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아 뭘 기대하고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분이랑 전혀 상관없는 주제입니노


오늘 뻘글의 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색' - 점자블록에 관한 얘기다.

지루할 수 있는 개씹진지충 주제지만 한번 읽어주길 바란다.

이것에 대해 모르는 가붕이들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 기본적인 설명을 박고 가겠다.


정식명칭 : 시각 장애인 유도 블록

용도 : 시각 장애인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종류 : 유도블록(선) , 정지블록(점)

색 : 노란색

크기 : 가로*세로 30cm

시작 : 1965년 미야케 세이이치가 발명, 1967년 일본 오카야마 현립 맹인학교 인근 교차로에 세계최초 설치


어떻노 정말 간단하지 않노?

우리 대부분은 팔 다리 멀쩡하고, 보고 듣고 먹는것에 큰 불편함이 없는 비장애인인데다가

평소에 장애인 편의성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냥 있는줄만 알지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1998년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시행되면서 국제 평균 규격에 맞게 제작 사용하도록 지시하고 있는데... 현실은 시궁창이다.

사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선진국에서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만큼 뭐든지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져야 개선된다.


2020년 롯데마트 장애인 안내견 출입 거부 논란을 기억하는 사람 있노?

이때 대부분의 국민들이 분노하며 롯데마트가 큰 곤혹에 처한적이 있었다.



이 사건같은 경우에는 장애인 안내견을 대규모로 육성해내는 '삼성' 이라는 초거대 기업이 있기도 하고,

갈수록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리트리버라는 왕크고 왕커엽고 순한 댕댕이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쉽게 공감하고 분노할 수 있었던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건만 터지면 댓글에선 입바른 말하고, 공분하던 사람들 중에서도, 또 우리 중에서도 평소에 무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을것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장애인 편의에 대한 인식개선이 왜 중요한지 한국의 점자 블록에 대한 얘기를 시작해본다.


일단 대표적으로 한국안에서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 많은 잘못된 사례들에 대해서 알아볼것이다.

1. 유지보수 엉터리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블록은 우리에게 눈과 같은 것이다. 훼손되어 방치된 점자블록은 이에 엄격해야할 지자체가 얼마나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 엄한 보도블럭 갈아엎기 하지말고 이런거나 제대로 유지보수 하자.



2. 규격 외 사용

위에서 설명했듯이 점자블록은 가로*세로 30cm의 노란색 점자블록을 사용하게 되어있다.

위 사진 같은 경우에는 관련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설치된 것으로, 이 후에도 교체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 지하철의 모습이다.




2-1) 규격 외 (잘못된 색상 사용)

주변과의 조화나 미관이랍시고 노란색을 아예 배제하거나 불룩튀어나온 양각 부분에만 노란색을 사용한 점자블록을 자주 볼 수 있다.

근데 이것 또한 모두 규격 외 이다.

"어차피 시각장애인들은 발에 닿는 촉감만 사용하는거라 상관없지 않음?" 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실제 시각장애인 중 완전 맹인은 20% 정도이다. 즉 80% 시각장애인은 볼 수 있으나, 비장애인과 같이 세상을 환하고 완전하게 볼 수 없는 상태이다.


즉 우리눈에

이렇게 보이는 길이


매질혼탁 시각장애인의 눈으로는 위와 같이 보인다.


미관을 고려한답시고 규격 외 색상을 사용할 경우

우리 눈에 이런 길은


매질혼탁 시각장애인의 눈으로는 위와 같이 보인다. 눈에 띄는 노란색을 사용하는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또한 눈에 확 띄는 노란색의 점자블록은 실내 화재시에 비상대피등과 함께 비장애인에게도 대피경로로 유도해주는 목숨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3. 경로상 장애물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들의 경로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런데 경로를 차단하는 장애물이라니... 도로 차로 가운데에 차단봉이 박혀있으면 차들이 지나갈 수 있을까? 그런 꼴이다.



4. 점자블록 가리기

간혹 여름이나 겨울 미끄럼방지 등의 이유로 깔개를 깔아두는 곳이 있다. 깔개를 까는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것이 점자블록을 가리면 안된다.



5. 도보 불법 주정차

이건 그냥 애초에 하면 안되는 미개한 짓이다. 인도는 말그대로 사람 다니는 길이지 빡대가리 노답새끼들 주차공간으로 쓰이라고 만든게 아니다. 제발 좀 하지말자...



6. 불법 노점상

주로 노년층 노점상들이 끼치는 민폐다. 기초교육 제대로 받은 새끼들도 제대로 안지키는데 대부분 교육도 제대로 못받고 자란 노년층 상인들은 오죽하겠나. 이 또한 지자체 측의 관리감독 부실로 봐야한다.



7. 연결성 훼손 (또한 사진의 경우 규격외 점자블록 사용)

경로 유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내가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길이 끊긴다면? 시각장애인에겐 길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과 같은것이다. 규격외 사용에 연결성 훼손까지... 시공을 맡긴 지자체나, 시공사 모두 대가리를 깨부셔야한다.



8. 잘못된 유도방향

솔직히 뭐가 문제인지 모를수도 있다. 나도 평소에 건축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점자블록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됐는데. 유도선은 반드시 횡단보도 방향와 일치하게 해야한다.


즉 이런식으로 경계석 곡선에 맞춰 시공하는것이 아니라.


요로코롬 유도선과 정지선은 항상 진행방향에 맞게 설치되어야 한다.



9. 단차가 있는 곳으로 유도

눈감고 걷는데 갑자기 땅이 푹 꺼져봐라 발목 조진다. 이건 시각장애인들 보고 "발목 조지고 가세요 ㅎ" 하는것과 같다.



10. 잘못된 블록 변형

유도방향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자세히보면 설치하고 남는 짜투리 공간(초록색 화살표)에 그 빈자리에 맞춰 점자블록을 맘대로 변형시켜 끼워 넣은것을 알 수 있다. 빈자리는 빈대로 둬야한다. 괜히 미관이네 마감이네 하며 채워버리면 사실상 8번 사례와 다를 바 없다.


yeah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몇가지 생각나는 대로 가져와봤습니노.

몇몇 사례는 내가 생각이 안나서 못 보여준 것도 있을탠데, 이정도만 해도 가붕이들이 보고 느끼는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는 불편한 사람들에게 길을, 위기시에는 모두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점자블록의 노란색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럼 이상 좆병신의 교양 강의 마치겠습니노. 즐겜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