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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제 쓴 20mm 고폭탄에 대한 글은 봤을 거임.

해당 글에서 내린 결론은 미 육항대 기관포의 고폭탄에 가이진이 뭔가 장난질을 쳐놓은 대신 철갑탄의 관통력을 굉장하게 줬다 였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음. 

지금까지 해골물을 마시는 기분으로 미 육항대 트리로 스텔스 탄띠를 써온 유저들은 사실 물을 마시고 있지조차 않았던 것임.


요약


미 육항대의 RDX 폭약이 들어가는 고폭탄은 HEF-I 탄이지만 

High explosive 하지도 않고, Fragmentation 탄도 아니며, Incendiary 효과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즉 미 육항대의 20mm 고폭탄은 존재 자체가 구라이다.


아니면 RDX가 Royal Dummy eXplosive의 줄임말이거나.



자세한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들 워썬더의 항공기 탄종은 크게 고폭탄(HE)과 철갑탄(AP)으로 나뉘고 세부 범주로 파편탄(F), 소이탄(I), 예광탄(T) 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임. 다만 대부분의 경우 HEF-I나 AP-T 등으로 명명되어 있어 일일히 구분하기는 너무 복잡하므로 오늘의 실험에서는 관통하여 박히는 탄과 내부에서 폭발하는 탄으로 구분하였음.


1. 탄종별 궤적


  • 관통탄. 뚫고 지나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하나의 탄이 선형 궤적으로 진행한다(도탄 가능).




  • 폭발탄. 이름에 F가 들어가지 않더라도 고유한 갯수와 형태의 탄자가 발생하며 구경, 작약량과 상관 없이 착탄 후 특정 시점에서 구형으로 탄자를 살포하는 동일한 양상의 궤적을 보인다.



이름에 F가 들어가지 않는 탄도 특유의 탄자가 구현되어있다.




  • 미 육항대 20mm HEF-I 탄. 완벽하게 동일한 위치에 사격한 앙상블들을 비교한 결과 폭발탄 특유의 탄자가 관찰되지 않으며, 파편의 양이 매우 적고 일정하지 않을 뿐 궤적 자체는 폭발탄과 동일해 보인다.




육항대 20mm 탄(이하 항-탄)의 궤적을 폭발탄의 그것과 같다고 판단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근거가 있음


  1. 도탄되어 나오는 탄의 경우 입사 조건이 일정하면 반사되어 나오는 결과도 일정한데 항-탄은 키보드로 마우스를 조작하여 완벽하게 일정한 조건에서 발사하였음에도 매번 다른 결과가 관측된다.
  2. 만약 항-탄의 궤적이 충돌에 의한 탄깨짐의 그것이라면 운동량이 보존되어야 하는데, 항-탄은 결정적으로 운동량이 보존되지 않음. 즉 화학 에너지에 의한 궤적이다.


- 도탄의 경우 똑같은 곳에 3번 쏘면 결과도 3번 모두 같다.




- 항-탄은 운동량이 보존되지 않는 다음과 같은 궤적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일반적인 폭발탄과 항-탄 사이에는 간과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는데 항-탄에서 발생하는 파편은 일반적인 폭발탄의 탄자와 모양이 다르며, 오히려 도탄되어 나오는 탄 자체와 유사한 형상을 가진다. (아마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일반적 폭발탄에도 항-탄에서 발생하는 파편이 포함되어 있을듯.)


좌측부터 항-탄, 폭발탄, 도탄.


이러한 항-탄의 특이한 성질은 항-탄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다행히도 필자는 수없는 노가다의 끝에 항-탄과 유사한 궤적을 가지는 탄을 단 하나 찾아내는데 성공하였다.



- MG 151/15. 15mm IT탄.

워썬더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탄들 중 유일하게 실험적으로 항-탄과 비슷한 궤적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진 탄이며 아무리 약한 부위에 쏘더라도 반드시 쪼개지는 항-탄과 다르게 동일한 조건의 발사에서도 랜덤하게 쪼개지며, 발생하는 파편의 갯수, 궤적 모두 랜덤하나 구형으로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운동량이 보존되지 않는 궤적을 보이며, 항-탄에서는 간신히 보이는 파편이 보이지조차 않는다.





15mm IT탄이 항-탄과 다르게 눈에 보이는 파편을 가지지 않는 것은 탄두 자체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발생하는 파편의 크기도 작아서 그런 것으로 보이며, 여기까지의 결과로 봐서는 단순히 가이진의 미까 기질로 인해 항-탄에 특유의 탄자들을 넣어주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15mm IT 탄의 정체는 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암시했다.



실제 발사 결과는 특유의 탄자를 가지는 폭발탄이라는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였지만 인게임에서 고폭탄으로 분류되는 탄들은 폭약량과 퓨즈에 관련된 정보가 표시되며, 고폭탄으로 분류되지 않는 파편탄들은 폭약량에 대한 정보 없이 퓨즈에 관한 정보만 표시되는 차이가 있다. 


항-탄이 전형적인 고폭탄의 분류 체계를 따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15mm IT 탄은 엄연히 고폭탄이나 파편탄에 속하지 않음에도 퓨즈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는데, 일반적인 I 탄의 경우 폭약량과 퓨즈에 대한 정보가 있을지언정(IAI 탄 같은것) 인게임의 궤적은 관통탄(AP)과 동일하기 때문에 15mm IT 탄이 파편을 발생시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단서는 MG 151/15에 대한 영문 위키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문제의 15mm IT탄은 원래 폭약이 들어가는 평범한 I 탄이나 폭약량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 한 가이진 측에서 별 생각 없이 폭약에 대한 정보를 비워버린 결과 평범한 I 탄이 아니라 파편탄과 같이 탄이 깨지기는 하지만 탄자에 대한 정보가 누락된 기묘한 탄이 탄생한 것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에 불과하지만 폭약량에 대한 정보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은 항-탄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


즉, 만약 항-탄에 들어가는 RDX 폭약에 대한 정보를 가이진 측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인게임에 구현하지 않았다면 방호력 테스트의 결과처럼 폭발탄으로 분류되므로 깨지기는 하되 탄자가 비산되지 않으며 아마도 소이 효과조차 없을 것으로 여겨지는 탄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게임에서 15mm IT 탄과 항-탄의 소이 효과에 대한 정교한 실험을 통해 소이 능력이 없음이 확인해야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론이지만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 항-탄이 잔뜩 들어있는 스텔스 탄띠를 사용하였을 때 불이 붙는 꼴을 본 적이 없으니 아마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마치며.

이는 꾸준히 언급한 것처럼 가이진의 미갈 혐오로 인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쩌면 항-탄이 탄깨짐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실험대로서 사용되고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고로 착한 가붕이들은 언젠가 항-탄이 갓갓탄이 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안톤에게 반군 지원금을 보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