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옛날인데 일본 첫 여행때였었나? 암튼


일본은 소규모 로컬주조장이 엄청 많잖아. 마침 그런 가게들이 모여서 행사하는곳 찾아갔는데


니혼슈를 첨 마셔보는 상황이라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어쨌든 주는대로 달라해서 마셔봤거든.


그중에 한 술이, 디테일한 것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얘네가 지금 대충 술이라고 날 속이거나 병을 착각해서 지하수를 퍼준게 아닌가 싶었을 정도로


받은 잔을 입에 대고 혀에 감기는 첫 느낌이 황당할 정도로 무미무취였음.


그렇게 황당한 느낌으로 혀에 감기던 술이 목구멍을 꼴까닥 지나갈때 


목젖을 어루만지며 남겨둔 은근한 꽃잎향이 아주 저속으로 코를 타고 스물스물 올라오는데


진짜 와 이거 뭐야 싶은 느낌으로 술을 마셔본 내 짧은 역사에서 손꼽을만한 충격이였었음


그때 난 니혼슈들이 다 막 이렇겠거니하고 황금대륙을 발견한것처럼 좋아했는데


그런 느낌의 술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더라.


국내에 비슷한 청주가 있나 찾아봤지만 역시 없었고


지금도 일본 여행갈때 이것저것 마셔보며 찾아보고 있는데 근접조차 하는 술이 없더라고.


그래서 나에겐 환상의 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