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추가로 파견된 HK416은 혹시라도 자기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G11에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그딴 녀석 내가 알 게 뭐람 이라며 마음을 비우곤 일본으로 날아왔다.


 HK416은 자신이 상륙한 칸사이 지방과 UMP 자매가 상륙한 토호쿠 간의 거리 차이를 고려해 UMP45에게 도쿄에서 만나자고 제안했고, 그녀는 그 제안을 듣자마자 바로 수락했다. 어딘가 태클을 걸 부분이라도 있었을 텐데 아무 말도 없이 그러자고 한 걸 봤을 때 미심쩍은 부분은 분명 있었지만, 당장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라 생각해 도쿄까지 계속 이동해왔다.


 하여간 도쿄의 폐허까지 도달해 수색을 진행하던 중, 어디선가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쿵쿵 울리는 진동과, 이상하리만치 거대하게 느껴지는 인기척을 느껴 뒤를 돌아봤더니만.


 "아니, 저 미친년이...! "


 











 1000배 크기의 어마어마한 소체를 갖고 나타난 UMP45를 보며 할 말을 잃어버린 HK416.


 당최 저만한 크기의 소체는 어떻게 구했으며, 그 덩치를 움직일 동력은 어디서 얻고, 저러는데 어디 이상이 생기거나 하는 것도 없다는 말이지. 생각의 반 이상이 경외감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신호기를 통해 HK416이 자신의 시선 바로 앞, 아스팔트 위에 굳어있다는 걸 알아챈 UMP45는 여신이라도 된 마냥 한낱 미물에 불과한 그녀를 내려다 보며 조소하듯 말했다.


 "흐흥~♬ 왜 그리 굳어있어? 내가 너무 커서 그런가? 뭐, 너도 이 기회에 연줄이란 걸 얻어봐야지 알 텐데 말야."


 "씨발,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HK416은 UMP45의 왼쪽 신발에 기대듯 쓰러진 빌딩을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


 "거기 그 빌딩처럼 앞에 보이는 건 다 밟고 때려 부수고 다닐 텐데, 지휘관을 대체 어떻게 찾는단 거야?"


 HK416의 의견(?)에 대해 어깨를 으쓱이며 답하는 UMP45.


 "아하.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 이미 찾았거든."


 "뭐? 어디 있는데?"


 UMP45가 손가락을 튕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HK416의 무선 통신망에 연결되는 지휘관의 무전.


 "하하... 416. 오랜만이구나. 진작에 돌아가야 됐는데, 이 두 녀석이 도저히 나를 놔주려 하질 않아서 말이야."


 "지휘관?! ... 대체 어디있는 거야?"


 "나인의 배꼽 안에 있어. 뭐, 우리도 찾는데 고생 깨나 했지만 말이야."


 "헤헤... 안녕, 416? 지휘관은 무사하니까 걱정..."


 "대체 뭔 개짓거리들을 하고 있는 거야!! 찾았으면 째깍째깍 돌아와야지, 뭔데 여기서 농땡이들을 피우고 앉았어! 너희 자매 말이야!"


 진심으로 분노한 듯 팔짝 뛰며 노호성을 터뜨리는 416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UMP45. 그리고 그런 그녀를 올려다 보자 일이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단 본능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아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을 친 HK416. 그러나 그녀를 그냥 보내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UMP45는 능청을 떨며 말했다.


 "흐음... 그냥, 휴가를 얻은 셈 치고 조금만 더 쉬었다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안 그래, 416?"


 "뭐? 아까부터 대체 뭐라는 거 -"


 그녀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HK416을 향해 내려오는 UMP45의 거대한 손가락. HK416은 도망치려 했지만 순순히 놔줄 생각이 없었다.


 "야, 야! 이게 무슨 짓이야! 너 대체 뭘 하려고 -"


 "걱정 마. 별~ 거 안 할 거니까. 아핫~♩"


 별 거 아니긴 개뿔. 416이 뭔가 험한 꼴을 당하기 직전에 한 생각은 그거였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허접한 글 쓰는 거 밖에 없다 미안하다 초붕이들아