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F는 청명한 가을 날씨를 즐기고 있었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밸런스, BR 패치가 이루어질 것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었답니다. F-4F는 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자신의 성능이 향상되지 않는가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활주로에서 일어나는 흙먼지와 시끄러운 엔진 소음이 들렸어요. 탑젯 친구들이 모두 모여서 축구를 하고 있었거든요. F-4F는 그것을 보고 바로 달려가 친구들의 근처에 다가갔어요. 탑젯 친구들은 모두 모여서 축구를 즐기고 있었지요.
“얘들아, 나도 축구 좀 끼워줘.”
축구를 하는 전투기 친구들 중 그 누구도 그녀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어요.
“내 말 못 들었어? 나도 같이 놀자!”
요란한 제트 엔진 소음과 공 차는 소리, 흙바닥에 랜딩 기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울러퍼졌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답니다. F-4F는 깜짝 놀랐어요. 왜 다들 그녀를 무시하는 걸까요? 한참 뒤, 경기가 끝나고 축구를 하던 F-14A가 다가왔어요.
“야, F-4F. 왜 거기 가만히 있는 거야?”
F-4F는 정말로 기뻤어요. 다들 경기에 열중해서, 그녀의 말을 못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럼 나는 어느 편에 가면 돼? 서방권? 동구권?”
F-4F가 즐겁게 물었습니다.
“뭐? 아니, 그럴 필요 없어.”
F-14A는 짜증을 내며 말했어요.
“저리 가.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넌 탑젯 자격도 없잖아!”
“뭐, 뭐라고?”
그녀는 F-14A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자신도 엄연한 7랭크, 그것도 BR 11.0의 탑젯인데···. 그 소란을 듣고 있던 미라주 2000이 와서 슬쩍 한 마디 거들었어요.
“너처럼 룩다운도 못 하는 전투기가 어떻게 탑젯이냐? 너 같은 애는 진짜 탑젯이 아니라 짝퉁 탑젯이야.”
“자격 미달 탑젯과는 놀 가치도 없어. 너 같은 저급한 애랑 놀다가 내게 너의 가짜 티가 옮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니까 너 같은 건 당장 꺼져버려!”
“하지만···.”
F-14A는 그렇게 말하곤 한껏 우쭐해했답니다. F-14A와 미라주 2000은 다시 F-4J, F-4M, F-4EJ Kai, JA-37C 친구들이 있는 무리에 섞여들어 자기들끼리 다시 축구를 시작했고, F-4F는 슬퍼하면서 그 자리를 떠났어요. 그러다 지면 클러터 때문에 활주로 앞에 서있는 나무를 발견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진 그녀의 기분은 더욱 우울해졌어요, 다른 전투기 친구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슬펐답니다. F-4F는 너무 슬퍼서 활주로 한복판에 멍하니 서있는 바람에, 그만 지나가던 다른 전투기와 부딪힐 뻔 했어요.
“야, 조심해!”
레이더가 없는 해리어 GR.7은 코 앞에서야 F-4F를 발견하곤 드래그 슈트 대신 추력편향노즐을 사용해 어색하게 미끄러지듯 멈추며 소리쳤어요.
“미안해, 난 그저 내가 탑젯 자격이 없단 게 너무 슬퍼서 그랬어.”
그녀가 우울하게 말했어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 그게···. 축구를 하던 전투기들이 그러는데, 나 같은 건 탑젯 자격도 없고···, 그 이유는 내가 룩다운이 안 되어서 라는데···, 난 정말 진짜 탑젯이 될 자격 같은 건 없나봐! 난 왜 이런 걸까?”
해리어 GR.7이 묻자, F-4F는 울면서 더듬거렸어요.
“야, 진정해. 룩다운 기능이 어떻게 탑젯 자격이냐? 그렇게 치면 난 레이더도 없이 BR 11.0에 있는 걸? 그따위로 말하는 애들은 그냥 무시해버려.”
“저, 정말?”
어느새 해리어 GR.7의 옆에서 나타난 F-4E가 거들었어요.
“나도 룩다운 기능은 없는 걸? 그리고 저기, MiG-23 MLD와 MiG-23 MLA도 룩다운 기능은 없어.”
F-4E의 말을 듣고 다가온 MiG-23 자매가 말했어요.
“저고도에서 작동하는 MTI 기능을 룩다운이라고 볼 수도 있긴 하지만 말야.”
어느새 F-4F의 주위엔 여러 전투기들이 다가와 위로해주었어요. 그 중에서 유연한 몸짓을 자랑해 미국 파일럿들의 사랑을 받는 F-5E는 F-4F에게 관심이 있다는 티도 내고 있었죠.
“다들 고마워.”
F-4F의 감사 인사를 들은 전투기들이 말했어요.
“맞아. 탑젯 자격에 룩다운 기능 같은 건 필요 없어. 탑젯에 있으려면 전방위 미사일이 있거나, CAS 성능이 좋거나, 장거리 열추적 미사일이 있거나, 선회전을 잘하기만 하면 되지!”
전투기들은 떠나갔고 F-4F는 그 자리에 앉아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