윈은 다시 한번 쾌감을 느꼈다. 비릿한 피냄새를 풍기는 하늘, 쿰쿰하기 짝이 없는 뒤섞인 것들, 그리고 저를 환영하듯 몸 속에 맴도는 에너지와 심장고동은 저를 고양시켰다. 그런 거 때문인지, 데자이어 어윈은 뱃속 깊은 데서 올라오는 저열한 쾌감을 느끼고 슬 웃었다.


 "재밌겠네. 그거." 

 "어윈 씨? 괜찮으세요?"


 낯익은 목소리에 그것은 그 쪽을 돌아보았고 하루가 이미 잠식된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공백에서 보던 때랑 다르지 않는 외모지만 어딘가 이질적인 기운에 데자이어어윈은 변수 하나를 눈치채었다. 


  "아..."


 어리둥절한 낯에 하루는 어윈이 무슨 일이 생긴건지 걱정되어 다가갔다. 제게 뻗는 손을 손등으로 슬쩍 스치며 그것은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다른 녀석들은 어때, 리더?"


 "릴리 씨랑 이리스 씨는 정신을 차렸어...요.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요. 여길 처음 본 것 마냥 들떠있어요."

 "데자이어에너지야."

 "네?!"

 

 이상공백에 있어야 할 게 왜 여기까지 영향을... 이라고 해봐야 하루도 짐작할 수 있었다. 사방에서 나타나는 테네브리스의 환영, 토오루와 세듀린을 비롯한 이들의 걱정. 


 "켄트의 짓일까요?"

 "아예 아니라곤 말 못해. 그래도 일단 성과는 있으니, 저녀석들 데리고 복귀하자고." 

 "그게... 조종사 분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이는 걸요."

 "그쪽은 알아서 두고. 두 다리가 있는데 뭘 못해, 우리는 소울워커잖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하루는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사람을 죽게 할 수 없다는 마음과... 


 상황에 맞지 않게 즐거워보이는 낯이 하루에게 불온한 기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럼 어윈 씨 먼저 다른 분들 데리고 가세요. 전 조종사 님을 데리고 갈게요, 소울워커잖아요." 

 "푸흐흣. 너답지 않네."

 "...그러게요, 저답지 않네요."



 그러나 기류는 기류. 어딘지 이상해보이는 어윈은 지금 자신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우선 그레이스 시티로 돌아가자. 그러면 이 상황이 뭔지 알게 될 것이다. 다만 그것이 수습될 일이길 바라는 게 하루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